하늘의 구축 構築

Construction of the Heavens

이한수展 / LEEHANSU / 李漢洙 / painting   2024_0605 ▶ 2024_0708

이한수_1803 draco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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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수 홈페이지_www.hansulee.ne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무우수갤러리 MOOWOOSOO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9-2 와담빌딩 3,4층 Tel. +82.(0)2.732.3690 moowoosoogallery.com @mws_gallery_

이한수 작가와의 대담 - "하늘의 구축 構築" 展에 대해서CHOI: 안녕하세요 작가님, 오랜만의 개인전인데요. 이번 전시의 표제가 《하늘의 구축》인데, 본래 나사(NASA)라든지 외계인, 우주에 관심이 있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우주와 하늘이 같은 의미로 읽힙니다. 하늘은 항상 우리 위에 펼쳐져 있는 것이기도 한데요, 굳이 하늘의 구축으로 명명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한수_1804 skull head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18

LEE: 근대 이전 사람들은 천왕성을 우리 은하계의 끝으로 여겼습니다. 그 너머는 상상할 수 없는 곳이었죠. 본래 가설로 존재했던 천왕성을 실제로 발견한 윌리엄 허셜이 1784년 은하계 구조 연구에 착수했었고 이를 '하늘의 구축'이라 명명했는데 허셜이 사용한 이 용어를 전시에 차용했습니다. ● '하늘의 구축', 여러 가지로 암울한 현시대 상황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만들어지는 상상들을 이상과 이질의 혼종화hybridization 방식으로 작품화해보고자 했습니다. ● 예전 작업들에서부터 저의 그림에는 항상 하늘의 별자리, 이를테면 오리온자리, 백조자리와 같은 신화에 나온 영웅이나 동물 등의 이름을 붙여보곤 했는데 제게 그것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문화의 아이콘이자 환타지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 하늘을 향한 문화적 상상이 경외의 대상으로 바뀌면서 고대로부터 인체와 연계된 점성술과 같은 신인동형론적 우주관(anthromorphic cosmology)은 마찬가지로 대우주와 소우주의 조응을 믿는 샤머니즘에서도 여실히 보여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점성술은 현대인에게도 믿어지는 가장 오래된 현재진행형의 세속 종교라는 말도 있는데, 때문에 별자리는 사회문화 속 욕망을 대변하는 낯설고도 친숙한 상징체계이자 동시대 문화 속 자아에 대한 아이콘icons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상징체계, 그림에 적용은 지금 이곳과는 다른 질서의, 미지의 어떤 곳에 대한 경외와 낯선 이질적인 것들의 조합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 욕망의 다른 면모를 나타낼 수 있을 거라 여겼습니다.

이한수_1902 무제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91×72.5cm_2019

CHOI: 이한수 작가님은 주로 설치 작업을 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알려져왔습니다. 제가 보았던 기억에 남는 전시들 또한 주로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업이었어요. 이번 전시는 다시 회화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독특한데요. 무한한 공간감을 주는 붓과 물감의 운용, 유려한 색채의 사용등이 작가님의 특수한 회화적 특성인듯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회화를 제시해야겠다고 결심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한수_2401 tiger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30×162cm_2024

LEE: 동시대를 살아가며 누구나 호흡곤란으로 여겨질 정도로 갑갑한 순간이 있을 거라 여깁니다. 모든 것이 돈과 상품의 논리에 포섭되어 한치 물샐 틈 없는 지상에서 잠시라도 눈을 돌려, 우주라는 광대무변한 공간, 그 우주가 가까이 다가와 아늑하고 숨쉴 수 있는 공간, 그 아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천정을 이룬 하늘을 바라보면서 만들어내는 상상이 이번 전시주제입니다. 페인팅만이 가능케하는 표현의 다양성을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예전부터 그러했듯 주제의 표현에 있어서는, 언제나 제 작업의 주요 모티프였던 용, 외계인 등 이계적이면서도 이질적인 하이브리드 크리처의 느낌을 전달해보고자 했습니다.이러한 모티프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다채로운 색채의 교차들, 안료와 물감의 번짐, 섞임, 스며듦을 통해 강렬한 느낌의 추상적 공간이 펼쳐지기를 의도했습니다. 마치 현대적 EDM 공연 조명을 캔버스로 옮겨온 듯 화려하고 환상적이며 리드미컬한 회화로 느껴졌으면 합니다.

이한수_2402 drac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5×182cm_2024

CHOI: 파스칼은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물질이 희박해져서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는 두려운 우주라거나 빛마저 삼키는, 암흑 물질로 가득 차서 모든 것을 흡수해버리는 죽음의 하늘이 아니라, 이한수 작가님이 그린 하늘은 문자그대로 삶의 조건이 되는 잠재력을 담은 하늘, 그 아래 서있는 누구든 숨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구축된 하늘'이라는 느낌입니다. 하늘-카오스적 우주 공간과 대비되는, 관람자 측면에서 투사된 형상으로부터, 주로 용, 호랑이, 불사조, 봉황과 같은 다양한 새들의 모습, 문신을 한 듯하기도 하고 인체 내부의 에너지를 표현하기도 한 것과 같은, 두상을 특정해 그리지 않은 무두無頭의 인체 드로잉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금전에 눈먼 부조리한 해골 모티프는 여전하고, 그 외에 새로운 것으로 불의 모티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피의 형태가 변환된듯한, 관목형의 불꽃(성서에 나오는 모세의 떨기나무가 연상되었습니다) 문장emblem, impressa 형태가 있는가 하면, 불 속에서 한순간 타올라 검은 재로 사그러드는듯한 날개가 눈에 띄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형상들은 과거의 관심사였던, 별자리로 상징되는 천체의 운행이라든지 하이브리드한 혼종성과 구별된다는 느낌입니다. 이번에 적보랏빛으로 타오르는 하늘에 떠오른 각각의 형상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으며,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가요? 특별한 메시지를 의도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이한수_2403 무제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45×112cm_2024

LEE: 문신tatoo 모티브를 빈번히 활용하는 편입니다. 문신은 동시대 문화 속 자아에 대한 아이콘 icon 으로 사용되거나 혼종적 문화들 속에서 만들어지는 욕망들의, 신체로의 각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신 모티브들로 사용된 용, 봉황phynix과 같은 다양한 형상들과 별자리, 우주이미지를 이용해 현실과 환상의 시간을 넘나드는 감성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문신과 별자리 모두 제게는 인간의 욕망을 가장 잘 대변하는 매개체입니다. ● 외계인은 두가지 모순적 이중성을 포괄하는 모티프입니다. 저속한 하위의 욕망이자, 그 반대급부로서 전적으로 새로운 근원이나 희망을 찾고픈 욕망 두가지를 모두 나타냅니다. 전통적 바니타스의 모티프이기도 한 해골은 죽음과 영원함을, 용과 봉황은 가상의 동물로서 동서양 전통에 대한 숭배를, 이미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에서 멸종된 호랑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상실한 용맹함을 상징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징과 환상동물들은 제게는 일종의 이상ideal state으로 기능하는 것들이며, 인간의 근원적 욕망이자 그 변용의 코드이기도 합니다. ● 그림의 표면, 형상의 배경은 주로 하늘에 대한 회화적 표현입니다. 우연성과 역동성이 엮여 마치 엔트로피로 인한 예정된 죽음- 생물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열적 평형의 지점, 극도로 냉각된 상태- 그렇게 예정된 죽음을 향해 무자비하게 전진하는 우주를 직시하고, 그 광대무변한 우주를 나에게 다가온 하늘로 바라보며, 잠시나마 떠오른 정지된 형상을 통해, 그 예정된 카오스적 죽음에 저항하는 질서의 정신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한수_2404 skull head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62×130cm_2024

CHOI: 이한수 작가님의 그림에서는 본래 이전의 모티프들, 외계인이 결부되었던 우주가 동물이나 천녀 형상이 나타내는 황도대라든지 하이브리드 존재가 두드러졌습니다. 즉 미래를 예견하는 우주적 공간 속에 떠오르는 인간에 내속한 한계를 넘어서는 포스트휴먼, 비인간 개념과 결부되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카오스로부터 별자리가 운행하는 천체라든지, 하얀 점의 형태로 그 별들이 성좌로서 모이는 가운데 떠오르는 형상들에서 예전 관심사들과 표현 방식이 여전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저로서는 두가지가 떠오르는데요, 하나는 저희들이 젊었던 시절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함께 문자그대로 "별이 져버린" 상황에서 회자되곤 하던 말이었던, 루카치적인 리얼리즘에 대한 노스탤지어입니다. 루카치의 말을 상기해보겠습니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다른 하나는 벤야민의 위기의 순간 섬광에 대한 언급입니다. 벤야민은 유토피아는 미래에 있지 않으며, 위기의 순간에 반짝이는 섬광 같은 기억 속에 있다고 말합니다. ● 즉 벤야민적 구원의 순간, 그것은 위험의 순간에 섬광처럼 스치는 어떤 기억을 붙잡는 것에 다름아니며, 그 기억은 과거의 참된 상(이미지)의 분출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마치 서구의 68혁명의 기억처럼, 건강한 의미에서의 민주주의를 향한 역동의 시간을 공유했던 작가님과 저희 세대가 공유하는 매우 특수한, 소중한 정서입니다. 작가님의 작업은 그러한 가운데서도 그 시절의 에센스라 할만한 것, 여전히 좋은 무엇을 간직하고,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한수_2405 drac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5×91cm_2024_부분
이한수_2406 drac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4×116.5cm_2024

LEE: 제 작업이 포스트휴먼 담론에 적합한 측면이 있지만 그걸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우리에겐 모던화 이전, 오래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도 이상향에 대한 욕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작품에 많이 사용되는 외계인, 용, 봉황, 해골, 호랑이 등 문신 모티브들은 이계 異界, 이상향에 대한 동경이 내포된 상징이라 생각됩니다. 이상성은 이질성 heterogeneity을 내포합니다. 여기서 이질성은 비휴먼적인 것이기에 즉 포스트휴먼 담론에서 논의되곤 하는 비인간(non human)적 특성으로도 설명될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어쨌든 저는 작품속에서 이상 理想에는 반드시 이질성 異質性이 동반됨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한수_2407 ali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24
이한수_2408 ali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5cm_2024

CHOI: 이한수 작가님의 작업은 에너지가 넘치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랙티브한 설치들 및 전작들도 가까운 시일 내 한 자리에서 다시 볼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유려한 회화 작업과 함께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여 주셨습니다. 작가님의 작업은 항상 즐겁게 기대하게 만듭니다. 그럼 인터뷰 감사드리며 다음 기회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 2024_0527 / 이한수 작가와의 대담: 정리 최정은_미술사 연구자, 미술비평가,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

인류는 하늘을 보고 상상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별자리로서 서양에서는 황도 12궁 또는 하늘을 88개의 조각 별자리로 나누었다. 하늘의 별자리가 만드는 상상력은 오리온 백조자리처럼 신화에 나온 영웅이나 동물 등의 이름을 붙여 주기도 했고 이는 시대적 문화 판타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늘을 향한 문화적 상상이 경외의 대상으로 바뀌면서 점성술과 같은 인간 욕망에 의한 샤머니즘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이처럼 별자리는 동시대 문화 속 자아에 대한 아이콘 icon으로 사용되는 사회문화 속 욕망을 대변하는 또 다른 상징체계이다. 이러한 상징체계는 경외와 낯선 이질적인 것들의 조합으로 인간의 욕망의 다른 면이라 할 수 있다. 하늘에 대한 상상과 문신(Tattoo)모티브를 이용해 작품화 한다. 문신은 동시대 문화 속 자아에 대한 아이콘 icon 으로 사용되거나 혼종문화들 속에서 만들어지는 욕망의 각인이라 할 수 있다. 문신 모티브들인 용 봉황과 같은 다양한 형상들과 별자리 우주이미지를 이용해 현실과 환상의 시간을 넘나드는 포스트 키취적 감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문신과 별자리 모두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매개체이다. 윌리엄 허셜이 1784년 은하계 구조 연구에 착수했고 이를 '하늘의 구축'이라 명명했다. 허셜이 사용한 이 용어를 차용했다. '하늘의구축' 현시대에서 하늘을 보며 만들어지는 상상들을 이상과 이질의 혼종화(Hybridization)방식으로 작품화했다. ■ 이한수

Vol.20240605f | 이한수展 / LEEHANSU / 李漢洙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