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찾아 Longing for spring

유혜경展 / YOOHEIKYUNG / 劉惠㬌 / photography   2024_0529 ▶ 2024_0604

유헤경_LS #231201-1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60×80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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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 (관훈동 184번지) Tel. +82.(0)2.734.7555 www.topohaus.com

봄을 찾아서(심춘 尋春) ● 유혜경은 제6회 개인전 『봄, 찾아』에서 4회 『피고, 지고』, 5회 『사소, 소소』에 이어 꽃을 소재로 촬영하였으나, 오브제인 꽃을 다루는 시각과 관점은 달라졌다. 4회 개인전에서는 피고지는 꽃을 통해 인생의 허무함을, 5회 개인전에서는 대상을 상징물로 평범한 일상에서 생겨나는 소소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처럼 이전 작품에서 작가는 생을, 또 일상을 상징하는 꽃을 객관적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녀 자신이 꽃에 투영되어,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포용의 미를 보여주고 있다.

유혜경_LS #231116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60×80cm_2023
유혜경_LS #231116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124×92cm_2023
유혜경_LS #231122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50×38cm_2023
유혜경_LS #231201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80×60cm_2023
유혜경_LS #231201-2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60×80cm_2023

꽃을 주제로 한 사진은 일반적으로 2가지 방향성을 갖는다. 즉 꽃이 만개한 순간의 화사함을 통해 생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찬미하는 경우와, '살아있는 꽃'과 '시든 꽃'을 통하여 생의 생성과 소멸, 그를 통한 허무를 표현하는 경우이다. 전자의 경우는 꽃의 아름다움, 감정을 담으려고 꽃을 정면, 전체, 또 군상으로서 촬영하며, 후자의 경우에도 그 변화/시간성을 한 화면에 담으려고 정면, 전체상으로 담는다. 이번 유혜경의 작품은 서술한 두 경우가 아닌 제3의 방향을 취하고 있다.

유혜경_LS #231217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50×38cm_2023
유혜경_LS #231221-1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50×38cm_2023
유혜경_LS #231221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124×92cm_2023
유혜경_LS #231225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92×124cm_2023
유혜경_LS #240103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50×38cm_2024

꽃을 소재로 삼은 작가로는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 1887-1986)와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1946-1989)가 유명하다. 오키프의 꽃그림은 식물학적 정확함에 기반을 두나 동시에 높은 비율로 꽃을 확대함으로써 강력한 단순화, 추상화를 이루었다. 그 결과 독특한 조형 요소와 화려한 색채를 통하여 꽃에 감정적 및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였다.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꽃에 담긴 절정의 아름다움을 색을 배제하고 정교한 조명을 통하여 드리워진 깊은 그림자와 명암의 대조로 섬세하게 담아낸다. 이들 작가 작품의 장점들이 이번 유혜경 작가의 작품에 담겨져 있다. ● 그녀의 작품은 오키프의 대담한 구도와 색채를 통한 추상성이, 메이프소프의 세부적 텍스처와 조명 테크닉을 받아들였으면서도, 오히려 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시각이 있다. 이는 꽃의 화려한 정면이 아닌, 무심히 흘러버리는 부분을, 순간을 담아내는 시각 때문이다. 즉 우리가 꽃을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화각- 정면이나 측면이 아닌, 일상적으로는 시선이 머물지 않는 꽃받침의 밑면이나 수술, 미처 못다 핀 꽃잎의 주름 등의 부분을 따뜻한 조명 아래 클로즈업하여, 꽃(생)의 이면까지도 보듬고 담아낸다. 또한 살펴본 대상의 모든 부분이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이 아웃포커스가 되지 않도록 심도를 깊게 표현하였다. 이렇게 그녀는 연륜을 쌓으며 생에 대한 성찰이 깊어져, 모자라고 부족함까지도 포함한 꽃(생)의 온전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유혜경_LS #240210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38×50cm_2024
유혜경_LS #240226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92×124cm_2024
유혜경_LS #240226-1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124×92cm_2024
유혜경_LS #240226-2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80×60cm_2024

작가는 초기에 유리구슬을 소재로 작업하였다. 이때 유리구슬은 현실과는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도구이자, 동시에 작가의 자아를 드러내는 장치였다. 그는 "구슬 속에 투영된 세상을 나의 마음에 담아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를 그대로 담아내고 드러내는 유리구슬을 통해 나는 나를 본다. 구슬은 바로 나다"라고 하였다. ● 그녀가 이전에 바다로, 서원으로 외부에서 유리구슬- 자신-을 찾는 작업을 하였다면, 근년에는 실내의 꽃을 통하여 자신을 찾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야외 풍경을 품었던 유리알에 비친 자아를, 실내의 조명 아래 꽃에서 찾은 것이다. 중국의 무명시인의 시 「봄을 찾다-심춘尋春」이 떠오른다. ● "날이 저물도록 봄을 찾아다녔지만 봄은 보지 못하고(진일심춘불견춘 盡日尋春不見春) / 짚신이 다 닳도록 언덕 위 구름만 밟고 다녔네(망혜답편농두운 芒鞋踏遍壟頭雲) / 집에 돌아와 우연히 매화나무 밑을 지나는데(귀래우과매화하 歸來偶過梅花下) / 봄은 이미 매화 가지 끝에 한껏 와 있었네(춘재지두이십분 春在枝頭已十分)"

유혜경_LS #240228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80×60cm_2024
유혜경_LS #240229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38×50cm_2024
유혜경_LS #240229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80×60cm_2024
유혜경_LS #240313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50×38cm_2024
유혜경_LS #240226_피그먼트 프린트, 플랙시글라스 마운트_50×38cm_2024

인생 전반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다녔으나, 어느새 이미 내가 갖추고 있었다라는 내용이다. 유리알과 꽃을 통해 자신을 찾았었던 작가는 그간 꽃(생)을 통해 생의 허무함, 소소한 기쁨을 알아갔으며, 이제는 그러한 생의 모든 부분을 온전히 품고 이를 표현하고 있다. ■ 윤정미

Vol.20240529d | 유혜경展 / YOOHEIKYUNG / 劉惠㬌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