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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 블로그_blog.naver.com/sukimonde 인스타그램_@sukim_ikqidal
초대일시 / 2024_0504_토요일_05:00pm
매주 토,일요일 작가 상주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월,화요일 휴관
갤러리인 GALLERY IN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 116 201호 Tel. +82.(0)10.9017.2016 @_innsinn_
유행병이 시작한 첫 해 나는 마스크를 끼고 텃밭농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 그 핑계로 도심을 벗어나 그 어느 때보다 잦은 외출을 하게 된 것은 역설적인 상황이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향하는 시점에서 식물들은 인간 세상사와 아무 상관없이 온갖 아름다운 잡초로 밭을 가장 먼저 매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제 막 새로 나온 꽃과 풀로 가득한 밭으로부터 원하는 먹거리와 꽃을 키우기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그 풀들을 뽑아내는 일이었다. 이것도 아름답고 저것도 좋은데... 밭을 만드는 과정에서 첫 번째 해야 할 일이 이미 존재하는 것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은 의미 있게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유목민의 삶에서 경작의 삶으로의 전환이 가져다 준 혁명은 곧 땅으로부터 아무것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고, 식량을 위해 땅을 정복하려는 사피엔스의 모습을 써 내려간 유발하라리 의 문장이 그 손바닥만한 작은 텃밭에서 시작되어 보였다. 나는 나의 밭과 타인 밭의 경계 속에서 넘나드는 잡초를 뽑으며, 경계를 넘어서는 것들에게 관심이 갔으며, 그 이름이 하나 둘씩 궁금해졌다.
이름을 정하면, 의미가 부여되고 관계가 생겨난다. ● 식물도 심은 것과 심지 않은 것에 대한 무의식적인 소유, 주인의식이 생겨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름을 몰랐던, 아무도 원하지 않는데 빠르게 성장하는, 방해가 되는, 혹은 나쁜 풀이라는 어원은 전 세계 잡초를 부르는 이름에서도 알 수가 있었다. 점차 풀을 훼방꾼이 아닌 독립적인 개체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작업으로서 이런 경계에 서있는 발견이 흥미로운 관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잡초 콜렉션 Weed Collection 이다. 잡초를 제거할 대상에서 수집의 오브젝트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으며, 잡초, 씨앗, 낙엽 그 자체를 이용해 만든 설치와 드로잉, 사진을 통해 잡초가 가진 경계 속에 서있는 존재와 사라짐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영어의 weed 잡초는 '무엇과 함께인' 부사 with 와 비슷하게 들린다. 들판에 온통 가득 채워 서로 공존하는 weed는 인간이 노력해서 만들지 않은 본래 가진 것 with 가 아닐까라는 흥미로운 생각이 들었다. 제목의 부재로서 Without Weed-out 은 잡초를 뽑아내거나 뽑지 않거나 그 두 경계를 표현하기 위한 생각이다. 본래 땅이 가지고 있는 존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는 과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변 삶의 풀을 채집하고, 다시 심는 순환의 과정을 통해 '잡초'로 불리는 가치 없는 무명의(사실상 이름이 있는) 식물을 시각화하고 기록한다. 씨앗들은 바람, 사람, 동물들의 배설물을 통해 이동하고, 번식하며 확장된다. 잡초 콜렉션은 시간 프로젝트로서 2015년부터 지금껏 진행중인 작업이며, 매번 채집의 환경은 달라진다. 그 동안 국내의 도시와 시골이 맞닿은 생태계, 도시재생 철거지역, 온난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아이슬란드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점유하고 있던 공간에서 함께 소멸하거나 이동하는 식물들이 포함되어있으며, 영구적 소장가치로서의 재료가 아닌 생성과 소멸이 약 봉투 한 장에 담겨 있다. 작은 봉투 안에는 생명을 키워내는 씨앗, 생명을 다하고 다음 해를 위해 남겨둔 시간, 그리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색하고 말라 부서지는 식물 잎들의 소멸 과정이 담겨있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지금껏 진행해 온 컬렉션의 작업과 씨앗의 자유로운 이동, 생명의 공간, 잠시 머무는 집으로서 잡초, 씨앗 식물이 전시장에서 유기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 김수
Vol.20240504c | 김수展 / KIMSU / 金秀 / installation.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