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예술에 담다

이계숙_이영숙_이정민_정효경_허 준_홍시연展   2024_0423 ▶ 2024_0501 / 일,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인천광역시교육청 평생학습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인천광역시평생학습관 갤러리 나무 INCHEON LIFELONG EDUCATION CENTER GALLERY NAMU 인천시 연수구 경원대로 73(동춘2동 930-3번지) 2층 Tel. +82.(0)32.899.1588 www.ilec.go.kr

최근 들어 모든 사물을 비롯한 비인간, 비물질 등 조화로운 관계로 접근하려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이 움직임은 자연과 인간을 분리시켜 사고하는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로 여겨진다. 매체적 측면이건, 기술의 영향력이건, 이것이 초래할 문제이건,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변화는 예술가에게도 새로운 암묵적 임무로 주어진 듯하다. 이젠 바깥 사변과의 활동을 중시하며, 그 과정 속에 있는 세계를 담게 된 것이다. ● "인간과 많은 힘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협상이 곧 세계"이므로 자연과 사회의 분리 불가능을 논한 그레이엄 하먼(Graham Harman, 1968~)의 주장처럼, 홍대 미술대학원 동문 6인으로 구성된 '예술공간' 작가들은 『세계를 예술에 담다』 전시를 통해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과정 속 세계를 '관계 맺음'이라는 고유 시각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작가들이 다루는 최초의 물질, 그리고 그 물질이 그려낸 이미지들은, 모든 사물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이질적 요소들 모두와의 관계로서 응집된 결정체이다.

이영숙_인디핑크의 추억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2×130.3cm_2021
이계숙_현재와 거리 두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cm_2023

이영숙의 작업은, 인상 깊었던 여행 장소를 소재로 한다. 내재된 기억에 현실의 감정을 더하고 임의적 화면구성과 표현적 해석에 중점을 두어, 조화와 균형을 맞춘다. 이것은 인간의 감정과 이를 둘러싼 공간 등 모든 사물과 현실과의 관계를 특정 장소로 은유한다. 이계숙의 작업에서 보이는 낯선 공간은, 삶의 반복적 일상에 공생하는 상실과 불안정에서 벗어날 통로로 작동된다. 초현실적이며 신비감을 품은 모호한 화면은 현실에서 비현실로의 이주를 이끌어내는 상반된 관계로 담겨 있다.

정효경_Paint The Town Blu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72.7×90.9cm_2023
홍시연_Camouflaged scenery vase1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23

문명의 가늠을 대신할 도시에서 영감을 얻는 정효경의 작업은, 어둠 속에서 존재감이 더욱 드러나 번지는 불빛처럼, 실재와 허구,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어 확장 가능성의 지표로 제시된다. 도시의 건조함을 오히려 삶의 동력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사회생활의 경험을 기점으로 작업하는 홍시연의 작업은, 인간 내 외면의 이중성에 관심을 두고, 이를 얼룩말의 흑백 줄무늬로 치환하고 있다. 빛과 그림자의 관계가 그렇듯, 이 또한 인간 의식에 내재된 순수한 욕망으로 해석한다.

허 준_만남의 인연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12.1cm_2022
이정민_열 두 로제트_종이에 천연염색_25.8×16cm×48~60, 가변설치_2023

허 준은 경찰이라는 직업적 소명을 통해 인간의 입장을 헤아리고 그들에게 희망을 던지는 단서로서 서민들의 구전과 풍수에 주로 등장하는 사물을 끌어온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단잉어가 갖는 상징성을 등장시켜 작가 자신 또한 만남으로 이어진 인간관계 속 일부임을 시사한다. 이정민의 작업은 땅 속 깊이 내린 뿌리와 방사형으로 펼친 잎으로 혹독한 겨울을 나는 로제트 식물을 소재로 한다. 외부 환경의 물질과 비물질의 관계로 변이되는 유기물질의 사용은, 명리적 관점의 12운성에 근거한 인간 삶의 메타포로 작동시킨다. ● 본 전시는 개인의 서사에서 비롯된 경험과 기억들의 축적으로 이루어진 시각적 아포리즘이라 볼 수 있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로잘린드 크라우스(Rosalind Epstein Krauss, 1941~)의 현대미술에 대한 기록처럼, 작가들 또한 인간중심이 아닌 그 주위를 맴도는 연결망들을 소환해낸다. 이로써 자신과 연결된 관계들을 예술작품 안으로 끌어들이고 그 과정 속에 있는 세계를 담아내었다. 시민들과 정서적 연결 및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한 『세계를 예술에 담다』 전시에서, 작가들이 기록한 삶의 파편의 수사를 통해, 일상 속 희망의 한 재료가 되길 바래 본다. ■ 이정민

Vol.20240423c | 세계를 예술에 담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