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관의 브리콜라주(Bricolage)

이종관展 / LEEJONGKWAN / 李鍾貫 / installation   2024_0417 ▶ 2024_0429

이종관_줍픽 AF23 Joup Pick AF23_ 각종 아프리카 쓰레기 1203개, 점토 받침_가변크기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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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충청북도_충북문화재단 기획 / 이종관

관람시간 / 10:00am~07:00pm

충북갤러리 CHUNGBUK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인사아트센터 2층 Tel. 070.4224.6240 www.cbartgallery.com @cbfccbfc

이종관의 작업은 자신이 머물고 지나온 곳들의 관찰과 기록이다. 그가 머문 중남미, 아프리카, 인도 등에서 직접 수집한 '것들(things)'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작업 반경을 동시대 삶의 현장으로, 그것도 세계의 구석구석으로 확장해나가며, 새롭게 만나는 것들을 모아 작업으로 전환시키려는 그의 자세는 보들레르가 말한 "현대적 삶을 그리는 화가"에 가깝다. 쓰고 버려진 현장의 쓰레기들을 줍고, 그 쓰레기들을 조합해 '작품'으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종관_서 사하라 West Sahara_알제리 사하라사막 오브제, 스펀지_74×40×49.5cm_2023
이종관_탈선 Deviation_껍질을 깐 소파, 양파망_ 92×190×88.5cm_2024
이종관_메디나의 봄 Medina's Rebellion_ 스티로폼, 마네킹 손_55×72×12.6cm_2024
이종관_탐 Voracity_아프리카에서 수집한 스카프 139개_높이 180cm, 지름 236cm_2024

이종관은 예술의 기능성(사회성)과 순수성(자율성), 양자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다. 그저 "예술가는 예술로써 끊임없이 변하고 운동 중인 자연의 특성, 즉 광범위한 변용(metamorphosis)에 참여"하는 행위를 지속할 뿐이다. 이종관이 어느 낯선 거리나 골목에서 골라낸 버려진 사물은 오늘 여기서 다른 오브제와 접속하여 예술의 조각이 되었다. 하나의 조각을 이질적인 다른 조각과 결합하여 다른 존재로 변모시키고, 새로운 시공간에 재배치함으로써 또 다른 관계맺음을 기다리는 '잠재상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 변용의 행위는 재료와 도구를 가지고 뚝딱뚝딱 손으로 만들어내는 브리콜라주(bricolage) 수준이다. 이렇게 재배치된 모든 사물들은 나름의 질서가 있다. 넝마주이가 대충 얼기설기 이어놓은 넝마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사물의 질서(order of things)'는 치밀한 브리콜뢰르(bricoleur)의 몸에 체득된 기술, 테크네(techne)에 의해 부여받은 것이다.

이종관은 수집한 수많은 것들 중 하나를 끄집어내어 다른 하나와 툭툭 연결시킨다. 파편들이 연결되어 새로운 형상이 되고 그것을 지금 여기(hic et nunc)에 위치시킨다. 하나의 조각이 존재했던 시공간을 둘러싼 온갖 기억과, 그 이후의 궤적들을 이어 붙이는 작업이다. 우리는 파편들의 '예전'과 '지금'이 번쩍이며 만나 예기치 못한 별자리(constellation)를 형성하는 것을 목격한다. 이것이야말로 벤야민이 말하는'이미지의 변증법'이자" 사소한 것의 광채"를 드러내는 방법이다. 처음 우리가 쓰레기 무리들을 발견했을 때의 당혹감과 쓸쓸함은 이 광채 앞에서 놀라움과 즐거움으로 변하게 된다. (일부 발췌) ■ 한의정

Vol.20240417a | 이종관展 / LEEJONGKWAN / 李鍾貫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