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테리안 출판사 Hysteran 서울 마포구 독막로 4(합정동) 4층 www.hysterianpublic.com
독립출판사 히스테리안은 2018년부터 기획자 · 연구자 · 예술가 · 연구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열려있는 시각연구모임입니다. 전시 기획 및 예술가의 리서치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책을 출판하는 출판공동체로 활동합니다. 『옵드라데크: 출몰과 커먼즈의 예술론 Obdradek : Arts in Commons appear and disappear』은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진행된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소결을 담고 있습니다. ● 히스테리안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욕망이 빠져나간 자리: 출몰지»(이하 «출몰지»)는 근대성 담론과 도시 문제를 사회적ㆍ역사적 맥락에서 비판하고, 급격한 산업주의 아래 묵살된 욕망과 빈 '터'를 재구축하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대한민국의 특수성을 잘 보여주는 수도권 과밀화, 도시 개발, 지역 소멸을 공간과 밀접하게 연관된 욕망을 들여다봄으로써 공공 공간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입니다.
'옵드라데크'Obdradek란 무엇인가? ● 책의 제목인 '옵드라데크'Obdradek라는 낯선 단어는 원래 있는 단어가 아니라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에 등장하는 미지의 존재 '오드라데크'Odradek와 '사물, 객체'를 뜻하는 '오브젝트'Object의 합성어로, 히스테리안이 만든 새로운 개념입니다. 한곳에 머물러있지 않고 이곳저곳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여러 존재들에게 '옵드라데크'라는 이름을 붙이고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듦으로써 모빌리티, 그리고 사회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말합니다. '오드라데크'는 단행본 『오드라데크Obdradek: 정해져 있지 않은 거주지』(2022)을 발간했고 제9회아마도전시기획상을 받았습니다. 옵드라데크는 오드라데크의 후속서이기도 합니다. ● 두 개의 책은 연속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쓸모여부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가치, 대도시로 몰리는 현상과 지역소멸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다층적으로 다루고자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하게 연결된 개인(활동가, 연구자, 시각예술가, 시인, 극작가, 역사학자, 기획자 등) 그리고 지역의 예술공간, 민간 단체, 소상공인, 사회적협동조합, 지자체, 학계의 협력을 끌어냈습니다. 운영 전반에서 나타나는 유연한 태도와 관계 안에서 당사자들의 필요와 정서적 연대로 구성되는 탄력적인 프로그램들은 향후 실질적인 교류로 지속 연결될 수 있는 내실 있는 거버넌스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기존 공공예술 안에서, 그리고 수많은 문화사업(도시재생, 생활문화, 지역문화 등) 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복제형, 군집형 프로그램(축제 등)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일시적, 임시적, 불법적인 것, 그리고 제도 바깥의 것을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실천적 태도와도 연관됩니다.
더 빠른 이동과 발전의 속도로 인해 사라지는 것은 무엇인지, 이동에 따른 소멸의 감각을 공유하기 위해 전시 ‹이동성 없는 거주, 거주 없는 이동성: 옵드라데크›를 서울메트로미술관과 서울 인사동 코트(노브 3관)에 개최했습니다. 수만 명의 시민들이 오가는 경복궁 지하철역, 그리고 조선 시대에서부터 '피맛골'이라 불리며 서민들의 통로가 되어주었던 인사동의 장소성으로부터 드러내고자 한 바는 이동성에 따른 접근권의 문제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이동성이 내포하고 있는 바는 어디서든 거주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상태와 거주 할 수 없는 불능한 상태의 이중성입니다. 히스테리안은 공공이 다뤄야 할 '접근성'의 문제를 가시화하기 위해 예술이 도시 안팎에서 어떤 개입을 통해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의 자리를 탐색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이 책이 기획자, 연구자, 예술가, 활동가들에게 공공성과 관계하기 위한 도구이자 사유의 확장이 시작되는 소재가 되길 바랍니다. * 이 책에는 그동안의 공공예술 연구 과정과 예술가의 리서치를 기반 한 작가론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가상은 두께를 가진다, 노드 트리(NODE TREE) ● 부여군에 거주하는 노드 트리는 다섯 명의 어린이는 '실재가상회사'를 운영한다. 이 회사는 도시 내 버려지고 방치된 것들의 풍경을 사진과 이미지, 사운드로 수집하는 《안녕, 소리. 자율-이동+(Hello, Sori. Autonomic-Transfer+)》(2022-2023)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around-across-above.com/35206238
김재민이, 그를 따라 흐르는 허구라는 진실 ● 김재민이의 《흘러내리는 길: 서울은 내리막 길》(2022-2023) 프로젝트는 서울이 아니면 지방으로 치부되고 변두리로 치환되는 도시 바깥이 역설적으로 도시의 중심을 이뤘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고대의 칼데라 지형이 경기 양주에서 시작해 서울을 형성했고, 이때 흘렀던 용암(lava) 길이 지금의 중랑천을 이루었다고 가정하며 마그마가 터져 나와 흘러 나간 용암의 흐름(중랑천)을 따라간다. around-across-above.com/35205572
봄로야, 그곳에서 일어나는 얽힘과 변용 ● 봄로야의 《흐르는 부군당》 (2022-2023) 프로젝트는 인간이 자연을 관리하기 위해 땅과 땅, 땅과 강의 구역을 나누고 표지판으로 명확히 양쪽을 구별지음으로써 어느 한쪽을 개발 대상 혹은 보존 대상으로 여기는 인간 중심적인 생각과 태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강의 밤섬 인근을 약 10개월간 방문하며 인근에서 목격한 사건과 강의 개발을 다룬 국내외 기사를 연결하여 생태계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했다. 호주 애버리진의 민간 신앙 요소와 서울 및 경기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신당인 '부군당'의 시간성을 엮어 인간의 사유와 인식 바깥의 감각 전환을 시도한 '안경민물가마우지'를 실재화한다. around-across-above.com/35206560
천근성, 이웃들 ● 천근성의 《이웃집 홈리스》(2022-2023) 프로젝트는 손때 묻은 물건이 기능을 잃고 추해져 버려지는 과정에 주목하여, 유기된 사물을 쓸고 닦고 조이고 보듬어 구조하는 커뮤니티 아트 '사물 돌봄'을 행한다. 서울역 광장, 텐트촌, 쪽방 등 주거가 불안정한 홈리스 터전에서 '사물 돌봄'의 기술을 건넨다. around-across-above.com/35213803
흔적과 욕망의 자리에서, 조말 ● 조말의 《이동하는 욕망의 지형: 출몰이의 탐사》(2022~2023) 프로젝트는 욕망의 기원을 좇으며 강의 흐름과 흙의 이동을 연결한다. 나타나고 사라지는 출몰의 지대를 조사하며 조사지는 경기도 시흥시 거북섬과 충청남도 부여군 백마강, 경상북도 울산광역시 태화강, 서울의 밤섬 부근 한강이다. around-across-above.com/35213688
인공섬의 향연: 풍요로운 땅(들), 오세일 ● 세 개의 땅인 거북섬(경기도 시흥), 금란도(전라북도 군산), 수정만 매립지(창원특례시 마산합포구)을 영상에 담았다. 세 곳의 공통점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기술을 투입하여 원래 바다였던 곳을 단단한 '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더 많은 공장이나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더 풍요로운 삶'을 꿈꾸었던 땅들의 오늘을 담는다.
이산, 그리고 사라진 후에야 나타나는 것들 ● 이산의 《잃어버린 마을: 거주 가능성을 탐색하다》(2022-2023) 프로젝트는 제주 4・3의 국가 폭력으로 사라진 마을을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어떤 명확한 기술과 호명의 불가능성이 시험받는 이동과 경계의 지대에 작가의 작업이 놓여 있다. 이산은 폭력의 자리에서 지워진 이들의 이름을 나무 위패에 남기고, 한 사람씩 소리 내어 부르며 위패를 태운다. around-across-above.com/35206807
■ 지은이 소개글 ○ 저자 : 강병우 연구자. 영상을 공부했고 커뮤니티 아트 콜렉티브 그룹 '손과얼굴'에서 활동했다. 히스테리안 출판사에서 철학과 예술이 연루된 근대성 담론에 관심을 두고 글을 쓴다.
○ 저자 : 강정아 히스테리안 출판사의 발행인, 문화예술기획자. 제9회 아마도예술공간에서 기획상을 수상했고 계간 《비틀년》 프로젝트(2018~2021)을 기획했다. 대안적 삶과 예술 실천에 관심을 두며 공공예술, 거버넌스, 생활과 예술을 둘러싼 담론 현장에 목소리를 내고 글을 쓴다. 기획 전시로는 『바깥에서 안으로 회귀하는 여인들』(2019), 『머리 없는 몸과 백 개의 머리를 가진 여인들』(2021), 『오드라데크: 정해져 있지 않은 거주지』(2022) 등이 있다.
○ 저자 : 김은성 기획자. 예술경영을 공부한 뒤 기관과 현장을 오가며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예술에서 가치를 찾았다. 리서치와 국내외 현장 중심으로 기획을 한다. 현장에 나와있는 예술이 작동하는 움직임을 좇으면서도 세상의 무용한 것들을 사랑한다.
○ 저자 : 권수빈 지역연구자. 지역을 결정짓는 담론 너머 지역에서의 의미있는 앎의 구축을 연구한다. 「청년세대 연구에 지역이라는 교차로 놓기: '지방대학생/지방청년'에 관한 학술 담론 분석을 중심으로」(2020)와 「'나'를 지방화하기: 지역-연구자의 지역성에 관한 물음」(2023)을 썼다.
○ 저자 : 민주 연구자, 작가. 정치학으로 학사 학위를, 서양 철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예술, 사회, 여성주의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공저로는 『미칠년』, 『환향년』, 『십할년』, 『오드라데크: 정해져 있지 않은 거주지』 등이 있다.
○ 저자 : 이경민 도시 기록가, 소셜 미디어 '서울수집' 디렉터. 지나치기 쉬운 것, 감춰진 이면에 집중하며 이상보다는 현실을 전달하고자 한다. 도시, 공간, 장소, 개인의 관계성을 연구하고 설명한 문장을 모으며 텍스트 기반의 단행본을 제작한다.
○ 저자 : 최희진 연구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 전공 박사를 수료하였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도시계획과 지역공동체, 일상생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서울 종로 송현동에 기반한 솔방울커먼즈(2019-2021) 활동을 비롯하여, 경남 마산 바닷가마을(2021-)에서 현지조사 중이다.
○ 저자 : 황바롬 기획자. 서양화를 전공하고 다수의 문화예술기관에서 근무하며 행정 언어와 예술 현장의 간극을 몸소 체험하고, 이를 통역할 수 있는 매개자의 필요를 느꼈다. 2020년부터 시각예술 작가들과 협업할 수 있는 창구로 바인드 아트랩(baind artlab)을 설립하고, 문화예술기획자로서 다양한 활동 영역을 오가며 전시, 워크숍, 아트마켓, 출판 등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했다. 여전히 어려운 '예술계'에서 쉽고 명료하게 쓰고 말하며 동등하게 관계 맺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Vol.20240415e | 옵드라데크: 출몰과 커먼즈 예술론 / 지은이_강병우, 강정아, 민주, 권수빈, 이경민, 최희진 / 히스테리안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