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麒麟 KYLIN

옌차오展 / YANCHAO / 严超 / painting   2024_0410 ▶ 2024_0415

옌차오_기린麒麟-3_캔버스에 유채_150×150×5cm_2023

초대일시 / 2024_0411_목요일_04:30pm

큐레이터 / 펑시(冯兮_FENG XI) 주최 / 평화예술교류협회(平和藝術交流協會) 후원 / 경남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경남갤러리 INSA ART CENTER GYEONGN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인사아트센터 5층 Tel. +82.(0)2.720.4354/736.1020 www.insaartcenter.com

"14년 봄, 대야의 서쪽에서 사냥을 하는 중, 숙손씨의 무사 추상이 린을 얻었는데 불길한 줄 알고 위에게 하사하였다. 중니가 이를 보고 '린(麟)'이라 하였다" (『좌전. 애공.애공 14년』, 공자) ● 위는 사자성어 "공자읍린(孔子泣麟)"의 어원이다. 기원전 481년, 노애공이 사냥을 할 때 들짐승을 쫓다가 거대한 동물을 만났고 무사 추상이 활을 쏴서 잡았다고 한다. 노애공은 이 짐승이 불길한 동물이라고 여겨 동물관리 관원에게 하사하였는데 짐승은 중상을 입어 죽었다. 공자가 차를 몰고 와서 보고는 슬퍼 눈물을 흘리며 이 짐승은 기린(麒麟)이라고 했다. 자고로 기린은 전설 속의 동물로 오대 서수(瑞獸) 중 하나로 민간에서는 인수(仁獸)라고 불렀다. 또 다른 설명에 따르면 기린의 원형은 '사부상(四不像)'으로 불리는 미록(麋鹿)이며 『산해경-동차삼경』에는 "짐승이 있는데 그 모양은 미록 같고 물고기 눈을 가지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옌차오_기린麒麟-5_캔버스에 유채_120×100×4cm_2023

기린을 타이틀로 정한 것은 작가 옌차오의 종이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되었다. 2020년 우리는 특별한 이유로 모두 삶이 제한되고 일이 정지된 시간을 함께 보내왔다. 물자 부족을 극복하는 동안 옌차오는 더 쉽게 구할수 있고 실현하기 쉬운 간편한 자재에 대하여 생각하기 시작했다. 종이에 그림 그리기는 시종 가장 중요한 창작 방법의 하나였으며 그는 항상 물, 먹 및 종이의 번짐과 융합 속도에 곤혹스러워 했으며 세 가지 사이의 물리적 규칙과 시간을 깨뜨릴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기발한 생각에 옌차오는 예전에 설치작품 프레임에 사용했던 듀폰지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런 종이의 특성은 매우 신기한데, 종이 같지 않은 종이, 원단이 아닌 원단, 매우 얇으며 철처럼 단단하고, 특히 방수성이 있어 물과 먹이 정상적으로 흡수되고 번지지 않는다. 바로 이 특수한 물리적 현상으로 물과 먹은 흡사 연잎 위의 물방울처럼 흐르거나 뒹굴며 오랜 시간 동안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흐르는 상태에서 물과 먹은 자유롭게 만나게 되고, 오목 볼록한 표면도 물 혹은 먹이 고이고 서로 회피하게 만든다. 그림 자체가 아주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며 옌차오는 필요할 때 혹은 종이의 높이를 올려주어 고였던 물과 먹이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게 도와준다. 듀폰지가 액체의 일반 종이의 물리 상식을 타파하면서 새로운 문제도 보였다. 자연 건조는 온도의 증발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기에 인위적으로 터치할 수 없었다. 고인 액체의 양에 따라 건조시간도 다르다. 하여 더 많은 미지의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건조시간의 길이는 그림 자체에 남게 된다. 마찬가지로 그 흔적은 예측할 수 없었다, 물양이 적은 부분은 남방지역에 다년간 쌓인 비 샌 자국과 비슷하였고, 물과 먹이 고인 위치에는 천천히 먹층이 쌓이고 겹층을 이룬 시각적 공간을 형성했다. 듀폰지는 그 지루한 나날에 옌차오에게 일할 수 있는 동력을 부여하였고 새로운 언어 방향을 펼치게 하였다.

옌차오_기린麒麟-6_캔버스에 유채_180×150×5cm_2024

사실적인 면이 있는 "목화" 시리즈와 "종이배" 시리즈를 마감한 옌차오는 새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한 잔의 강산" 시리즈를 시작하였다. "한잔의 강산"은 홀로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위스키를 마실 때 관찰하게 된 얼음이 녹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았다. 얼음은 천천히 작아지고 유리컵을 통하여 새로운 공간을 보게 되었다. 빛이 여러 층의 굴절을 거친 빛은 얼음 표면 위에서 색감이 흩어지고 기이하고 알록달록한 세계가 탄생했다. 얼음 큐브는 산과 물인가? 이것과 자연 속 산과 물과 공간상 관계가 형성할 수 있을까? 옌차오는 준엄함과 광활함을 얼음의 느리고 작은 소멸 과정에 대입하여 본다, 이 과정 중 크나큰 강산이 역사 중에서 요동치는 듯했다. 그림 한쪽에 일기처럼 쓰여 있는 알파벳들은 영어 단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자 병음으로 구성된 문장이다. 이는 읽을 때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주었다. 꾸밈없는 라인, 흐르는 덩어리, 옛사람과 마주 앉아 전통과 현재를 함께 시간의 강으로 끌어들이는 듯하다.

옌차오_기린麒麟-10_캔버스에 유채_120×100×4cm_2024

가장 최근 새로운 실험에서 옌차오는 듀폰지의 경험을 캔버스 회화에 시도하였다. 물과 먹 우연히 생긴 레이어와 흩어지는 색감을 모방하고 서로 다른 매체 언어 사이에서 미묘하면서 어색한 공통점을 찾아 나섰다. 서사성은 시종 옌차오 회화의 근본이고 글과 병음을 흡사 획과 같은 부분으로 해체하여 무한 확대하여 고립된 선처럼 보이게 하였으며 공간의 차원에 따라 다양한 의미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선의 조합은 불규칙하거나 심지어 불확정적인 상징성 기호를 층층이 쌓아 올리고 다양한 레이어로 누적된 먹과의 함께 복합적 공간을 연출하였다. 시간 관련 종이 자체는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기다리는 과정이다. 가벼워 보이는 원단위 그림은 인위적 체구의 노력이고 천만번 휘두르는 붓질은 일상 고강도 작업 중에서 시간의 기장을 늘려주었다. 옌차오의 작업은 항상 모순의 관계를 유지하였으며 감성과 합리성은 서로 도화지 위에 얽혀있고 칠해지고 덮여있다. 제멋대로 사용한 각종 공예 용도의 코팅 접착제는 질감으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서툴게 보이는 점, 선, 면 및 각양각색의 상징적 기호들은 이성적 표현을 통한 그의 정신세계의 열쇠다.

옌차오_기린麒麟-13_캔버스에 유채_120×180×5cm_2024
옌차오_기린麒麟-9_캔버스에 유채_100×200×5cm_2024

기린 자체도 모순적인 존재이다. 머리는 말, 뿔은 사슴, 발굽은 소, 꼬리는 당나귀, 목은 낙타와 흡사하고 온몸은 비닐과 갑으로 덮였다. 흉악한 짐승처럼 보이지만 개미도 해치지 않는 순한 짐승이다. 이는 옌차오의 회화의 근간과 어울린다. 전통적 재미가 가득 찬 것처럼 보이지만 거침과 섬세함의 충돌을 연출하면서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는 일종 융합의 현대성이다. 옌차오에게 새로운 시리즈 작품의 이름을 물어보자, 그는 "기린"이라고 명쾌하게 말하였다. ■ 펑시

"十四年春,西狩于大野,叔孙氏之车子鉏商获麟,以为不祥,以赐虞人。仲尼观之,曰:'麟也。'" (『左传·哀公·哀公⼗四年』孔子) ● 以上是成语"孔子泣麟"的出处,讲的是公元前481年,鲁哀公在打猎时追赶野兽,遭遇了一只体型巨大的动物,车夫鉏商射箭将它捕获。鲁哀公认为此兽是不祥的动物,就赐给了管理动物的官员,此兽重伤而死,孔子驾车赶到,看到以后伤心落泪,说此兽是麒麟。自古,麒麟便是传说中的动物,位列五大瑞兽之一,民间称其为仁兽。另一种说法,麒麟的原型是被称为"四不像"的麋鹿,『山海经·东次三经』记载:"有兽焉,其状如麋而鱼目"。 ● 为何以麒麟为题?来自艺术家严超对于一种纸张的探索。2020年,因特殊原因,我们共同经历了生活被静止与工作被停摆的时光。在度过物资匮乏的期间,严超开始思索更为便捷获取,以及方便实验的材料。一直以来,纸本绘画是严超重要的创作方式之一,而他始终困惑于水、墨与纸张晕染与融合的速度,无法打破三者之间的物理规律和时间。突发奇想,严超偶然使用了曾做装置框架使用的杜邦纸,这种纸张的特性很神奇,似纸非纸,似布非布,异常轻薄的纸质却坚硬如铁,尤其是它所具有的防水性,使水和墨无法正常的被它吸附与晕染。正是这种非正常的物理现象,水和墨像雨珠在荷叶上抖动时的样子,或流淌或翻滚,长时间保持着原始的液态。流淌的状态,水和墨的结合在自由的结合,地面的凹凸也带来了水或墨的积存与躲避,画面本身是一种自然的存在,严超只是根据需要偶然抬高纸张的高度,使安静下来的水和墨,开始新的方向上的牵引。当杜邦纸消解了液体与正常纸张的物理常识,同时带来了一个新的问题,自然的干涸需要温度的蒸发和时间的共同作用,由于无法人为的干预,积水的多少让干涸的时间变得长短不一,增加了更多的未知数,也由此,干涸时间的长度生长成画面自己的身体。同样,痕迹无法完全预估,水量少的部位如同江南多年积攒出的屋漏痕,水和墨多的位置,缓慢的形成了积墨的效果,和层层叠叠的视觉空间。杜邦纸在那段枯燥的日子里,给予了严超工作的动力,也使他打开了新的语言方向。 ● 在严超结束相对具有写实意向的"棉花"系列和"纸船"系列之后,开启了更为感性认知的"一杯江山"系列,"一杯江山"是他在音乐背景下,独饮威士忌时观察到冰块融化的过程所受到的启发。冰块在缓慢的缩小,透过杯子的玻璃看到了一个新的空间,灯光透过几层的折射,冰的块面在光影带来的色彩之下变得含糊不清,一个光怪陆离的世界诞生了。冰块是山水吗?它与自然的山水能否形成空间上的关系?严超将峻峭与辽阔赋予冰块缓慢而微小的消失过程,这一过程如同大山大水在历史中的动荡。画面一偶,日记般的书写看似是英文的单词,实际却是汉语拼音组成的句子,为阅读增加了一层神秘的质感。拙朴的线条,流淌的块面,似乎在与古人对坐,将传统与当代共同引入时间的河流。 ● 最新的绘画实验中,严超将杜邦纸的经验引入了布面绘画,模拟水和墨偶然所得的层次感与漂浮感的色度,在不同媒介语言的区别中寻找微妙而生涩感的共性。书写性始终是严超绘画的根基,他将文字与拼音的书写,拆解成类似笔划的躯干,使其无限放大,看似成为独立的线条,被高度概括,并随着空间的层次转译成各式笔意的变体。线条的组合,堆叠出一个个不规则,甚至不确定的象征性符号,与不同层次积墨效果的背景,共同释放出复合性的空间。关于时间,纸本是在自然的状态下等待的过程,而看似轻盈的布面绘画则是人工与身体的付出,上万次挥笔的动作,在日常高强度的劳作中,延长了时间的长度。严超的工作始终刻意保持着矛盾的关系,感性与理性相互交织在画面,感性的涂抹和覆盖,随性地使用多种工业用途的涂料胶水,充斥着现实味道的物质感。而那些略显笨拙的点线面,以及面貌各异的象征性符号,是由理性的表达打开精神世界的钥匙。 ● 麒麟本身也是个矛盾体的存在,它的头似马,角似鹿,蹄似牛,尾似驴,颈似骆驼,浑身鳞甲。看似凶悍如恶兽的形象之下,却是连蚂蚁都不伤害的仁慈之兽。这与严超的绘画有着异曲同工的意向,看似充满传统的趣味,却营造出粗旷与细腻的对撞,且具有十足的破坏力,这是一种融合的当代性。当我询问严超新系列作品名称的时候,他干脆地回答:"麒麟"。 ■ 冯兮

Vol.20240410c | 옌차오展 / YANCHAO / 严超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