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센도 유니버스

Crescendo Universe  최인엽展 / CHOIINYUB / 崔牣熀 / painting   2024_0406 ▶ 2024_0506 / 일,공휴일,4월 10일,5월 1일 휴관

최인엽_쓸려가지 않는 것은 쌓인다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45.5×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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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엽 홈페이지_inyubchoi.com     인스타그램_@yubyub1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기획 / 서울시_(사)서울영상위원회_오!재미동 갤러리

관람시간 / 11:00am~07:55pm / 일,공휴일,4월 10일,5월 1일 휴관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 미술동네 OHZEMIDONG GALLERY 서울 중구 퇴계로 지하 199 충무로역사내 Tel. +82.(0)2.777.0421 www.ohzemidong.co.kr @ohzemidong

크레센도 유니버스, 점점 거세게 느꼈던 모든 폭풍들이 잦아들고 난 뒤 ● 최인엽의 이번 전시는 제목의 반절에서 드러나듯 '우주(universe)'이다. 어원인 라틴어 'universum'을 풀이하자면 하나(uni)로 방향을 돌린다, 돈다(versum, 동사 verto의 과거분사형)는 뜻이다. 즉 천체의 움직임과 같은 일관된 움직임을 보편적인 질서로 보고 이를 우주의 실체로 보았다는 것이다. 이는 한자에서는 '인륜 륜(倫)'에 죽간으로 만든 책을 둥글게 말아놓은 모습을 딴 글자 둥글 륜(侖)이 들어가 세상만사 돌아가는 이치 가운데 인간에게 적용되는 질서가 인륜임을 나타냄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둥글 륜 자는 똑같은 길이의 바퀴살이 바퀴를 굴러가게 하는 원리와 같은 보편성을 뜻하기 때문이다.

최인엽_점점 더 크게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24
최인엽_흐르고흘러젖어들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105cm_2024

그러나 이러한 보편적 영역에 속하면서도 늘 변하고 형언할 수 없는 특수한 영역에도 속하는 것이 인간의 감정과 예술이다. 최인엽의 작품 세계는 예술의 양가성과 존재 의미를 사적이면서도 실천적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크레센도(crescendo, 점점 세게)' 라는 음악 용어를 또다른 테마로 차용한다. 작가에게 전작이 지니고 있던 '움직임(die Bewegung)'이라는 표현의 테마는 개인적인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액체성, 비정형에서 상징적으로 승화되다가 특유의 동세를 흐름의 구상(具象)으로 응결시키며 시간과 에너지를 내재해왔다.

최인엽_똑같은, 다르게보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4.2×33.4cm_2024
최인엽_저건 더 높이 오르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5.8×17.9cm_2024

최인엽은 그간 움직임으로 표상되던 자신의 주제이자 방법론을 드로잉의 본질인 '그리다'에서 다층적으로 재구성한다. 사이키델릭한 색채의 격랑과 농담에 윤곽을 부여하고 형상을 잡아가는 바느질은 독일에서의 드로잉 작업과 연장선상에 자리한 '메타 드로잉'으로서 캔버스 바깥으로 벗어나 자유롭게 선을 긋는 행위인 동시에 찰나의 감정과 휘발하는 수분을 함께 붙잡아두려는 시도이다. 의례의 차원에서 이는 전부 형언할 수 없거나 미처 전할 수 없었던 진심, 즉 내면의 총체를 기리는 구체적 예술 실천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별이나 죽음과 같은 사건은 시간과 기억 속에서 급속도로 추상화되기에 적어도 작가의 소우주 안에서는 그 감도와 강도가 소실되지 않고 정연하게 운행되며 보존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회화와 평면 바깥을 현실이자 미적, 수행적 공간으로 편입하려는 메타 드로잉의 방식은 이번 전시에서 촉각이나 입체적 재현으로서 캔버스의 사각 틀에서 벗어난 비정형의 오브제들을 빚어낸다(누비어낸다). 「흐르고 흘러 젖어들었다」와 「쓸려가지 않는 것은 쌓인다」의 양감과 공간적 배치는 마치 추와 같은 운동성을 지니며 이는 평면적 회화에서 벗어난 리듬을 상정한다. 리듬은 영원한 규칙성과 시간성을 의미하지만 어디까지나 카이로스(kairos)와 같은 의미 있는 시간 안에서나 영원은 가능하다. 크레센도와 같은 거센 음악적 운명 이후의 고요함은 빛나는 폐허나 비가(elegia)가 그렇듯 누군가를 잃고 난 뒤에야 겪을 수 있는 고통이자 아름다움인 것이다. ■ 김태훈

Vol.20240406b | 최인엽展 / CHOIINYUB / 崔牣熀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