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of System 체계의 기술

민찬욱_배재혁_신민규_조영각展   2024_0327 ▶ 2024_0427 / 일,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사)캔파운데이션 기획 / 윤수정(큐레이터)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KH Feelux_한국메세나협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캔 Space CAN 서울 성북구 선잠로2길 14-4 (성북동 46-26번지) Tel. +82.(0)2.766.7660 www.can-foundation.org @can_foundation

오래된 집 Old House 서울 성북구 성북로18길 16, 14-3(2채) (성북동 62-11번지) Tel. +82.(0)2.2135.7622 www.can-foundation.org

'시리', '빅스비', '챗GPT', '인스타그램'과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세계에 자리잡은 뉴미디어 기술은 우리에게 무수한 정보를 주입하고, 전에 없던 커뮤니케이션을 발생시키며, 새로운 시공간을 구성하면서 개개인의 일상을 만든다. 이렇게 형성된 뉴미디어의 세계는 물리적인 개인의 연장이자 한편으로는 수신과 발신에 의해 작동되는 정보 값들이 주입하는 무한대의 시스템과 다름 없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4인의 작가, 민찬욱(b.1984), 배재혁(b.1984), 신민규(b.1995), 조영각(b.1986) (가나다순)은 AI, 로봇, 빛, 비디오와 같은 물질과 비물질을 재료로 이 시스템을 다각적으로 시각화한다. 전시는 이 뉴미디어 기술을 이루는 시스템을 프리즘으로 삼아 이들의 작업을 살펴보고, 이 시스템이 작가들에게 어떠한 미적 실천을 추동시키는지 알아본다.  ● 0과 1로 수치화된 정보에 의해서만 작동하는 디지털 프로그램은 변수를 만들지 않는 닫힌 체계이지만, 그 체계를 들여다보고, 패턴을 만들거나 새로운 구조를 덧붙여 다시 또 시스템화하면서 끊임없이 복잡계를 열어내는 일은 작가의 몫이다.  그 과정 안에서 작가들은 다양한 실험과 미적 실천을 전개하며 고유한 체계의 기술을 갖는다. 배재혁은 스페이스 캔 1층에서 LED라이트를 활용한 설치 작업과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이는 작가가 뉴미디어의 환경에서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시스템의 움직임을 빛을 매개로 하여 물리적 세계 속 오브젝트로의 변형을 시도하는 시리즈의 일환으로, 작품 안에서 그는 현대기술에 내재된 거대한 시스템과 그 구조를 바라보도록 요청한다. 스페이스 캔 2층에 위치한 조영각 작가의 작품은 인공지능 언어모델(AI LLM)을 기반으로 인간의 대화를 모방해놓은 〈대화상자〉(2024)와 테이블과 의자로 구성된 로봇 가구 〈1인용 생활가구〉(2023)이다. 작품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작가는 꾸준히 인간과 뉴미디어 시스템과의 유사성과 소통에 주목하면서 뉴미디어 작품들이 얼마나 생의 감각을 함축할 수 있는지 천착한다. 

배재혁_Still Triangles 연작_혼합재료_스페이스 캔에 가변설치_2024
배재혁_Still Triangles #1_LED 스트립, PC, 스틸 프레임, DMX 컨트롤러, SMPS_55×55×10cm_2024
조영각_대화상자 Dailog box_ 딥러닝 프레임웍스(SDXL, Custom LLM), 텍스트 DB, 리니어 모터, MCU, 디지털 액자, 4K_ 98×30×40cm(49×30×40cm×2), 약 00:03:30_2024_부분
조영각_Single Living Furniture 1인용 생활가구_ 서보 모터, MCU 보드, 3D 프린트(탁자, 의자), 리튬이온 배터리,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_ 30×500×500(탁자), 30×400×400cm(의자)_2023

한편, 오래된 집에 펼쳐진 신민규의 작품은 일상 생활 속 풍경에 대해 작가가 갖는 내면의 체계와 기술의 체계를 가로지르며 제작되었다. 작가는 사생과도 비슷하게 인물이나 생활의 형태를 스케치하고 이를 기계화하는 작업 방식을 취하는데, 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걸쳐 있는 작가의 세대적 특징을 떠오르게 한다. 오래된 집의 가장 안쪽에는 민찬욱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민찬욱 작가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해 집중하면서 기계를 하나의 인격체로 상정하고 그 한계를 실험한다. 작가는 인간의 능력 중 하나로 여겨지는 창작을 시스템의 총체인 기계에 일임한다. 기계가 리드미컬하게 그려내는 여러가지 표정의 얼굴들은 그 자체로 낙서 같지만 하나의 군집을 형성하면서 충분한 작품처럼 보인다. 작가는 또 다른 타자로 규정되는 기계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지  관객에게 질문한다. 

신민규_Drawing Kinetic 연작_혼합재료_오래된 집에 가변설치_2024
신민규_Boundary 개인의 영역_ 알루미늄, 서보 모터, 아두이노, 아크릴, 3D 프린트(기어, 플랜지)_50×30×30cm×3_2024
민찬욱_휴머노이드 오브젝트 #4_자석, 펜, 종이, 아크릴, XY플로터, 전자기기_35×120×80cm_2024
민찬욱_표정 속 표정 연작_혼합재료_오래된 집에 가변설치_2024

이처럼 네 작가의 작품들은 전시장 안에서 움직이거나, 반짝이거나, 소리를 내면서 관객들에게 경험된다. 다수의 뉴미디어 전시에서 그러했듯, 이 경험의 시간은 전통적 미술에서의 보기의 방식과 달리 참여적이고 양방향적인 보기를 이끈다. 그러나 금번 전시는 이 보기의 방법을 강조하기 보다 그 너머에 관객이 어떤 것을 볼 수 있을지에 더 집중한다. 뉴미디어 기술을 재료로 삼아 이미지를 만들고, 키네틱의 조형을 만드는  네 명의 동시대 작가들은 뉴미디어가 갖는 본질적인 체계를 탐구한다. 그리고 이 체계를 각자의 기술로써 작동시키면서 뉴미디어가 인간과 어떻게 화해할 수 있는지 내다본다. 이때 개별 작가들이 발휘하는 체계의 기술은 숫자로 표현되는 복잡계의 질서가 아닌 아주 내밀한 조형 감각과 결부되어 나타나는 뉴미디어 작가들의 언어이자 관객에게는 보기의 대상이 된다. 작가들은 뉴미디어를 단순히 출력하거나 매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체계의 기술을 통해 결국 또 다른 시스템 그리고 생태계를 생산한다. ■ 윤수정

Vol.20240327e | Art of System 체계의 기술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