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대화 단스_이경화 / 2024_0316_토요일_04:00pm 최성윤_최학윤 / 2024_0323_토요일_04:00pm
기획 / 반이정(미술평론가,아팅 디렉터)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아팅 arting gallery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40길 13 2층 @arting.gallery.seoul
전시회의 본령은 작품을 외부에 발표하는 것이지만, 전시 관계자들 사이에 유대를 만드는 것도 못지않게 의미를 갖는다. 초대 작가와 갤러리의 유대 그리고 초대 작가들 간의 유대가 전시를 통해 생긴다. 아팅 연속 기획전 『피드백 #n』을 연달아 열며 이 기획이 지닌 유대감의 각별함을 느낀다. 미술창작스튜디오의 작가-평론가 매칭 프로그램에 착안해, 작가의 작업 방향과 보완점을 대화로 찾자는 게 『피드백 #n』의 기획안이다. 피드백 초대작가는 공모 지원자와 초대된 작가로 구성되지만 어떤 경우건 더 나은 방향을 찾는 점에선 같다. 동일한 열망이 유대감을 깊게 만든다. 외부로부터의 반응(피드백)은 모든 미술가의 바람이자 창작의 전제다. 입지를 다진 경력자건 알려진 바 없는 무명이건 인정 욕구가 창작의 동력인 점에선 같다. 인지도 높은 작가조차 피드백의 횟수가 줄면서 차츰 과거형 작가로 밀려나는 일은 흔하다. 미약하나마 작업 방향의 단서를 얻고 고립에서 벗어나 변화를 희망하는 동료 작가와 유대를 만든 『피드백 #n』이 올해로 5회 차를 맞았다.
단스 aka 유승환(1977). 인체 기관을 조립품처럼 구성하고 검정 윤곽선으로 대상을 도드라지게 제작한 시기가 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신작에선 만화 캐릭터 같은 도상을 내놨다. 경쾌한 신작의 첫 인상과는 달리 진중한 의도가 담겼음을 작가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팝아트 풍 입상立像 「나 여기 있다」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차용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귀도 레니 같은 거장의 명화를 팝아트풍으로 재현한 작업이 같은 시기에 제작되었다. 단스의 스타일 도약은 앞선 작업과 비교할 때 폭이 커서 여러 작가의 각기 다른 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세상의 파국을 할리우드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회화도 작업 계보에서 보인다. 고야의 「거인」을 동시대 대중문화 속 괴물처럼 재현한 경우를 포함해, 검증된 예술에의 심사숙고가 창작의 동력 같기도 하다. 중앙미술대전(2009년)에 선정되었고 AG 신진작가대상에 선정되었다. 안국약품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이경화(1977). 흘러내리고 흩뿌려진 물감의 표현주의적 사용과 다채색 화면은 이경화의 관심사인 한국 전래 설화나 신화의 도상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화려한 채색과 복잡한 구성은 기본 값이고 이따금 대중문화코드를 접목시킨 작품 제목도 보인다. 메시지의 다면적인 전달을 위해선지 평면과 야외 설치와 단 채널 영상 작업을 병행한다. 작가가 주력하는 관심사는 공포와 소름이라는 인간 감정을 여러 방식으로 재현하는 것에 있단다. 메타버스 전시 2023 Meta-Project Us Staring from Me 공모전에 선정됐고 베니스살롱 레지던시 입주를 필두로, 아이슬란드 350Artak 레지던시, 독일 HOŠEK CONTEMPORARY 레지던시, 네덜란드 Foundation BAD 레지던시 등 해외 레지던시 경력이 많다. 올해 8월 불가리아 Italus 레지던시 입주가 예정됐다.
최성윤(1985). 길 위의 돌멩이에서 영감을 얻고 작품 재료에 박스용 종이와 스티로폼 등 소장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일회용품을 쓰는 점에서 최성윤에게 미술창작은 자기 수련의 방편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술은 따뜻하고 자유로운 마음과 생각과 감각에 다가갈 수 있는 어떤 장치"라 적은 작가노트에선 '왜 예술을 하는가?'처럼 창작의 본질을 묻는 오랜 질문이 환기된다. 돌멩이의 양감을 살린 소형 설치물도 있고, 본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그려서 영상으로 제작한 설치물도 있고 자유분방한 창작을 먹의 붓질로 살린 평면 드로잉도 보인다. 고양우수작가공모전과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 융복합프로젝트 지원사업 「아트 X」에 선정되었다.
최학윤(1994). 상반된 성격을 지닌 대상과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있단다. 쇠스랑과 빨래 건조대 그리고 바위를 묘하게 균형 잡아 세운 설치물 「Accumulation-Time」(2023)은 작가의 관심사와 미적 지향점을 읽는 단서 같기도 하다. 입체 설치와 평면 회화를 병행해왔고, 두 장르 모두에서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여러 재료를 사용해서 작업을 완성했다. 짧은 기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압축적으로 진행해왔다. 정작 작가는 초월적이고 신성한 주제를 탐구한단다. 일본 PARADISE AIR 레지던스 입주 작가로 선정되었고 경기 도자미술관 창작공방에 입주해 있다. ■ 반이정
Vol.20240314c | 피드백 #5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