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방

권혁_박주현_전영기_허필석展   2024_0312 ▶ 2024_0317 / 월요일 휴관

권혁_항아리(현대인)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23

초대일시 / 2024_0312_화요일_06: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 Geumjeong Cultural Center_Geumsaem Museum 부산시 금정구 체육공원로 7 (구서1동 481번지) 제3전시실 Tel. +82.(0)51.519.5657 art.geumjeong.go.kr

매일 시작 되는 하루. 우리 주변에 살고있는 예술가들의 삶은 어떻게 하루를 시작할까? 이번 전시에 함께하는 4인의 작가는 같은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배우고 지난 30년 가까이 작업 활동하면서,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위안해주고 이끌어주는 선후배 관계로 이번 전시를 통해 서로를 치유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각자의 독특한 작업세계를 모두 보여 줄 수는 없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서로의 예술적 삶을 되돌아보며, 이를 통해 앞으로도 좋은 작업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 네 개의 방

권혁_항아리(비움)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23

붓으로 빚는 도자기 ● 나에게 있어 도자기를 그린다는 것은, 작가 자신을 다스리는 작업이다. ● 도예가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며 흙을 빚듯 나 자신 또한 참선의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머릿속에 맴도는 이미지를 조심스럽게 그려간다. ● 실제 도예가가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흙으로 빚어 만들 듯, 나 또한 붓으로 머릿속에 맴도는 도자기를 캔버스에 형태를 뜨고, 유약을 바르는 것처럼 색을 칠하며. 오랜 시간 가마에 넣고 좋은 빛깔이 나올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본인 또한 내가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수없이 많은 붓질의 덧칠을 통해 나 자신의 마음속의 빛깔을 가진 도자기를 기다린다. ● 나는 도자기가 가지고 있는 소박하고 담백한 아름다움을 나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하려 하였다. 비대칭적이며, 오래되고 낡은 도자기의 빛깔 속에서 자연의 시간이 만들어낸 색감과 화려한 듯 깊이 있는 단색의 배경색과의 조화 속에 또 다른 이미지를 표현하려 한다. ● 나의 작품 속 도자기들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보고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명상을 통하여 색과 빛,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단순한 도자기의 형태를 빌려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표현된 나의 작품들은 단순한 정물화가 아니라, 생명체와 같이 인간의 체온 만큼만의 온기를 불어넣어 인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을 도자기라는 대상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비움 ● 어떤 이들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등지고 속세를 떠나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자신의 속세의 것들을 하나씩 비워가며 치유를 받으며 행복감을 누리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세상을 등지고 살아 갈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에서 쟁취한 이익에서 오는 행복뿐만이 아니라, 때로는 나눔과 비움을 통해 얻어지는 행복 또한 알아갔으면 한다. 우리 모두가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조금 더 여유롭고 너그럽게 세상을 바라본다면 사소한 곳에서도 행복감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대인 ● 현대인들은 자신의 솔직한 내면적 모습을 내려놓고 치열한 경쟁 속에 타인과의 관계적인 나를 만들어가며 살아간다. 나도 현대인이기에... 오늘 정장을 입어야 하는 나는 불편하고 답답하다. ■ 권혁

박주현_yellow_청동, 나무. 못_30×30×20cm_2024

나의 작업은 조각가의 직업을 가진 노동자로서, 대학을 졸업한 이후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기 전 한국조형예술 고등학교(구,부산공예고) 재학시절에 교과과정의 하나로 조각을 시작하였는데, 그때는 재미삼아 조각칼의 자루 끝부분에 어떤 형상을 새기면서도 그저 나의 조각칼이 다른 이들이 소유하는 보통의 조각칼과 구분되기를 원했을 뿐 그것이 예술 활동이라고 인식하지는 않았다. 조각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조각의 대상이 학창시절의 '조각칼 자루'에서 다른 이들이 육체노동의 현장에서 사용하던 '낡은 연장, 도구의 손잡이'로 옮겨갔다.

박주현_sky-blue_청동, 나무, 스테인리스_30×30×20cm_2024

사실 나의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라르스 스벤젠이 말한 내면적 재화에만 집중한 탓에 조각가의 예술활동을 '노동'이라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적은 없었다. '노동'이라고 하면 우선, 가능하면 피하고 싶지만 생활을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힘든 일이라는 인상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각가로서 특화된 조각의 대상으로 노동 현장의 기억을 온몸에 담고 있는 연장이나 도구를 선택한 결과로 노동이나 도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고, 그에 관한 기존의 관념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게 되면서 작품을 통해 전달하게 되었다. ■ 박주현

전영기_Non-existen(process)_캔버스에 볼펜_61×73cm_2023

Non-existent ● 선의 반복과 중첩으로 구축된 이미지는 한순간에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과 그 시간의 흔적을 내포한다. 그러므로 보이는 모든 것들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전에는 알 수 없는 구조와 관계들로 구성된 많은 이야기를 보게 된다.

전영기_Non-existen_캔버스에 볼펜_61×73cm_2023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주 거대한 것도 실은 보이지 않는 一劃의 분열로부터 비롯된다. 그러기에 매일 보는 흔하디흔한 돌과 창에 비친 것 모두도 자세히 바라보면 미처 보지 못한 '전혀 다름'이 기다리고 있다. '전혀 다름'이 하나의 작은 우주처럼 나의 작품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 전영기

허필석_Over there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4

Over there '저 너머의 그곳'을 그린다. ● 지평선이나 수평선을 넘어 곧 보일 것만 같고 달려 가보고싶은 곳, 어디선가 본듯한 또는 상상으로 만들어진 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르는 그곳을 그리는 것이다. 풍경속엔 때로는 여행을 느끼게한다. 아련한 그곳은 항상 길이 있다. 길은 이곳과 저곳을 연결하는 소통의 도구다.

허필석_Over there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24

작품들은 특히 바다, 수평선, 지평선, 언덕이 무한하게 펼쳐진 풍경은 그곳 어딘가에서 불어온 바람을 통해 '저너머의 그곳'에 대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푸른 바다와 언덕. 그 곳으로 부터 불어온 바람에 담겨있는 동경의 감정들을 관객들이 편하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 허필석

Vol.20240312b | 네 개의 방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