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4_0307_목요일_02:00pm
2023 공주 차세대 작가展
주최,주관 / (재)공주문화관광재단_아트센터고마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아트센터 고마 ARTCENTER GOMA 충남 공주시 고마나루길 90 Tel. +82.(0)41.852.9806 www.gongjucf.or.kr www.facebook.com/gjcf2020 @gjcf_2020 www.youtube.com
형상적 시뮬라크르(simulacre)의 새로운 모색 ● 이수아는 대상과 사물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작가이다. 그보다는 다분히 진취적이고 실험적인 면이 강한 작가라는 게 더 적합할 듯하다. 작가는 학창 시절부터 가발을 소재로 독특한 작품을 하면서 새로운 조형성을 모색하였고, 이후 홍익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아기나 어린이, 동물, 섬과 물(水), 풍선, 어린 시절 추억, 고향, 얼굴, 동심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성을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 이는 단순히 대상을 재현하는 구상이 아닌, 실험성이 농후한 구상으로서 작가는 형상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를 통해 작가와 감상자와의 현존하는 관계 속에서 형상적 시뮬라크르(simulacre) 1) 를 새롭게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는 그의 예술적 전환점이자 큰 변화의 계기이다. 시뮬라크르를 통해 그가 추구하는 조형적 시각은 「빈센트의 팔레트」, 「얼굴들」, 「동심 사세요」, 「반짝이는 섬」, 「칸딘스키의 팔레트」 등이며, 여러 각도에서의 창작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창출하였다. 그의 조형적 사색은 실재하는 것 같은 가상의 공간을 통하여 작가의 마음 잔상 시리즈를 더욱 순수하게 조형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벤야민(W. Benjamin)은 "무정형의 파편만큼 예술의 상징과 조형적 상징 그리고 유기적·총체적 형상과 격렬하게 대비를 이루는 것은 없다."라고 피력하였는데, 작가의 선명한 형상을 통한 이미지의 교합과 얼굴이나 시대를 초월한 과거에로의 회귀, 빈센트 반 고흐나 칸딘스키의 작품을 새롭게 키치·해석하여 창출해 내는 추상적 하모니는 벤야민의 말처럼 캔버스 안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순수한 조형적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들은 그 나름의 독특한 예술적인 가치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예술론적인 혹은 미학적인 분석 이전에 형상을 토대로 시공간적으로 세련되고 숙련되어 시지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이러한 시지각적인 즐거움은 가상의 시공간을 통해 펼쳐지는 창의성, 독창성, 실험성, 현대적 감각의 예술성 등이 한데 어우러져 형성된 것으로, 이는 현대적 감성과 더불어 우리 고유의 조형적 사고와 감흥, 문화적 이질성과 동질성 등이 교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다원주의적 하모니즘(Pluralistic harmonism)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작가의 작품에 내재한 이러한 조형성은 예술적인 끼와 감성뿐만 아니라 새로운 조형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과 열정적 노력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잘 구성된 형태미 속에서 드러나는 깊이감과 안정감은 미술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점은 형상성을 토대로 한 시지각적인 통일감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동시대의 독특한 감성적 조형성이 작품에 내재한다는 것이다. 이 독특한 감성적 조형성은 일단 시지각적으로 작품의 밀도감을 높이고 있으며 순수하다.
이런 연유로 작가의 작품은 시뮬라크르(simulacre)에 의해 나타나는 유사하면서도 서로 다른 조형미, 다시 말해 현실과 가상에 대한 관계와 존재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는 가상의 공간이 보여주는 다원화된 시공간이자 존재자의 흔적이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 세계는 총체적으로 객관적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사색을 통해 존재자의 모습을 조형으로 승화시킨 새로운 세계이자 또 하나의 실체라 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또 하나의 세계는 모든 조형적 요소와 관계를 맺고 새로운 의미를 지니는 진실로 참다운 세계라 할 수 있다.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는 작가의 손에 의해 그 이미지가 해체되고 알 수 없는 점과 형과 색으로 우리들 앞에 나타난다. 이런 과정에서 발현된 비형상성 속에는 은유(metaphor)가 존재하며 감상자에게 소박함, 전율, 조화, 기쁨, 슬픔, 감동, 아름다움, 충만 등 다양한 감성적인 요소와 원인을 제공한다. 작가가 그린 「빈센트의 팔레트」의 감상자들은 각기 체현하는 것이 다르며, '다름'이라는 현상 속에서 관계를 맺고 나름대로 의미를 지닌다. 이 과정은 평면 속에 고착되어 있지만 철저하게 현재진행형이며, 현실 속에 담겨있는 가상, 무미(無味)한 듯하면서도 유미(有味)한 조형성이 잠재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표정의 아이들 얼굴이라든지 추상성을 지닌 다양한 섬의 이미지와 「칸딘스키와 다혜의 팔레트」에서 보이는 것처럼 다양한 색과 형상 등은 상통하고 있으며, 이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관계는 서서히 사라지고 드러나는 순환의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생명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존재는 최근 추상적으로 변화하며 진화해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추상적 변화는 예술적으로 의미가 있으며, 결국 이전의 형상성과 함께 더욱 견고한 조형예술의 구축이라는 사명감을 느끼게 한다. 아마도 이 진화는 사고하는 주체로서의 코기토(cogito)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몸과 영혼으로서의 존재이며, 니체가 강조하는 위버멘쉬(Übermensch) 2) 를 발현시킬 수 있는 '있음으로서의 나'일 수 있을 것이다. ■ 장준석
* 각주 1) 프랑스어로 시늉, 흉내, 모의(模擬) 등의 뜻을 지님. 2)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긍정'인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인간. 니체가 제시하는 바람직한 인간상임.
조금 더 자연스러운 그림을 추구하고 싶었다. 팔레트 위의 자연스러운 붓질이 좋았고 칸딘스키, 고흐의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그들이 사용한 색깔들에 주목했다. 칸딘스키의 Blue-Sky 라는 작품을 모작했고 다른 한 화면에는 칸딘스키가 사용한 색점들을 찍었다. 하지만 그 색점은 칸딘스키의 그것과는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손으로 그린 것이기 때문에 배치나 비례가 정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안에 아이의 그림도 배치시켰다. 자연스러운 붓질과 함께 평소에 관심을 갖는 화두가 완벽한 창조가 있을까? 라는 것이다. 가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그림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 놀랄 때가 많은데 이런 그림들은 창조와 모방의 어느지점에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곤했다. ■ 이수아
Vol.20240307d | 이수아展 / LEESOOA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