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순응

정군태展 / CHUNGKUNTAE / 鄭君泰 / painting   2024_0307 ▶ 2024_0428 / 월요일 휴관

정군태_설송_한지에 수묵담채_150×310cm_2023

초대일시 / 2024_0307_목요일_04:00pm

2024 겸재 맥脈 잇기 초청 기획展 Ⅱ

주최,주관 / 서울강서문화원_겸재정선미술관 후원 / 서울특별시 강서구청_강서구의회

관람료 / 어른 1,000원 / 청소년·군경 500원 기타 자세한 사항은 ▶ 홈페이지 참고

관람시간 / 10:00am~06:00pm 주말,공휴일_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전시종료 1시간 전 입장마감

겸재정선미술관 GYEOMJAEJEONGSEON ART MUSEUM 서울 강서구 양천로47길 36 (가양1동 243-1번지) 제1,2기획전시실 Tel. +82.(0)2.2659.2206 culture.gangseo.seoul.kr @gjjs_artmuseum

조선시대 많은 화가는 산과 물을 찾아 유랑하며 이를 화재畫材로 삼았습니다. 산수山水는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신성한 장소이자 내면을 들여다보는 수양의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산수화는 자연 그대로의 표상을 넘어 그곳에 깃든 본원과 내면의 이상향을 내포하고 있어야 합니다. ● 이러한 전통 수묵화의 맥락을 잘 계승하면서도 나름의 개성을 성취해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한 송우 정군태 작가를 초청하여 두 번째 『겸재 맥脈 잇기 초청기획전』인 『비움과 순응』展을 개최합니다. ● '비움과 순응'은 '복귀어박復歸於樸(노자 도덕경 제28장)'의 뜻에서 가져온 것으로, 기교를 넘어 자연스러움과 본래의 근원을 지향하고자 하는 작가의 화의畫意와 일맥상통합니다.

정군태_용아장성_한지에 수묵담채_105×150cm_2022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가의 지향점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이자, 그의 작품에 내재 되어 있는 자연의 숨소리와 공명의 기운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이번 전시를 통해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 겸재정선미술관

정군태_한계령_한지에 수묵담채_150×310cm_2023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태동 후 270여 년간 수묵산수화는 전통을 기반으로 진화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서구 미술의 유입과 시민사회에서의 문화적 시각, 미술시장의 흐름은 수묵산수화의 설 자리를 좁아지게 만들고, 사양길에 들어섰음을 부정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수묵산수화에 대한 정서와 미의식이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음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정군태_계조암_한지에 수묵담채_105×150cm_2023

나는 그 뿌리를 기반으로 우리의 산하를 대상으로 한 산수풍경화를 현장 사생을 거쳐 제작한다. 석도가 황산을, 형호가 태항산을 찾아 담론했듯이 나는 설악산이 좋아 설악의 참모습을 찾아 헤맨 세월이 꽤 길다. 설악의 산세 사이에 연무가 드리우면 환상을 넘어 아득히 빠져드는 신비의 비경을 통해 유토피아를 꿈꾼다. 그러므로 스케치 현장에서 내 앞에 펼쳐지는 풍광을 외형적 묘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성 원리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공의 흐름을 직시한다. 또한 객관적 사실적 시각과 그 풍광의 본질에 응축된 속살을 거칠면서도 정갈한 붓질로 화면에 압축적으로 구현해, 구상을 넘어 추상의 경계에 이르는 질박한 표현을 지향한다. 머무르고 싶고 수행하고 배워야 할 대상으로서 대자연은 우리의 삶에 정신적 안식처이자 명상과 내적 생명력을 일깨워주는 수행적 성격을 지닌다.

정군태_내연산 삼용추_한지에 수묵담채_105×150cm_2023
정군태_설악 공룡능선_한지에 수묵담채_150×310cm_2023

나의 그림은 전통적 수묵산수화의 내적 정신적 의식과 풍경의 객관적 사실적 시각이 혼용된 양면성이 있다. 선대 화가들에 의해 장구한 세월 동안 계승되어온 화론을 중시하되 이를 고수할 경우 전통은 박재화 되어 모방에 불가할 것이다. 또한 현대 회화의 창작이 전통의 반동에서 출발했다 할지라도 서구적 형식을 걸러냄 없이 받아들이는 것 역시 경계한다.

정군태_의상대_한지에 수묵담채_105×150cm_2023

스케치 현장에서 대상을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으로만 보지 않고 자연의 생성 원리인 음과 양의 조화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을 직시하며, 자연을 보는 정신적 가치와 풍경화의 물질적인 객관적 가치를 함께 수용한다. 결국 회화는 형상을 통해 사실적 실체를 조형화하고 이를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점에서는 산수의 비움과 풍경의 채움이 상호 조화되고 동행할 수 있어 나의 작품을 산수풍경화라고 명명하고 싶다. 나는 전통을 기반으로 오늘을 보려 하지 않고 오늘에 서서 전통을 바라보며, 관념적 자연 조합이 아닌 현시적인 시각과 내면의 시각으로 대상을 보는 관점을 객관적 사실의 형사, 내적 정신적 의식의 신사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정군태_수성_한지에 수묵담채_120×90cm_2022

겸재 맥 잇기 전시 제안을 받고 우리 회화의 거장이신 선대 대가의 후학으로 그 맥을 잇기에 부족함을 되돌아보며 최선을 다해 전시를 준비하였으나 다소 부족한 것 같다. 늦은 나이에 바람이 불면 어디에서 부는지를 알고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이 세월이 지난 후에 어떻게 변하여 드러날지를 지금 이 순간에 인지하지 못하나 나의 그림은 내가 살아온 삶의 과정이고 작품은 그 결과물이다.

공자는 행복을 인륜의 도와 자연의 섭리를 성찰하고 그에 합치되는 삶을 영위하는데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가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덧없음과 그 속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안식, 그리고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정군태

Vol.20240307a | 정군태展 / CHUNGKUNTAE / 鄭君泰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