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드로잉- 백색산수 Lace Drawing-White Landscape

이윤정展 / LEEYOONJEONG / 李侖貞 / painting   2024_0229 ▶ 2024_0310 / 월요일 휴관

이윤정_레이스 드로잉-깊고깊은 산_한지에 채색, 레이스끈 재봉_127×154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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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홈페이지_leeyoonjeong.com 인스타그램_@meddaro

초대일시 / 2024_0229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10:00am~06:00pm 입장마감_05:30pm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KUMHO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삼청로 18(사간동 78번지) B1 Tel. +82.(0)2.720.5114 www.kumhomuseum.com @kumhomuseumofart

레이스 드로잉- 백색산수 ● 나의 그림은 산수화로부터 시작이 된다. 그러나 모필에 의한 필선으로 그려지는 여느 산수화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나는 산수화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관심을 둔다, 산수의 준법, 여백, 구름, 물결... 이것들을 탁본, 재봉, 꼴라주 등의 방법으로 재해석한다. 산수의 여백을 모두 도려낸다든지 산수를 묘사하는 준법을 레이스끈으로 재봉을 해서 표현한다든지 꼴라주로 붙인 구름들이 전통 동양화와는 또 다른 시각적 경험을 하게 한다. 그 중 이번 전시의 주된 표현 방식은 레이스끈으로 재봉한 작품들이다.

이윤정_레이스 드로잉- 깊고깊은 산_한지에 채색, 레이스끈 재봉_153×126cm_2023
이윤정_구름이 머무는 곳_한지에 수묵채색_46.5×67cm_2023
이윤정_구름이 머무는 곳_한지에 수묵채색_50×43cm_2023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채색, 레이스끈 재봉_53×62cm_2023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채색, 레이스끈 재봉_50×63cm_2022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레이스끈 재봉_51×63cm_2023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레이스끈 재봉_47×63cm_2023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레이스끈 재봉_51×63cm_2023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채색, 레이스끈 재봉_53×63cm_2023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채색, 레이스끈 재봉_48×63cm_2023
이윤정_깊고 깊은 산_한지에 채색, 레이스끈 재봉_43×65cm_2023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수묵채색_68×68cm_2022

왜 레이스인가? 레이스는 여성적이고 부드러우며 섬세하고 유연한 재료이다. 굵기, 두께, 짜임의 문양이 아주 다양하고 장식적이다. 내가 묘사하고 있는 바위산은 매우 힘차고 남성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어 일견 그것을 묘사하는 재료로서 레이스는 무엇인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누군가 물었다. 왜 레이스인가요? 꽤 근본적인 질문인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끈이 얽혀있는 형태의 추상작품을 하던 시기와 연결이 되겠지만 그것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는 이유가 있을 터인데 명확하게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오랜 시간 생각을 해보았다. 혹시 나는 반전(反轉)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아주 여성적이고 섬세한 재료로 남성적이고 힘찬 바위산을 표현하고 수묵산수화의 먹색 대신 백색의 산수화를 그린다. 여리고 소극적인 듯 보이는 어떤 이에게 발견되는 내면의 단단함. 이러한 반전을 보여주고 싶어서 레이스라는 재료를 골랐던 것 같다.

이윤정_파랑새가 있는 풍경_한지에 수묵채색_82.5×57.5cm_2022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수묵채색_74×141cm_2023
이윤정_깊고깊은 산_한지에 채색, 레이스끈 재봉_32×102.5cm_2023

색이 입혀진 한지나 흰 벽에 레이스 끈으로 산을 드로잉한다. 굵고 가는 레이스 선들이 얽히고 꼬이고 겹치면서 산의 주름을 묘사해 나간다. 두께와 독특한 질감으로 평면과 부조 사이를 넘나든다. 레이스를 재봉하는 색실도 그 위에서 상하좌우를 누비며 나름의 드로잉을 펼쳐나간다. 고르지 않고 너덜거리며 늘어지고 엉켜버린 실도 자유로운 선의 역할을 한다. 거기에 그림자까지 가세하면 드로잉의 선이 더 선명해지고 입체감이 생긴다. 이 레이스 드로잉이 수묵산수화와 연결지어지는가? 동시대 미술에서 장르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다지만 나는 이 작품들을 산수화라고 말한다, 백색산수. 재료는 레이스 끈과 실이지만 나는 산수의 주름(皴)을 따라가며 산을 읽었고 그것을 표현했다. 선의 강약과 농담과 번짐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레이스 끈을 재봉하였다. 이 작품들은 동양화와 동떨어진 재료를 쓰고 있지만 동양화에 근간을 두고 있다. ■ 이윤정

Vol.20240229b | 이윤정展 / LEEYOONJEONG / 李侖貞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