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너머 : 흩어진 선

박경호展 / PARKKYOUNGHO / 朴京浩 / painting   2024_0229 ▶ 2024_0328 / 주말,공휴일 휴관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118×82cm_202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4 이랜드문화재단 14기 공모작가展

관람시간 / 08:00am~05: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59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0)2.2029.9885 www.elandgallery.com

세상은 수많은 다양성이 공존하며 성장하는 곳이다. 자유로운 사유는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원천이다. 따라서 모든 개념을 이분법적으로 나눈다는 것은 그 가능성을 막는 일일 수 있다. 모두가 둘로는 나눌 수 없는 다양성의 영역들을 충분히 존중할 때, 세상은 더 큰 가치로 나아갈 수 있다. 박경호 작가는 쓰고 남은 굳은 물감들을 캔버스에 붙이고 긁어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쓰임이 다 한 존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 속에서 다양성을 이끌어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생각을 구분하는 기준점의 모순을 드러내고, 그것을 배제했을 때 드러나는 무한한 영역의 가능성을 역설한다. 작가에게 '흩어진 선'은 이분법적 사고로 설명할 수 없는 무수한 개념들이다. 수직이나 수평적 구조가 아닌,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가치를 드러내는 자유로운 사고의 뿌리이다. 전시를 통해 사회적 통념을 구분 짓는 선들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사유를 통해 삶을 정의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기대한다. ■ 이랜드 문화재단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118×82cm_2023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74×62.2cm_2023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74×62.2cm_2023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54.3×46.8cm_2023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54.3×46.8cm_2023

작품은 유리 위에 굳은 물감을 칼로 긁어 만들어진 오브제로 작업하였다. 여느 때와 같이 작업을 마무리하고 팔레트를 정리하던 중 긁어낸 물감에서 이끼나 세포처럼 보이는 물질을 보았다. 그것은 본래 재료의 특성이 변질된 새로운 형태의 물성이다. 처음 버리려 했던 행위가 생명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고, 그것은 더 이상 물감 찌꺼기가 아닌 새롭고 독창적인 오브제가 된다. 차가운 칼끝에서 만들어졌지만, 푸근한 자연의 질감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오브제를 보면서 실패와 좌절 속에서 희망을 품고 또다시 일어서려는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다.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53×72.7cm_2022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53×45.5cm_2023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53×45.5cm_2023
박경호_MATERIAL_scraped acrylic debris_53×45.5cm_2023

작품은 더 이상 형상과 물성의 응고물이 아닌 관념의 응고물이 된다. 눈앞의 삶이 진정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것으로 다가올 때,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산다. 어느 특정 감정과 욕구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눈앞의 상황에 온전히 몰두함으로써 존재를 바라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시작과 끝이 없는 자연의 순환과정을 작업 행위로 구현하고 일련의 작업 과정에서 채움과 비움의 과정을 통해 물(物)을 장(場)으로 전환하였다. 텅 빈 장은 누군가에게 상상 속 그려지는 경험 또는 깊은 곳 숨겨져 있던 어떠한 생각과 감정이 그려질 공간이 된다. 이러한 작업 과정의 태도는 만물의 순환과정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가르침이고,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우리 인생의 표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박경호

Vol.20240227a | 박경호展 / PARKKYOUNGHO / 朴京浩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