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ile Tangible

김령아_손지윤_임채홍展   2024_0223 ▶ 2024_032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4_0224_토요일_04:00pm

기획 / 이윤지

관람시간 화~금요일_11:00am~05:00pm 주말_11:00am~06:00pm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이고 artspace EGO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80번길 10-6 B1 @artspace_ego

벽에 걸린 회화 작품을 마주했을 때 눈동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엇일까. 작품을 마주한 우리는 캔버스 위 화면 속을 보고 있을지도 혹은 걸려있는 프레임이나 천, 또는 종이라는 사물 자체를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오래된 질문은 우리가 진정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시간을 거슬러 보았을 때, 현대미술은 2차원 평면 위에 구현된 3차원 환영을 넘어 완전한 평면성(flatness)과 같은 회화(painting)의 본질적 성질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틀과 천 등 정해진 몇몇 조건이 있는 회화에서 평면성은 필수불가결한 설정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이후 미술은 이러한 기본 원칙과 회화라는 개념 자체에 가진 의문을 드러냈고, 나아가 오늘날 동시대 작가들은 회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물질적 요소들을 매개로 회화 매체와 인지 범위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Fragile Tangible展_아트스페이스 이고_2024
Fragile Tangible展_아트스페이스 이고_2024
Fragile Tangible展_아트스페이스 이고_2024
Fragile Tangible展_아트스페이스 이고_2024
Fragile Tangible展_아트스페이스 이고_2024

본 전시에 참여하는 세 작가는 평면이 아닌 무언가를 평면으로서의 결과로 보여주는데, 캔버스를 지지하는 틀과 당겨진 천(손지윤), 물감의 레이어가 쌓이며 생긴 미세한 틈이 창조한 차원(김령아), 납작한 종이(한지)를 3차원 입체로 만들고 색을 먹인 후, 이를 다시 2차원 평면으로 전환한 상태(임채홍) 등을 가시적으로 나타낸다. 아울러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 보이지 않았으나 존재한다고 느꼈던 대상들을 표면 위로 불러내고자 한다. 유동적인 대상을 평면으로 박제해 단단한 영원함을 선사하기도, 납작한 픽셀 데이터를 현실에서 쌓아 올려 차원이라는 입체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또, 유연하게 움직이는 프레임(frame)과 늘어나 있는 천의 물성을 입체가 된 평면의 전면에 배치하며 기존의 구조에 질문을 던진다.

김령아_ㅁ으로부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미디엄_91×91cm_2024
김령아_Blind_나무패널에 종이, 아크릴채색, 미디엄_116.8×91cm_2024
손지윤_disassemble_나무판재에 경첩, 면천에 먹지와 연필 드로잉_52×52×7.5cm_2024
손지윤_disassemble_나무판재에 경첩, 면천에 먹지와 연필 드로잉_75×75×20cm_2024
임채홍_공 전개도 20_한지에 수묵_100×100cm_2023
임채홍_다섯 개의 구름과 종이비행기 5_한지에 채색_29.7×21cm_2024

이들의 작업에서 일제히 느껴지는 것은 변하거나 부서지기 쉬운 연약한(fragile) 무언가일 테지만, 그것이 손에 잡힐 듯 견고하게 자리하고 있음(tangible)을 눈으로 볼 수 있다. 'fragile; 연약한'과 'tangible; 유형의, 실재하는'이라는 두 형용사는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작가의 작업이 구축해낸 세계에서는 두 형용사에 동시에 동일한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혹자는 그 세계를 목격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이나 외부에서 견고하거나 연약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환되거나 두 개의 성질을 공유하고 있었음을 깨닫는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비록 그 대상은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겠지만 말이다. ■ 이윤지

Vol.20240223d | Fragile Tangibl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