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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현대차 정몽구 재단
관람시간 / 09:00~07:00pm / 주말_10:00~07:00pm / 공휴일 휴관
온드림 소사이어티 ONDREAM SOCIETY 서울 중구 명동길 73 1층 커뮤니티 스페이스 Tel. +82.(0)2.6958.5421 www.ondreamsociety.org @ondream_society
최근 돌발성 폭우를 마주치는 경험이 빈번해졌다. 게릴라성 폭우가 찰나에 뿌리는 물의 양은 약 1만 8천 톤이라고 한다. 나는 이러한 숫자의 규모를 통해 잠시나마 잊고 있던 기후위기를 상기하게 된다. ● 우리는 일상적으로 물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위력을 종종 간과하지만 인간의 영역에 예상치 못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 그것을 크게 지각하게 된다. 인간의 사적인 공간에 은밀히 침투하는 것부터 도시 체계에 균열을 발생시키기까지 물은 끊임없이 이동하며 광범위한 작용을 일으킨다. 또한 순환을 통해 인간의 인식에서 벗어나 있던 도시 내부의 비인간들과 접촉하고, 새로운 관계망을 생성한다. 이로 인해 지하세계에 은둔해있던 비인간들이 홍수처럼 범람하며, 영원히 접촉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서로 다른 개체들이 충돌하는 이례적인 현상들이 발생하게 된다.
물과 도시의 비인간들이 결합하며 만들어지는 요술같은 스펙타클은 그 규모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관찰된다. ● 대량의 물은 단기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빠르게 사라진다. 자연물과 인공물을 혼합하여 한 덩어리로 만들고, 지하층에 있던 식물들의 뿌리를 뽑아 지상으로 건져 올린다. 또한 하수구에 쌓여있던 쓰레기를 역류시키고, 콘크리트를 해체하여 내부에 있던 흙을 끄집어 내 지상과 지하의 경계를 흐린다. 물의 힘에 저항하지 못한 비인간들은 원래의 자리를 이탈하거나 움직이던 방향이 강제로 전환되기도 한다.
소량의 물은 은밀히 침입하여 비인간의 몸통을 관통하여 물성을 바꾸거나 외부에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건축물 틈새로 침투하고, 공간 안의 사물들의 내부로 스며든다. 수증기의 형태로 공간을 떠돌고 있다가, 곰팡이, 유리와 같은 투명한 존재와 접촉하여 이들을 불-투명화 시키기도 한다. ● 물의 힘으로 원위치를 이탈한 도시의 비인간들은 마치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한 것처럼 새롭게 재구성된다. 이 개편된 세계 안에서 이들은 또 다른 속성을 획득하고 확장된 네트워크에 편입된다. 이들은 인간 세계의 공식 아래 '질서 속 존재'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역으로 인간 세계의 경계를 침범하여 기묘하고 미스터리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말이다. ■ 황문정
Vol.20231230a | 황문정展 / HWANGMOONJUNG / 黄文楨 / installation.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