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튜디오 / 2023_1228 ▶ 2023_1230
참여작가 / 김지수_이태헌_정영도
주최,주관 / 강릉시_강릉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 12월 28일_02:00pm~06:00pm
명주예술마당 Myeongju Art Center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2021번길 9-1 Tel. +82.(0)33.647.6802 www.gncaf.or.kr/contents.asp?page=340 @gncaf
강릉의 자연, 특히 강릉의 바람에 대한 감흥을 기록하고 있다. '양간지풍'이라고도 부르는 강릉의 봄바람은 강릉으로 갓 이주한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후 휘몰아치던 바람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레지던시에 입주하게 되었고 변화된 환경에서 한정된 기간 동안의 고유한 강릉을 담아내기 위해 나는 늘 오감을 예민하게 곤두세우며 섬세하게 작업했다. 내게 인상적인 몇몇의 풍경이 있다. 보름달과 달빛으로 물든 바다, 안반데기를 지나는 은하수, 소나무 숲 사이로 쏟아지던 달, 그리고 녹색과 대비되어 주황색 점처럼 콕콕 박힌 가을 거리의 감나무들 등이다. 그렇게 강릉을 느끼며 손으로 풀어내던 11월 초순 즈음, 몸이 휩쓸리고 중심을 잃을 것만 같은 강한 바람이 다시 한번 강릉에 왔다. 간신히 근처의 찻집에 앉아 창밖으로 흔들리는 이파리를 바라보다 문득, 나의 내면에 서늘하게 자리하던 파란 불씨가 바람과 함께 확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 강릉은 나에게 바람으로 다가오는구나' 강릉에서 마주한 격정적인 바람은 나에게 해방감과 함께 생의 감각을 일깨워준다. 속삭이는 듯 휘파람 부는 듯, 파도와 같은 바람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그 움직임을 떠올리고 손으로 그 모양을 그렸다. ■ 김지수
미디어아트를 가장 처음 시작할 때, 저는 - 우리의 마음을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마음 펌웨어 업데이트랄까요? 그런데 요즘 결국 그것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고민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곳 강릉에서 '쉬엄쉬엄'이라는 뜻을 가진 '시나미'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시나미라는 사치를 선물했습니다. 어차피 고민 탓에 작품도 잘 안됐었거든요. 강릉은 참 시나미 하기 좋은 곳입니다. 특히 해변을 맨발로 걸을 때 느껴지는 실존적 촉감과, 파도가 들어왔다 나가는 중첩 소리, 사실은 곡선인데 직선처럼 보이는 수평선을 참 좋아합니다. ● 시나미하며, '내가 왜 예술을 하게 되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참 거창하게도, '마음 해방을 위한 투쟁'을 선포하며 '자유롭게 변화할 수 있는 존재'와 '이를 지탱해 줄 믿음의 연대'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혼자 투쟁만을 생각하며 전력 질주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건 당신과 함께하는 연대인데 말이죠. 당신을 '나'의 공간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여전히, 상은 무한히 반사되고, 소리는 켜켜이 중첩됩니다. 그럼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당신 덕분에, 건강한 모습으로 너에게 닿기 위해서. ■ 이태헌
내 작업은 평면을 바탕으로 확고하지만, 횡설수설하는 개인 관점의 유기적인 변화와 그 과정을 드러내는 무대이다. 토이 스토리의 앤디가 우디와 버즈, 그리고 그 외 다수의 장난감으로, 그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연출했듯 나는 시각적 형상이라는 우주에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캐릭터들을 수집해서 하나의 장에 함께 세운다. 수평적으로는 이야기의 서사를 콜라주의 형식으로, 수직적으로는 추상표현주의의 푸쉬 앤 풀 시스템을 자유연상법의 응용으로 구성하되, 이들로 중첩된 이미지 층들은 일종의 균형을 함께 이룬다. ● 경포를 담다, 그 중간중간 누렇게 휑해진 터와 거뭇 납작해진 언덕 곁에 산처럼 통나무가 쌓여있음이 눈에 들어왔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들이 동그랗게 무의 상징 영을 그렸다. 황무지처럼 지난 자리는 비었지만, 새로운 아이들의 다시 섬을 생각하니, 이내 비통한 나무의 밑동들이 각각의 얼굴이 되어 영원할 것 같이 내 가슴에 각인이 되었다. 먼저, 명료하게 나를 환기한 상징성에 대한 가시적인 적용은 작업에 자연스레 받아들여졌다. 나아가 예술의 완성과 전시 방식에 대해 불멸하고도 견고한 믿음을 잠시 놓아두고, 태도를 새로이 해야 할 시기임을 직감한다. 2023. 7. 24부터 현재까지의 명주동, 강릉에서의 시간과 함께한 이들과의 기억에 대한 찬미를 출품한 페인팅 작품 간의 부분적인 연계를 통해 이번 전시에서만 볼 수 있는 하나의 한시적인 결과로써 남기며, 회화의 영구적 완성에 대한 하나의 도전이 이곳에 기록으로 남길 바란다. ■ 정영도
Vol.20231228b | 하슬라에서, 바람이 네게 설 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