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는… In our village…

윤종필展 / YOONJONGPIL / 尹種弼 / printing   2023_1226 ▶ 2023_1231

윤종필_하늘 열린 땅, 강화_우드컷 프린트_122×244cm_202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윤종필 페이스북으로 갑니다.

윤종필 인스타그램_@jean_pierre_yoon

초대일시 / 2023_1226_화요일_05:00pm

윤종필 커뮤니티 판화展

기획 / 컬렉티브 커뮤니티 스튜디오525_꾸물꾸물문화학교 주관 /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주최 / 인천광역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가온갤러리 Incheon Educational and Cultural Center For Students Gaon Gallery 인천 중구 자유공원로 12 (인현동 5번지) 2층 Tel. +82.(0)32.760.3400 www.iecs.go.kr

사회예술로서 윤종필의 커뮤니티아트 ● 여기 공동체 활동을 자신의 이념과 방법과 과정으로 온전히 받아들여 탁월한 수준의 커뮤니티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윤종필과 그의 벗들이 있다. 윤종필은 지난 20여년 예술 활동 가운데 대부분의 이력을 공공미술과 커뮤니티아트 관련 일들로 채워왔다. 윤종필의 커뮤니티아트는 공동체 속의 예술이다. 그것은 공동체와의 협업이며, 공동체의 가치를 담은 과정으로서의 예술이다. 그는 인천의 도시와 마을 속에서 살아가면서 시민과 주민들 주체들과 협업하며 판화작업을 통하여 자신의 재주와 꿈과 뜻을 공유재로 펼쳐왔다. 이 글은 그의 활동을 둘러싼 비평적 개념들을 정리해 보고 그와 그의 벗들이 걸어온 과정과 그 결과들을 사회예술과 커뮤니티아트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비평적 논의이다. ● 윤종필의 커뮤니티아트는 '사회예술'이라는 비평적 관점에서 매우 보편적이면서도 차별화한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사회예술(Social Art)은 '사회적 예술'과 같은 용어로서 미국의 사회적 리얼리즘(Social Realism)이나 요셉 보이스의 사회조형(Soziale Plastik) 등에서 사용하는 '사회적'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사회적 장에 대한 참여와 개입과 사회적 장에서 작동하는 예술'이라는 범주 규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사회예술은 제도화한 예술공간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예술적 실천의 범주를 사회적 장으로 확장하여 사회적 장에서 작동하는 예술이다. 한국의 사회예술은 현장미술과 공공미술이라는 두 가지 요소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윤종필_백령_우드컷 프린트_122×244cm_2022

예술과 사회가 관계 맺는 방식이나 방법, 수준, 규모 등에 따라 사회예술의 갈래는 네 가지 정도로 나뉜다. 비판예술과 액티비스트아트, 커뮤니티아트, 공공예술 등은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탈근대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동시대 예술의 핵심 개념들이다. 사회예술은 사회의 구조와 현상을 의제화하는 예술이자, 사회적 통념을 넘어서는 전유와 전복의 예술이며, 공동체적 가치를 지향하고 예술적 소통을 추구하는 실천적 예술이다. 사회예술의 네 가지 핵심 가운데, 액티비스트아트와 커뮤니티아트는 예술적 실천과 사회적 실천을 균형과 조화의 관점에서 견인하는 영역으로서 '본격적인 사회예술'에 속한다. ● 윤종필은 사회예술의 이념과 지향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 그 길을 만들어 나가는 예술가이다. 사회예술은 사회적 의제와 방법을 채택하는 예술이다. 커뮤니티아트와 액티비스트아트가 본격 사회예술이라면, 비판예술과 공공예술는 광의의 사회예술이다. 본격 사회예술이 예술의 장과 사회의 장에서 교집합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라면, 광의의 사회예술은 사회적 장에서 펼쳐지는 예술을 포괄한다. 비판예술이 예술 중심적이라면 공공예술은 사회 중심적이다. 그 가운데 영역에 존재하는 것이 커뮤니티아트나 액티비스트아트로서 이는 사회예술의 핵심을 이룬다.

윤종필_주부토 계양_우드컷 프린트_122×244cm_2023

그가 특정 의제를 상정하고 그것을 펼쳐나가기보다는 특정 장소, 즉 일정한 범주의 마을이나 지역을 상정하고 그 공간이나 장소의 내용과 형식을 예술활동의 준거로 삼는다는 점에서 윤종필은 각별히 주목할만한 커뮤니티아티스트다. 커뮤니티아트는 마을이나 직장 단위의 공동체 가치를 지향하며, 공동체 구성원들과의 협업과 상호부조의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는 예술이며, 온오프 라인 상의 소통으로 그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액티비스트아트는 의제 현장에 참여하고 개입해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으로서, 정치예술과 저항예술 등의 개념을 포괄하며 사회적 소통의 장에서 작동한다. 이 두 가지 항목의 본격 사회예술은 현장 중심과 의제 중심으로 나뉘는데, 커뮤니티아트가 장소특정적예술(site-specific art)이라면, 액티비스트아트는 의제특정적예술(agenda-specific art)이다. ● 윤종필은 장소특정성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그의 활동은 마을과 예술, 시장과 예술 등 다양한 공동체 단위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의 커뮤니티아트는 공간 중심의 예술과 공동체 중심의 예술 양자를 포괄한다. 그것은 장소 기반일뿐더러 공동체성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이며, 사회적 자본을 강화하는 공동체적 유대와 연대의 관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종필은 예술활동을 통하여 사회의 잠재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네트워크나 호혜성, 신뢰 등을 넓히는 일을 해왔다. 커뮤니티아트는 전문예술가와 공동체구성원 사이의 상호작용이 전제되어야만 성립가능한 것이어서 생활문화공동체와 공동체예술 사이의 상호관계를 살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윤종필_천도남동(遷都 南洞)_우드컷 프린트_122×244cm_2022

이번 전시 『소셜아티스트 윤종필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판화' 프로젝트』는 부평과 미추홀, 연수, 남동, 옹진, 강화 등에서의 프로젝트들을 엮어서 선보이는 자리다. 인천을 중심으로 한 미술현장, 나아가 인천을 비롯한 여러 도시들의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활동을 해온 그의 넓이와 깊이를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윤종필이라는 한 예술가를 통하여 예술의 사회적 실천이 어느 정도까지 넓고 깊게 펼쳐지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이다. 이 전시는 단일 사업을 보고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난 2017년부터 2023년 사이에 추진한 커뮤니티판화 작품들 전체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것은 급속도로 미술시장 중심의 상품화 과정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미술계 지형도를 생각해볼 때 대안적 예술활동으로 주목할만한 일이다.

윤종필_삶-피 땀 눈물_우드컷 프린트_122×244cm_2020

윤종필은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프랑스로 건너가 학부와 대학원 석사를 마치며 특히 판화 분야의 전문성을 획득했다. 유학 이후 인천에 자리잡고 본격 활동을 시작한 그는 지난 20년 가까이 커뮤니티아티스트로 활동해왔다. 1990년대부터 판화와 사진, 영상 매체에 관심을 가져온 그는 2006년 안양의 스톤앤워터에서의 『석수시장프로젝트: 가가호호』, 『리트머스 테라피-자가회복』(2008) 등에 참가하면서 커뮤니티아트 활동을 시작했다. 이 시기는 2세대 대안공간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고미술 프로젝트가 활성화하던 때이다. 기존의 물질형식의 공공미술이 과정한 물량주의, 작가주의에 매몰되어 있다는 비판과 반성으로부터 나온 새로운 공공미술 논의는 커뮤니티아트를 주요 덕목으로 삼았다.

윤종필_만석동 9번지 1_우드컷 프린트_60×119cm_2021

그는 안양과 안산에서의 두 프로젝트 이외에도 『갖고 싶은 프로젝트』(2006), 『홍예문 공공 미술프로젝트』(2006-07), 『2007 ·Art in City: 인덕원 프로젝트』, 『조동모서(朝東暮西) 예술가들의 장돌뱅이 프로젝트』(2008), 『NaCl_자연과 예술이 순환하는 풍경, 소래생태습지공원』(2008), 『2009 마을미술프로젝트 ; Art+Dream+Space 부평』, 『2014 공공미술 2.0: 즐거운 나의집』, 『2016 인천예술소동 300 & party』, 『2020-21 옹진군 공공미술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통하여 커뮤니티아티스트로서 활동해왔다. 이외에도 『동네문화를 재생하는 동네예술가프로젝트』(2009) 등 다수의 다원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윤종필_만석동 9번지 2_우드컷 프린트_60×119cm_2021

이렇듯 윤종필의 공동체 현장 활동들은 작업실과 전시장 사이를 오가는 여느 예술가들과는 확연히 차별화하는 활동양식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서도 2009년부터 시작한 『꾸물꾸물문화학교』는 오늘날의 윤종필을 있게 한 매우 중요한 틀거리다. 그는 꾸물꾸물문화학교를 통하여 지역공동체의 시민, 학생과 함께 하는 미술교육 기반의 예술적 실천을 이어왔다. 그것은 판화교실이라는 미술교육 프로그램의 외형을 가졌으되 실제 내용은 판화 창작이라는 성과물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공동체 구성원과의 소통과 교감, 그리고 이를 통한 공동체 활동에 있다. 그것은 방법과 규모의 면에서 확연히 차별화했다. 지역주민과 학생들을 만나는 체계적인 활동 방식과 작품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치밀한 기획력 또한 매우 각별한 것이었다.

윤종필_만석동 9번지-화초2, 지판화_39×27cm_2021

높이 1.22미터, 너비 2.44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판화 작품들을 완성하기까지 윤종필은 참여자들과 함께 조사와 연구를 기반으로 해당 공동체의 역사성과 장소성 등을 고려한 서사를 구축하고 그것을 어떻게 형식적으로 풀어낸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그것은 시민의 상식을 기본으로 하되 그것을 넘어서는 예술적 상상력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조사연구와 토론 과정을 거친다. 해당 지역의 역사와 상징들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윤종필은 철저하게 공동창작이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가르치는 선생이 아니라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협력자 내지는 시민학생이 예술가로 진화하는 과정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위치에서 윤종필은 커뮤니티아티스트로서 빛나는 지혜와 미덕을 발휘했다. ● 그것은 1980년대 초반에 펼쳐진 광자협과 두렁의 현장미술 운동과 깊은 연관을 맺는다. 광주의 시민미술학교에서 예술가와 시민이 경계를 허물고 시민의 미술교사와 새로운 창작가 모델로 만났고, 두렁의 예술가들이 시도했던 (어는 누구의 단독 창작이 아닌) 여럿이 협업하여 거대한 작품을 단시간 내에 완성시켜내는 공동창작이라는 현장미술의 원칙이 30여년이 시간과 장소를 건너뛰어 인천의 윤종필과 그의 협력 시민예술가들에게서 탁월한 예술활동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윤종필과 그의 벗들은 서구미술 담론에 익숙한 비서구권 미술계에서 한국의 상황과 조건에 맞게 자생력을 갖춰온 미술운동의 성취를 온전히 자신과 공동체 구성원들의 내재적 힘과 뜻으로 일궈냈다.

윤종필_만석동 9번지-잡초_우드컷 프린트_115×60cm_2021

윤종필은 예술을 앞세우지 않고 생활문화 관점에서 소통하고 실천한다. 생활문화공동체에서는 주민조직, 주민리더, 주민자치, 주민공동체, 마을 만들기, 마을공동체 등의 지역사회의 문화자본으로 평가되는 기준에 초점을 두면서 공동체의 문화적 가치나 질적 효과성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의 커뮤니티아트는 공동체 구성원이 주체가 되어 활동하는 예술로서 예술 전문가 외에 프로젝트 구성원의 참여라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문화의 소비자와 공급자의 경계가 일정부분 사라지고, 구성원들의 삶의 요소가 담긴 예술활동은 이번 전시에서처럼 통하여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는 문화콘텐츠로 확장하기도 한다. 윤종필과 그의 벗들이 이룩한 공동체성과 상호작용의 커뮤니티아트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사회예술로서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다. ■ 김준기

작가와의 대화 및 콜로키움 - 일시 : 2023. 12. 26 (화) 오후 5시 - 장소 :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가온갤러리 - 주제발제1. 꾸물꾸물문화학교 14년 / 윤종필(커뮤니티 아티스트) - 주제발제2. 사회적예술로서의 윤종필의 커뮤니티 아트 / 김준기(미술비평, 광주시립미술관장) - 종합토론. 현광일(동네지식인), 최병화(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교사), 정진주(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과장)

Vol.20231226c | 윤종필展 / YOONJONGPIL / 尹種弼 / pr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