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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홈페이지_www.printprintshop.com 인스타그램_@sora_k.i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주최,주관 / 김소라
관람시간 / 01:00pm~08:00pm
별관 OUTHOUSE 서울 마포구 망원로 74 (망원동 414-62번지) 2층 Tel. +82.(0)507.1305.1459 outhouse.kr facebook.com/outhouse.info @outhouse.seoul
다녀간 곳 찾아간 곳 '이쯤' ● 김소라는 도달할 수 없는 '그때'를 '이쯤'에서 사진과 음악으로 기록한다. 소라에게 편지를 쓰던 이의 시공을 찾아가는 소라의 여정을, 소라인 우리들에게 전한다. 이번 김소라 개인전 《파독: 소라에게》는 시각예술가이자 뮤지션인 김소라가 사진을 기반으로 과거에 접속하는 세 번째 프로젝트다. 첫 번째 개인전 《사진동굴》(스페이스55, 2021)에서 김소라는 이제는 아버지의 유품이 된 1970년대 사진을 단서로 경주에 방문해 자신에게 공백으로 남은 아버지의 시간에 접속을 시도하였다. 도달할 수 없는 아버지의 삶을, 남겨진 사진이라는 오리지널한 데이터에 자신이 만든 현재의 데이터를 추가함으로써 단절된 과거에 연속성을 부여하는 시청각적 시도를 보여주었다. 두 번째 개인전 《복순투어》(스튜디오 부여, 2022)에서 김소라는 충청남도 부여에서 나고 자란 진복순 여사로부터 건네받은 사진을 기반으로 인화된 사진을 '넘어가' 타인이 거쳐온 미지의 시간을 지금 자신의 시간과 이으며 과거를 현재로, 현재를 과거로 확장하는 시도를 역시 시청각적으로 보여주었다.
《파독: 소라에게》는 1970년대 파독 간호사 공순향 여사의 편지로부터 시작한다. 친구 순향과 소라(본명 순희)는 독일에 함께 파송되었으나 예상을 깨고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배정되었다. 순향은 남부 슈바인푸르트 Schweinfurt, 소라는 북부 함부르크 Hamburg 근처 병원에서 약 900일 간의 간호사 업무를 하게 됐다. 순향은 낯선 곳에서의 고되고 허무한 일상을 편지로 잇고 사진으로 담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공순향의 70년대 편지는 자신의 일상을 1인칭 시점으로 기술하고 있다. "소라야!" 혹은 "소라!"라고 친구를 반복적으로 호명한 후, 그날 자신에 쌓인 심상을 친구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나와 당신의 안부를 만들어갔다. 그녀는 근무하던 병원이 있던 슈바인푸르트 도시와 근교 루트비히스부르크 Ludwigsburg, 인접한 유럽 국가들을 방문하며 많은 사진을 남겼다. 이 사진들은 대체로 누군가가 순향을 바라보는 3인칭 시점 구도이다. 사진은 순향이 머무른 곳을 담아낸다. 사진은 순향과 소라의 머무름을 간직한다.
파독 간호사로 일하던 순향의 시간, 친구 소라의 그때로 작가 소라가 도착한다. 편지와 몇 장의 사진이 티켓이 되어 출발한 김소라의 작업 여정은 사진 이미지와 채집한 소리로 기록되었다. 프랑크푸르트에 착륙해 우연히 오버진 OBERSINN을 경유한 후, 공순향이 거주한 슈바인푸르트에 닿은 김소라의 여정이 전시장 별관의 흰 벽면에 중첩된 모자이크로 가시화되며 50여 년의 격(隔)을 사이로 겹치는 동시에 마인강처럼 포개어 흐른다. 소라에게 편지를 쓰던 순향도 바라보았을, 순향을 바라보았을 도시의 조각상은 얼굴에서 발까지 세로 사진으로 배열돼, 50년의 긴 시간의 무수한 변화 속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상징한다.
김소라는 공순향 여사를 어머니로 둔 싱어송라이터 시와, 전자 음악가 키라라 KIRARA와 함께 소라를 부른다. 작고 검은 방에서 시와가 부른 〈소라에게〉가 흘러나온다. 이어 벽면이 나무로 된 방에서는 루트비히스부르크 궁전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며 소라 친구 순향의 근무 외 시간, 휴식의 여정을 보여준다. '보존되는' 오랜 궁전에서 작가 소라는 순향의 시간에 방문한다. 분수 사진의 흩어지는 물줄기는 오래된 여전함의 증거이면서도, 매번 다르게 물방울을 튀기며 지금이라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증명한다. 전시로 펼쳐지고 포개는 김소라의 여정은 사진집 『파독: 소라에게』로도 담겨 전시장 한 켠에 놓여 있다. 그 곁에는 기획자 강정아가 일본에 머물며 만든 사진과 글을 담은 『묘지를 배회하는 여자』가 있다. 작가 소라에게서 순향의 편지를 받고, 응답하는 정아의 글은 간호사 파독을 '코리안 디아스포라'라는 넓은 근현대사의 맥락 위에서 함께 바라본다. 미지에서의 노동이 국가 발전의 기반이 되었던 사람들, 전적으로 자발적이지 않은 상태로 이주민으로 살아야 했던 사람들과의 공존 감각을 황석영 소설의 '바리데기'를 떠올리며 '소라'라는 이름으로 공감한다.
공순향 여사는 1970년대 외화를 벌기 위해 국가 간 협정으로 파견된 외국인 노동자들 중 한 명의 간호사로 독일에서 일하며, 당시 가능한 방법으로 자신의 삶을 혹은 낯선 곳에서 '자신'이 실존함을 기록해왔다. 이러한 공순향의 물질적 흔적은 시-청각 예술가 김소라와 만나며 여러 갈래로 흩트러지고,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가족보다는 가까이 같은 독일 하늘 아래 머무르던 파독 간호사 소라의 자리를 만들어두고, 또 한 명의 '소라'인 자신의 이야기를 소라에게 건네던 그곳의 순향을 이쯤에서 만난다. 이번 전시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사는 우리"들을1) 작가 김소라가 그때의 소라에게, 자신에게, 소라인 우리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바라봐주길 바란다. 💌 ■ 김솔지
* 각주 1) 공순향 여사가 소라(순희)에게 보낸 1970년대 편지에서 인용.
Vol.20231208f | 김소라展 / KIMSORA / 金素羅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