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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국민체육진흥공단_소마미술관
관람료 / 성인 3,000원 / 청소년 2,000원 / 어린이 1,000원 기타 자세한 사항은 ▶ 홈페이지 참고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주 수요일)_10:00am~09:00pm
소마드로잉센터 SOMA DRAWING CENTER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방이동 88-2번지) 1관 5전시실 Tel. +82.(0)2.425.1077 soma.kspo.or.kr @soma_museum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조현재) 소마미술관은 오는 2023년 12월 08일부터 2024년 1월 7일까지 정혜련 작가의 개인전 『마이그레이션_US2-Migration』를 개최합니다. 소마미술관은 매년 드로잉센터 작가공모를 통해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있으며, 공모전에 최종 선정된 작가를 『Into Drawing』이라는 정례 전을 통해 조명하고 있습니다. 정혜련 작가는 2022년 선정된 3명의 작가 중 세 번째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 소마미술관의 환경적 변화 데이터를 활용하여 공간을 조형적으로 재해석한 직관적인 드로잉의 차원을 넘어 기후 및 환경변화에 대한 이미지 해석을 담아낸 설치작품, 미디어 작품 등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에 기자님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소마미술관
현실과 가상의 온·오프라인 혼합 드로잉 ● 정혜련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변화되고 있는 세계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작품에 적용해 왔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수많은 가상전시가 생겨나고 비대면이 일상화되었다. 작품을 전시하는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작가들의 주제의식도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정혜련 작가 또한 예술환경의 변화를 기민하게 관찰하고 작품에 적용하는데, 2021년 시작된 「US2」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 『US2-Migration 마이그레이션』에서 'Migration'은 '이주'를 뜻한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작가는 어스2(Earth2)라는 메타버스 가상부동산 토지거래 게임을 접하게 된다. 이 게임은 가상의 지구를 1:1로 맵핑한 세계를 VR로 즐기는 게임이었는데, 투자열풍과 함께 가상자산 투자처로 주목받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지켜보며 자본과 예술이 점차 온·오프라인에 구분 없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게 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급격히 증가하는 가상공간은 오프라인 공간을 대신하는 용도를 넘어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고 있다. 결국 우리(us)는 온라인 세상으로 이주(Migration)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작가는 나름의 규칙과 재해석 과정을 통해 가상 세계에 대한 메시지를 공간 드로잉으로 펼쳐 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심 속 공원에 위치한 소마미술관의 환경적 변화를 물리적 공간에 적용시켰다. 매일 달라지는 날씨와 오염도 등 환경변화 데이터는 프로그램에 의해 선(Line) 형태로 방향을 설정하고 자유롭게 루트를 만들며 이미지를 전개하였다. 전시장 벽면에 얽인 선들로 이루어진 추상 이미지가 환경 데이터값을 변환한 디지털 드로잉이다. 다음 과정으로 공간 설치를 위해 가상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다. 선을 추려내고 3D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3차원으로 시뮬레이션한다. 현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오차를 줄이는 것이다. 설치물 제작 시 위험요소와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스테인리스 스틸 안에 LED조명을 심었는데, 전시장 외부의 날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받고 분석하여 그 결과값을 빛으로 표현하였다. 곡선을 연결하는 수십 개의 모듈이 완성되면 모두 이어 붙이고 천장에 매달아 완성한다. 얼핏 보면 스케치하듯 빠르게 구사한 드로잉 같지만 실상은 오랜 시간을 들여 면밀하게 계산하고 빈틈없이 구성한 온·오프라인 혼합 드로잉이다. 완성된 작품을 큰 시야로 보면 마치 얽혀있는 실타래를 무중력 상태에서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을 상상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마냥 꼬이거나 뭉친 것이 아닌 적당한 긴장감과 조형성을 구축한다. 이처럼 정혜련의 작업은 공간을 조형적으로 재해석한 직관적인 드로잉의 차원을 넘어 기후 및 환경변화에 대한 이미지 해석이다.
정혜련 작가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줄곧 공간 내·외부에 '선'의 형태로 표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무, 폴리카보네이트, 스테인리스 스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공간을 아우르는 선 드로잉 설치라는 확실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표현방식의 일관성을 꾸준하게 구축하여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다만 그 정체성에 갇혀버릴 위험성 또한 존재한다. 우려의 이유는 정혜련 작가가 가진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때문이다. 그간 작업주제의 변화 양상을 보면 개인의 기억과 사고, 시간의 규칙성 혹은 불연속적인 성질, 예술의 존재와 형태에 대한 고찰, 인류가 걸어온 삶의 문화사적 흔적과 지형 그리고 최근 가상공간과 비가시적 세계에 이르기까지 관심사의 영역이 폭넓게 확장되고 있다. 그에 반해 사유의 결과물은 선을 이용한 공간드로잉 설치로 수렴되면서 작가의 생각과 철학이 상당 부분 상쇄되어 보이는 아쉬움이 있다. 오랫동안 고수해온 설치 방법론이 작가의 상상력을 막는 프레임이 되지 않아야 하겠다. 작가의 유연한 사고와 문제의식이 더욱 잘 드러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본 전시의 주제 『마이그레이션』처럼 작품의 표현방식 또한 새로운 세계를 찾아 서서히 이주하는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소마미술관의 전시를 계기로 향후 소재에 대한 탐색과 수집 그리고 호기심과 메시지가 적극적으로 확장되는 작업을 기대해 본다. ■ 최재혁
Vol.20231208d | 정혜련展 / JUNGHYERYUN / 鄭惠蓮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