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듦

김상덕_김선익_김은정_안성환展   2023_1205 ▶ 2023_121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대구광역시 주관 /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기획 / 김지윤_김지민_박정언_박찬희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예술발전소 DAEGU ART FACTORY 대구 중구 달성로22길 31-12 (수창동 58-2번지) 4층 스튜디오 1, 복도 Tel. +82.(0)53.430.1225~9 www.daeguartfactory.kr @artfactorydgxsuchang

때때로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나이나 성별, 소속이나 신분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한다. 20대는 20대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맏이면 맏이답게 등의 말들은 개인을 개별적인 존재가 아닌 하나의 사회 구성원으로만 바라보게 만든다. 이때 개인은 그 구분점과 사회의 기대에 맞춰 본인을 변형시켜야 하며 형식 안에서 정해진 규칙대로 행동해야만 한다. ● 이 과정에서 개인의 삶과 사회 사이에는 괴리감이라는 서로 어긋난 틈이 생긴다. 우리는 정답 없이 삶에 의문을 가지며 유연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사회에는 정답처럼 정해진 단단한 형식이 있기 때문이다. 유연한 존재들이 단단한 형식에 들어맞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양을 변형하는 과정에서 틈은 발생한다.

김상덕_영웅의 변수_캔버스에 유채, 오일파스텔_193.9×390.9cm_2023

김상덕 작가는 본인이 매력을 느끼고 동경하면서도 직접적으로는 경험해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그린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화면 밖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아슬아슬하고 불확실하며 제어할 수 없는 혼란들을 담아낸다. 이러한 혼란은 결국 개인의 삶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작가는 사회적 불안을 파고들어 현 사회에 대한 간접적인 시선을 제시한다.

김선익_Temporary Garden, 임시 정원_종이에 오프셋 프린트_237.6×168cm_2023

김선익 작가는 명확하게 구분된 경계를 넘어간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무엇이 자연인지, 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작업은, 작가로 하여금 경계 너머 미지의 세계로 발을 디디게 해주었다. 삶과 사회처럼 명확하게 구분된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 사이로 생기는 틈 속에서 유연하게 넘나드는 것들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김은정_번뇌(煩惱)_돌에 목탄_가변크기_2023

김은정 작가는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자연에 빗대어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고자 한다. 불안하고 흔들릴 때마다 찾아간, 일종의 도피처인 자연에서 치유받은 감정을 작업이라는 기록 행위를 통해 다시 한번 위로받는다. 본인의 삶을 사회에 맞추려 할 때마다 서서히 벌어지는 틈 사이를 오히려 파고들어 찾아내고, 예술 작업이라는 행위를 통해 틈을 메우고자 한다.

안성환_PENETRATE INT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45.5×4cm_2023

안성환 작가는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망각된 기억을 파고든다. 삶을 살아가며 자연스레 망각되는 기억들은 점차 잠식되어 가더라도 결국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서 온전한 '나'의 내면을 구성한다. 잊히거나 잊히지 않은, 즉 가공된 기억의 결정체들을 시각적으로 만들어내어 자신의 무의식을 사유해 볼 수 있도록 그 속을 계속해서 파고든다. ● 어긋난 틈을 예술로 메울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틈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집요하게 파고드는 예술가들은 그를 통해 본인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 나가며 우리의 현실을 담아 예술 작품으로 보여준다. 이는 현재 개인의 삶과 사회 사이의 의문을 투영한, 동시대 현상을 담은 예술 활동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의 틈을 들여다보고, 그에 대해 의문을 던지며 함께 파고들어보고자 한다. ■ 김지윤

Vol.20231205f | 파고듦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