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는/이/가]

2023 범어길 프로젝트展   2023_1205 ▶ 2024_0217 / 일,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승환_백수연_이상헌_이슬아_이창운_홍근영_곽진규

후원 / 대구아트웨이_(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_대구광역시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대구아트웨이 DAEGU ARTWAY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지하 2410 (지하철 2호선 범어역 11번 출구) 스페이스 1~4, 지하거리 등 Tel. +82.(0)53.430.1257 dgartway.kr @dg_artway

거리를 걷다 불어오는 찬 바람에 겨울이 다가왔음을 인지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불현듯 감각되어 진 무언가로부터 계절의 시작을 알아차리고, 인식되지 않았던 대상을 통해 생각의 전환을 경험한다. 이처럼 무심결에 지나쳤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수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그것들은 다양한 물질로 구성되어있는데, 물질은 본연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고 외부적 요인에 의해 변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물질의 만남을 통해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거나, 반대로 각 물질이 가진 고유한 성질과 에너지에 따라 분열 또는 소멸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 삶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 사람들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고, 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은 개인에 의해 형성된다. 그러나 개인이 타고난 선천적 기질과 생김새는 모두 다르다. 또한 살아가며 겪게 되는 경험과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겉모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격으로 나타나고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듯 개성 강한 개인이 모여 이룬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사회적 역할에서 돋보이는 구성원이 될 수도 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할 때는 분열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함께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주변을 돌아보고 서로를 보듬으며 삶의 주체가 자기 자신임을 잊지 않고 살아가려고 한다. ● 이번 프로젝트 『은/는/이/가』에서는 어느 날 문득 말을 걸어온 대상과 삶의 주체인 '내'가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동양에서 우주를 구성하는 요소로 보았던 '물(水)', '불(火)', '나무(木)', '쇠(金)', '흙(土)' 다섯 가지를 매개체로 선보이는 작품을 통해 물질의 성질과 에너지를 탐구한다. 따라서 생성과 순환, 분열과 소멸 등으로 나타나는 상호 작용에 의한 작품과 그것을 만들어 낸 예술가 또는 그 밖의 어떤 대상이 건넨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생각의 전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삶의 주체인 '나'의 존재를 다시금 인식하고, 조화로운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기 성찰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백수연_a q u a_영상 라이브작업(퍼포먼스)_01:30:00_2023

백수연 / b.1972 ●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물을 따라 찾아간 곳. 자연을 배경으로 색과 소리가 사라진 화면 속에 한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바위, 물, 바다에 다가가 기대거나 엎드리고 앉으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 작가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자연의 일부를 바라보고 관찰해오고 있다. 가령 비에 젖은 검정 귤나무, 파도를 닮았지만 거친데 이를 바 없는 갯바위, 깊은 곶자왈의 휘어진 길, 바람에 흔들리는 바다 주름 등과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모든 자연 현상에 반응하거나 반영되는 인간의 몸, 즉 작가 자신의 몸을 비롯해 자연이 허락해야만 가능한 작업의 순간들까지도 끊임없이 반복해서 바라본다. 이러한 과정이 담긴 영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직 사라지지 않고 심연의 불안으로 남아있는 오늘날 지구와 인간이 마주한 많은 문제점을 상기시키며 사유하게 한다. ● 물과 몸의 만남을 통해 자연이 보내는 메시지를 자신의 마음으로 충분히 느끼고, 그 마음에 충실하기 위해, 또다시 작가는 물을 따라나선다. 그리고 함께 물을 따라 가보자고 손을 내밀어 본다.

이슬아_Das Leben_백자이장_36×35×17cm_2023

이슬아 / b.1981 ● 어제와 오늘이 확연히 다를지라도, 결국 하나의 삶이다. 완벽한 삶의 모습으로 비추어질지라도 각자 자신의 삶을 들여다볼 때, 부족한 점을 발견하거나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과 결정의 길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종종 그곳에서 뜻밖의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거나 계획했던 것이 어그러질 수도 있다. 이때, 모두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을 뿐더러 각자가 마주한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 역시 제각기 다를 것이다. ● 작가는 자신의 독일 유학 생활을 빗대어 당시 평온했던 주변 풍경과는 달리 현실에 부딪히거나 주저앉고 휘어지며 부러졌던 자신의 모습을 흙이 가지는 물질적 특성인 연성(延性)과 경성(傾性)의 변화를 통해 표현한다. 내면에 담긴 삶의 순서와 규칙에 대한 갈망은 굽기 전 균일하게 잘린 직선으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소란스러워진 현실의 삶은 1,250℃ 뜨거운 가마 속 불의 힘으로부터 뒤틀린 형태가 되어 나타난다. 따라서 흙이 불을 만나 우연에 의해 매번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삶의 모습을 그려 나간다. 그리고 매일의 삶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더라도 결국 누구의 삶도 아닌 나의 삶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홍근영_지하생활자_세라믹_가변설치_2019

홍근영 / b.1984 ● 도자 조각은 점토를 빗어 뜨거운 가마에 구워 내는 과정을 거쳐야 탄생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으로부터 물질에 대한 탐색을 시도하고, 인간 본연의 모습에 한 걸음 다가서고자 한다. 사람의 얼굴이나 몸의 이미지로 재현된 작품들은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나 감정,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되지만 궁극적으로 인간과 관계를 맺는 대상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를 들면 개인과 사물,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또는 개인의 내면, 삶과 죽음 등에 대하여 작가의 시각에서 해석한 결과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의 삶이 투영된 인간과 대상의 관계를 사적이면서도 면밀하게 고찰함과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다음을 위한 기념비가 되어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때로는 기도 행위나 제단 위 성물과 같은 형태로 설치되기도 하고, 보는 이와 마주하게 되는 작품은 새로운 대상이 되어 그 너머의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김승환_불의 발견_단채널 영상_00:31:13_2021

김승환 / b.1981 ● 인류가 불을 발견한 이래 삶의 방식은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 그리고 점차 다양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현대 문명은 급속하게 발달하고 지금의 윤택한 사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가 출현하면서 평범하고 평온했던 일상은 파괴되고 또다시 인류의 위기를 맞이한 듯 보였다. ● 「불의 발견」은 김승환 감독의 2021년 작품으로 바이러스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겪은 문화예술 생태계를 마주하며, 사회·경제·문화·과학 등 다방면이 발달한 현대사회가 단 하나의 DNA로부터 무력해진 상황의 뿌리를 재고하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 그동안 인류는 당연히 지구의 주인인 것처럼 무분별하게 개발하거나 자연을 이용해왔다. 그러나 이렇게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된 것은 어쩌면 지구가 보내는 슬픈 종말의 경고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감독은 '모든 것이 사라진 후 후회하기보다, 사라지기 전에 새로운 인류의 불을 발견해야 하지 않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보여준다. 미래 세대에 물려줄 '새로운 불의 발견'은 당장 인류를 지켜줄 항바이러스 면역체계가 될 수도 있고, 과거로 돌아가 생태적이고 원시적인 삶을 사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방향을 선택하던 인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이자 새로운 불을 찾아 위기를 극복하고 다가올 내일을 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상헌_어느 몽상가의 불확실한 내면 풍경_은행나무, 오크, 아크릴 채색_200×105×50cm_2023

이상헌 / b.1966 ● 자발적 고립과 타의적 고립 - 지난 몇 년간 개인의 자발적 의지와 무관하게 사람들에게는 사회시스템의 보호를 받는 구성원으로서 생존을 위한 고립의 시간이 주어졌다. 예기치 못한 타의적 고립 상태였지만, 그 안에서 대부분은 살아가기 위해 다수의 일반적인 선택을 따르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며 적응하려고 애써왔다. 이때, 사회구성원으로서 개개인은 거부할 수 없는 선택을 할 때도 있었으나 스스로가 사회적 시스템 속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AI와 같은 새로운 매체의 출현과 다양한 소통의 방식이 생겨나면서, 적응하지 못한 낙오자가 발생하기도 하고 사회적 흐름에 따라 상호 간 감정 교류와 소통이 단순화되기도 한다. 반면에, 예술가는 자발적 고립을 통해 오랜 시간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는 선택을 종종 한다. 그리고 결과물을 통해 관람자 즉, 사람들의 감정 교류와 소통을 끌어내는데, 작가는 이러한 예술가를 몽상가라 지칭하며 인간이 만들어낸 시스템 안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오류를 제련하여 작품으로 소통하고자 한다. ●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의자'는 작가의 유년 시절에 감정오류로 인해 선택되어 진 기억의 상징물이다. 기억의 한편, 덩그러니 구석에 놓여있던 의자는 마치 자신의 모습과 같았고, 스스로 극복해야 할 트라우마였다. 그러나 오랜 자발적 고립의 시간 속에서 나무를 깎고 다듬으며, 삶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오류들을 단련함으로써 자신을 대변하는 '자아'이자 새로운 소통의 창구로 전환 시킨다.

이창운_편도여행_스테인레스 스틸, 동력장치_1000×760×840cm_2023

이창운 / b.1986 ●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빙글빙글. 스테인리스 레일 위로 굴러가는 공을 따라 시선이 움직인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공은 동력을 이용한 물리적 힘을 빌려 반복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 이때, 공은 레일 밖으로 이탈하지 않고 정해진 방향으로 이동하며 반복을 위한 시작점에 매번 도달하게 된다. 이 같은 움직임들은 마치 별다를 것 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모습과 닮아있다. 안정적이고 평온해 보이지만 때로는 무기력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보호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획일화된 틀 안에서 벗어나 자신의 주체성을 드러내 보이고, 자유로움을 갈망하기도 한다. ● 따라서 작가는 개인의 삶을 서로 다른 이동 궤적을 가진 작품들로 설정하고, 각각이 모여 군집을 이룰 때는 확장된 사회 전체로 재현한다. 그리고 일정한 움직임을 통해 안정감과 균형감 있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스테인리스 레일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를 긴장감으로 그 이면을 생각하게끔 한다. 또한 반복되는 당연한 현실을 일깨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으로 환기하려는 움직임을 작품에 담는다. ■ 대구아트웨이

Vol.20231205e | [은/는/이/가]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