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동산 A dream garden

이지웅展 / LEEJIWOONG / 李志雄 / mixed media   2023_1204 ▶ 2023_1217

이지웅_공허한 자리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93.9×260.6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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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웅 홈페이지_www.lee-ji-woong.com 인스타그램[email protected]__

초대일시 / 2023_1207_목요일

후원 / 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부평아트센터 갤러리 꽃누리 BUPYEONG ARTS CENTER_Gallery Kotnuri 인천 부평구 아트센터로 166(십정동 166-411번지) Tel. +82.(0)32.500.2057 www.bpcf.or.kr

이번 전시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페스티벌 시리즈(철판)의 작업과 광화문에서 직접 보고 들은 소리와 장면들을 캔버스와 사운드로 표현한 작업을 전시하였다. 처음엔 힙합문화와 그 감정, 페스티벌과 비슷한 모습을 가진 시위 현장의 사람들을 오려 한 공간에 던지는 공간 콜라주 속 페스티벌을 만들었고 점차 신문을 스크랩하며 글들과 정보의 무게를 실질적으로 느끼고자 했다. 텅 빈 곳에 내가 보고 있는 사회, 경제, 정치, 일반 뉴스들과 실제 장면을 나만의 몰입된 감정을 표현하였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고 떠다니는 뉴스들을 직접적으로 보고 만지는 나의 행동들과 내가 현재 자세히 관찰하는 것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이지웅_낮에 분수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3
이지웅_밤에 천막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3
이지웅_입이 아프게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3

오늘도 조간신문이 문 앞에 떨어져 있었다. 나는 8년간 스크랩을 했었고 미대로 편입한 후에 제일 먼저 한 일은 신문 구독과 캔버스 짜는 일이었다. 신문을 스크랩한 이유는 많은 정보들이 내 주변에 있었지만, 그것들을 기억하고 고르는 기준을 잡는 것이 나에게는 어려웠다. 그래서 잡히지 않는 정보를 내 손으로 만지고 느낀다면 조금은 쉽게 잡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였다. 또한 초등학교 시절 내가 제일 못했던 것이 신문스크랩이었다. 기사 안에 핵심 내용을 찾지 못했던 나의 모습과 더불어 풀칠을 깔끔히 하지 못해 항상 옆에 때가 묻은 기억이 생생했다.

이지웅_화려한 조명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3
이지웅_신호등 엠씨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3
이지웅_신호등 엠씨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23_부분

구독하는 신문사들을 여러 번 바꾸었었다. 처음엔 지인에게 추천받아 중앙일보를 보게 되었고 그 뒤로는 한겨레, 동아, 매일 경제 순으로 보게 되었다. 바뀌게 된 이유는 굉장히 단순했다. 예술의 기사가 조금 더 나오는 신문사를 찾은 게 그 이유였다. ● 최근까지 보는 매일경제는 후반 부에 문화, 예술 기사가 2~3개 정도 있다. 최근에 전시하는 작가의 인터뷰나 예술의 특별한 뉴스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정답이 없는 정치보다는 세상을 숫자로 바라보는 것이 속이 덜 시끄러울 것 같았다. 유류, 금, 증권시세, 건물과 빌딩의 매물가격, 투자, 재건축, 재개발 등에서 보이는 숫자가 실제 화폐보다 더욱 돈처럼 느껴졌고 돈의 모양과 흐름을 나 스스로 정의할 수 있었다. 제일 마지막 부분에는 운세와 날씨가 나와 있었고 나의 하루 운세와 밖에 걸어놓은 이불을 걷을지 말지까지도 알려주었다.

이지웅_공허한 자리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 쇠사슬로 설치_91×116cm_2023
이지웅_경계선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3
이지웅_커다란 말소리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23

처음 스크랩한 기사는 중앙일보의 유영국(1916 – 2002) 작가의 국립현대미술관 탄생 100주년 기사였다. 예술과 관련된 기사들은 뭐든지 스크랩하려고 했다. 중앙일보에선 '이달의 예술'이라는 기사와 가끔 승효상 건축가의 '중앙시평'의 부분이 중앙일보를 보는 재미였다. 처음엔 예술가와 건축 기사들을 유심히 보았고 핵심이 되는 내용을 줄을 치며 스크랩했었다. 예술가와 건축가들은 비슷하면서 비슷하지 않았고 그들이 말하는 예술은 사회, 경제, 정치와 깊은 관계가 있어 보였다. 그러면서 내 스크랩의 영역은 가지를 뻗듯이 넓어졌다. 더 나아가 사회를 주제로 쓰는 기사와 작가들의 인터뷰, 미술, 건축, 경제, 사회에 대한 용어와 신조어, 한문, 시위, 축제, 사고, 전쟁과 같은 기삿거리까지 스크랩하게 되었다.

이지웅_좋은 소식_철판에 페인트, 락카_115×46cm_2023
이지웅_주사위 놀이_철판에 페인트, 락카_183×96cm_2023
이지웅_2023_철판에 페인트_153×100cm_2023
이지웅_햇살 가득한 날에, 2023_철판에 페인트, 락카_190×97cm_2023
이지웅_페스티벌 시리즈_철판에 페인트, 공간에 설치_공간크기 300×900cm_2023

작가, 미술, 건축, 시위와 축제는 스크랩을 제일 많이 하는 기삿거리다. A4(297*210mm) 파일 안에 매일 나오는 기사들을 추려내서 오려 붙였다. 큰 유행의 뉴스는 60포인트 헤드라인 한 줄과 A4 반 페이지 크기의 내용, 나머지는 이미지와 핵심 내용을 설명하는 설명글을 펼친 두 면에 붙였다. 펼친 면 이외에 면은 짧은 인터뷰와 사회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실제 장면, 사고 장면을 담았다. 내가 오려내는 기사들은 대부분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작가의 진심, 미술 시장에 흐름과 부동산, 주식 투자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과 상황설명, 많은 이들의 아픔까지 나타냈다. 어느 순간부터 신문은 나에게 모든 것을 말하는 친구 같았다.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숨기는 대신, 압축한 내용을 말해주고 장면과 감정을 전해주었다.

정보는 휘발성이 강해서 뒤를 돌아서면 새까맣게 잊어버릴 만큼 가벼웠다. 하지만 신문의 글들은 실질적으로 무게를 느낄 수 있었고 냄새와 촉감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물에 기름처럼 떠다니는 뉴스들을 직접적으로 보고 만지며 공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각형으로 오려 스크랩하며 정리하였다. 어느 순간 쌓여버린 뉴스들은 나를 나타내는 잣대가 되어있었다. ■ 이지웅

Vol.20231204f | 이지웅展 / LEEJIWOONG / 李志雄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