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착화 놀이

내가 꼭 해야 하는 것, 또는 높은 확률로 선택하게 되는 것. 나의 하루라는 지정된 양을 살펴보면 나는 공간 속에서 계속 무언가를 반복하는 어떠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오전 9시,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5시까지. 이 반복된 흐름은 내가 만들어냄과 동시에, 반대로 나에게 '하루'라는 단위가 이루어지게 하기도 하는 서로 잡고 잡는 이상한 관계가 됨을 알았다. ● 이러한 반복 행동은 왜 하게 되는 것일까? 성과를 바라고 있는 것인지, 불안함에 나오는 과잉행동인지, 그로 인한 평정심을 얻기 위함일까?

김지현_고착화 놀이展_프로젝트 스페이스 릴리즈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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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과 나의 관계는 미묘하다. 계속 시선을 붙잡고, 신경이 쓰이게 한다. 행동하지 않을 때는 더욱 허전하고, 죄책감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이 자체를 나는 집착과 같다고 느꼈다. 집착처럼 진득하게 붙는 감각은 공간 안에서 무엇이 우선시 되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나의 행동을 기반으로 하는 집착의 조각을 하나씩 떼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좁게 순환되고 반복되는 듯 보였던 나만의 양식은 그냥 떠다니며 나를 지시하는 흔적이 되었다. ● 이동을 통하여 공간을 벗어난 것들은 불완전하고, 애매한 존재로서 맴돌 뿐이었다. 나의 고착화 지점들은 떠돎이 되었고, 단서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자체를 붙였다 뗄 수 있는 가벼운 자체로서 바라보기로 했다. 쉽게 헤집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잠시라도 나는 이 집착적인 행동에 있어서 덜어내기를 선택하고 이것들을 마주하기로 했다. ■ 김지현

Vol.20231203f | 김지현展 / KIMJIHYEON / 金知炫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