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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3_1202_토요일_02:00pm
응원하는 마음은 따뜻한 말 한마디 혹은 전시장에서 작품 관람으로 표현해주세요. 그것이 제게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화분, 화환 등 선물은 사양합니다.
후원 / 더랩에이치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주말_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인 HQ GALLERY IN HQ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97 (연희동 719-10번지) 1층, B1 Tel. +82.(0)10.9017.2016 @_innsinn_
나무, 사포로 표현한 '어른'의 모습과 삶. ● 질문을 통해 20년 넘게 기업 임원의 의사결정을 돕던 코치이자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김영사, 2020)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위즈덤하우스, 2019) 등을 쓴 작가인 김호는 이번에는 미술 작가로 데뷔전을 가진다. 어른을 뜻하는 어덜트(adult)라는 제목의 전시를 갤러리인 HQ(서울 서대문구 홍인길 97)에서 11월 30일(목)부터 12월 13일(수)까지 연다(월요일 휴무, 평일 오후 2시-7시, 주말 토-일 오전 11시-오후 7시). ● 그는 틈틈이 서울, 영국, 미국의 전문 목공 스튜디오와 교육기관에서 목수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아았다. 특히 여러 차례에 걸쳐 스푼 메이킹(spoon making) 수업을 받으며 수저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작업대 위에 올려놓은 수십 개의 나무 수저 각각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처럼 다가왔다. 나무의 옹이나 흠, 조각 나거나 갈라진 부분, 작업 과정에 사용하고 난 후 박스에 모아 놓은 사포 조각 등이 누구의 삶에나 존재하는 상처와 고통처럼 보여서 새로운 작업의 대상으로 관심 갖게 되었다.
실용적 목적으로 만들었던 수저와 작은 접시를 린넨 천에 붙이며 자화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런 작품을 통해 그가 탐구하는 것은 '심리적 어른(psychological adult)'이다. ● "법적으로 어른의 삶을 이미 20년 넘게 살았던 40대 어느 날, 사실은 심리적 어른의 삶을 전혀 시작도 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제 삶에서 성장이란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제 안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나무로 수저와 접시를 만들고, 이것이 다시 미술 작품의 재료가 되는 과정이 어른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나 자신과의 대화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몇 시간씩 끌로 나무의 속을 파내면서 말이지요." ● 첫번째 전시를 맞아 그는 자화상 13점과 목공용 페인트를 섞기 위한 페인트 스틱에 쓰인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뭐가 흔들리나요(What's stirring)?' 4점 등 총 23점을 소개한다. 그는 꾸준히 나무를 이용, 심리적 어른의 모습과 삶의 모습을 표현하는 예술작업을 해 나갈 예정이다. ■
어덜트(adult). ● 어덜트(adult), 즉 성인이란 법적으로 특정 나이를 지나게 되면 자동으로 도달하는 상태이다. 나 역시 내가 '성인'이라는 것에 대해 상당기간 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서 내가 과연 어른의 마음을 가졌을까 하는 의심이 마흔 넘어 뒤늦게 찾아왔다. 심리학자와 10년 가까이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으면서 내가 깨닫게 된 것은 내가 오랜 세월 심리적 어른(psychological adult)이 아닌 채로 법적 성인기를 지내왔다는 사실이었다. ● 리처드 로어는 그의 저서 『위쪽으로 떨어지다(Falling Upward)』에서 진정한 인생의 후반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집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나 역시 내가 오랜 기간 익숙했던 '집'(안전지대)을 떠나기 시작했고, 예술은 내게 그런 중요한 경로였다. 재즈음악을 듣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곡을 내 삶과 연결지어 해석하거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던 것에서 또 한 발 나아가 직접 작품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시도하려 했던 것은 나만의 사전(dictionary)이었다. 이제 그 사전의 첫 번째 항목인 '어덜트'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개인전을 통해 선보이게 되었다.
2006년 처음 목공을 접했을 때 나는 '쓸모'에 집착했다. 가구, 수저, 그릇 등 쓸모가 있고 그럴듯한 것을 만들려 했다. 그런데 일상에서 유용한 수저를 어느 순간 무용의 대상, 하지만 나름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재료로 보기 시작했다. 만들어낸 수저를 린넨 천 위에 붙이기 시작하면서 어덜트에 대한 탐색을 시작했다. 나무를 자르고 수저와 접시의 속을 끌로 한없이 파내고, 이를 새로운 작품으로 구상하고 만드는 과정은 과거의 기준으로 보면 지극히 비생산적이고 지루한 일이었지만,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 내가 그려낸 '어른'이란 우울함과 삶의 고통을 피하지 않고 삶의 디폴트(기본조건)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자화상 시리즈를 만들어갔다. 어른의 삶은 나무의 표면처럼 멀리서 보면 부드러울지 몰라도 나름의 상처가 있으며, 사포처럼 거친 면이 남아있고, 늘 흔들리고(stirring) 있다. 성인, 어덜트는 상처를 '사랑'하고 현실의 지저분함을 받아들이고 어디에서 경계를 명확히 하고 그 경계를 넘어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즉흥적으로' 실험한다. 그리고 다시 넘어진다. ● 나는 관객들이 전시 공간 안에서 자기만의 사전을 떠올려보기를 바란다. 일반적인 사전이 공통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내가 제안하는 사전은 각자가 살아온 '개인의 역사' 속에서 자기만의 정의를 내려보는 일이다. 결국 성인으로 자기만의 사전을 쓴다는 것은 인생에서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왓 두유 원트(What do you want)?'라는 질문에 가 닿는 방법이 된다. ■ 김호
작가에 대하여 ● 김호는 질문을 통해 고객의 의사결정을 돕는 기업 임원 코치이자 작가로 20년 넘게 활동해왔다. 한국과 영국, 미국에서 다양한 목공 연수를 받으며 목수로 훈련을 받다가 만들어 놓은 수십 개의 수저와 목공 소품이 어느 순간 자화상을 구성하는 재료로 보여, 나무를 활용한 작업을 시작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불어와 철학을 전공했고, 미국 마켓대학교(Marquette Univ)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 학위를,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로 나무를 활용해 심리적 성인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2023년 이 전시가 첫번째 개인전이다. ■
Vol.20231130a | 김호展 / KIMHOH / 金湖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