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문지혜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갤러리 도스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B1 Tel. +82.(0)2.737.4678 www.gallerydos.com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 인간은 현실을 인식하는 실존적인 존재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때로는 갈등하고 고뇌하며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현실을 살아가기도 한다. 나날이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관계 속에 자아는 연약해지고 왜곡된다. 이에 자신의 참모습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지에 대한 내면의 갈등 속에 자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결국 자신을 잃어가게 되고 자아는 텅 빈 존재로 타인의 시선에 갇혀 매몰되어 버리고 만다. 예술은 인간의 사고와 한계를 초월하는 존재의 경험을 통해 진정한 자아의식을 이루게 하는 힘이 있다. 따라서 참다운 자아는 예술에 의해 자각하고 회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지혜 작가는 임신, 출산의 과정을 거치며 본의 아니게 활동 범위가 가정으로 좁혀지면서 느끼게 된 감정의 변화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예술적 풍경을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빛나던 자신을 찾아간다.
작가는 즐겁고 행복한 기억의 사진을 찍어 빛을 내는 공간으로 작품을 구성한다. 작은 감정들이 모여 이룬 여러 겹의 레이어가 찬란한 빛이 되어 새로운 생명으로 다가온다. 그 빛들은 미지의 공간으로 이끌어 반짝이는 빛의 공간 속에서 살아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빛의 반짝임과 움직임은 삶을 살아가는 동안 찰나의 힘든 상황과 직면할 때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이렇듯 빛이 존재하는 공간은 자아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감성이 머무르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삶의 다양한 모습이 담기는 공간으로 표현된다. 빛의 파장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이 내는 색감의 파편으로 만들어진 이 세계는 내재한 감정과 일상에서 경험하는 풍경을 작가만의 이상적인 세계로 표현함으로써 본인을 찾아가는 의미를 담은 예술적 표상이 된다.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재료의 표현 방법은 언어 못지않은 전달력을 갖는다. 따뜻하고 차가운 색채의 혼합은 작가의 심리상태와 자아의 내면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여 화면의 확장된 효과와 강조되는 부분의 변화를 준다. 작품의 고요한 자연의 풍경 속에서 뿌리고, 흘리고, 칠한 색감의 파편은 평면 위 에너지와 속도감을 표출해내며 화면에 풍부한 입체감과 율동감으로 그 존재를 드러낸다. 나아가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를 통해 현실감을 높이고 작품의 깊이감을 더한다. 이에 따라 작가의 마음에 비친 이미지의 색감들은 생생한 붓 터치의 생명력과 어우러져 자연이 보여주는 조화롭고 평온한 느낌으로 시선을 가득 채운다. 이로 인해 바람 소리, 풀 냄새까지 느껴지는 듯 이색적인 감각을 자극하며 큰 활력을 선사한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며 매일 자신의 내면과 관계하고 이상적 자아를 그리며 살아가고자 한다. 작가는 오롯이 '나'로 살아가던 눈이 부시게 빛나던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재구성한다. 지난 여행의 한 장면을 옮겨내는 작가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더불어 당시의 기억, 생각, 감각까지 함께 표현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자연의 풍경은 '나'의 모습을 유유히 채우고 삶의 모든 것을 품고 있으며 빛의 인상을 회화로 담는다. 복잡다단한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을 큰 사이즈의 캔버스에 가득 채우고 그 공간에 자신을 투영시켜 깊은 사유를 이끌어 낸다.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자신에게 열려있는 눈을 갖고 오늘도 부단히 하루를 지내는 나를 찾아가다보면 어느새 무한한 세상을 여행하는 찬란히 빛나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김민영
Vol.20231129f | 문지혜展 / MOONJIHEY / 文芝蕙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