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기억-역사문제연구소 관동대지진 대학살 100주기 기획전

하전남_이순려 2인展   2023_1129 ▶ 2023_1211

개막식·작가와의 토크 / 2023_1202_토요일_04:00pm

「관동대지진과 대학살」 김강산(역사문제연구소) 세미나 / 2023_1209_토요일_04:00pm 개막식과 세미나는 모두 전시관에서 진행됩니다. 세미나에 참여하시는 후원회원께 도록을 무료로 드립니다.

주관 / 역사문제연구소 사업위원회 문의 / Tel.+82.(0)2.3672.4191 / [email protected]

관람시간 / 11:00am~06:0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또 다시 9월 1일을 당하였다. 멀리 동편 하늘을 바라보던 부모처자가 얼마나 이 비참한 보도에 울었던가. 피로 물들인 이 조화옹의 괴변에 재류 동포가 몇 천명이나 죄 없이 죽었던가. 우리는 이 핏빛들인 9월 1일을 맞으며 고요히 작년 이때를 생각하고 암루(暗淚)가 종횡하고 가슴이 막히어 할 말을 모르겠다." (「오늘은 구월 일일!」, 동아일보, 1924년 9월 1일, 2면) ● 역사문제연구소에서는 관동대지진 대학살 100주기를 맞아 재일조선인 3세 작가 두 분을 모시고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기억할지 생각해보는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전시와 더불어 관동대지진 대학살 연구자에게 관동대지진과 대학살, 그리고 조선인에 대해 강연을 청해 듣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역사문제연구소

본 전시는 역사문제연구소가 관동대지진 대학살 100주기를 맞아 재일조선인 3세 작가를 초대하고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기획한 것이다. ● 1923년 9월 1일 일본 도쿄와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관동대지진의 혼란 속에서 '조선인과 공산주의자들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루머가 퍼지며 관헌과 자경단(自警團) 등이 다수의 조선인을 비롯해 중국인이나 일본인 사회주의자, 무정부주의자들을 학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 조선인의 경우 정확한 수는 분명치 않지만, 6천명이 넘는 인명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는 우경화와 만연된 역사수정주의 속에서 대학살의 기억이 사라져가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해마다 개최되던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모식의 참여를 거부하고 있고, 우익이 자행하는 재일조선인에 대한 헤이트스피치를 비롯한 폭력적인 언동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 일본에서 9월 1일은 '방재(防災)의 날'이다.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날에 근거해 1960년 제정되었다. 현재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이날을 단순히 재난을 대비하고 훈련하는 날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100년 전에 일어난 미증유의 제노사이드에 대한 기억은 존재하지 않는다. ● 기획자는 역사문제연구소 사업위원회에서 이 전시를 기획할 때, 망설임 없이 하전남, 이순려 작가와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두 작가는 일본에서 태어나 현재 한국에 정착하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재일조선인 현대미술 작가들이다. 9월 1일을 희생된 동포들을 위령하는 날로 기억해 온 하전남과 이순려가 재일조선인의 집단적인 기억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하전남_기도8179
하전남_문양 2023 K와 J_한지, 화지_가변크기_2023_부분
하전남_전짱_한지, 화지_140×37cm_2023_부분

하전남은 일본 나가노현 출신이며 도쿄에 있는 조선대학교 사범교육학부 미술과를 졸업했다. 설치 작업과 퍼포먼스를 통해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해온 그는 한지와 화지(和紙)라는 한국과 일본의 전통적인 종이를 활용하여 두 '고향' 사이에서 흔들리는 재일조선인의 모습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하전남이 보여 주는 것은 넋전이다. 안동 한지와 원주 한지, 그리고 자신이 자랐던 나가노에서 제조된 마츠사키 화지를 섞어서 만들었다. 하얀 종이 속에 작가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담아냄과 동시에 관동대지진 대학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설치작업이다. 「아니에요, 한국사람이요」는 한국에 와서 항상 받은 '일본 사람이죠?'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억양 때문에 자주 오해를 받고 있는 작가는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임이 발각되지 않으려 했던 조상들과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문양 2023 K와 J」는 한국(K)과 일본(J)의 전통 문양에서 발견한 유사점을 작가가 한 작품에 융합한 작품이다. 하전남은 마치 수행(修行)처럼 하나하나 자른 넋전을 구성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한국과 일본을 연결시키는 기억의 숲을 만들어냈다.

이순려_검정비니루
이순려_나_1977
이순려_외할아버지_1923

도쿄 출신인 이순려는 역시 조선대학교 사범교육학부 미술과를 졸업했다. 일본에서는 주로 사람을 모티프로 한 회화작업을 했던 작가는 한국에 온 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을 형상화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순려는 본 전시를 위해 자신의 가족사를 되돌아보았다. 작가는 자신의 조상들이 관동대지진을 경험했는지 안했는지 확실히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에게 취재한 결과 막연하게 기억했던 조부모와 외조부모의 파란만장의 인생을 알게 되며 선조들의 '초상화'를 그리게 되었다. 캔버스 위에 나타낸 것은 선조들과의 기억의 궤적이다. 조선대학교 이사까지 하다가 북한으로 건너가 타계한 「외할아버지 1921」, 그림의 모델을 잘 해주고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던 「할머니 1928」 등. 그림 속의 검은 주름은 일회용 비닐봉투이다. 물건을 운반하는 데 사용하는 검은 비닐봉투는 이순려에 있어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상징물이며 어떻게 보면 기억을 잇는 매개체라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작품 「나 1977」는 100년에 걸친 가족사의 연장선상에 서 있는, 지금, 여기의 '나'이며 재일조선인의 기억을 매개하는 작가의 존재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다. ● 하전남과 이순려는 100년 전 9월의 억울한 죽음을 각자의 입장에서 재구성했다. 인종 차별과 증오범죄, 전쟁과 대학살의 뉴스가 연이어 들려오는 현재,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작업이 던지는 기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다. ■ 이나바 마이

Vol.20231129d | 9월의 기억-하전남_이순려 2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