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도성욱_송은영_신선주_유현미_윤정선_이민나_정보영
관람료 성인 5,000원 / 학생 4,000원(중학생~대학원생) 우대 3,000원(만 65세 이상,어린이,장애인,국가유공자,군인 포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KUMHO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삼청로 18(사간동 78번지) Tel. +82.(0)2.720.5114 www.kumhomuseum.com @kumhomuseumofart
금호미술관 기획전 『마주한 세계: 풍경의 안팎』은 도시와 자연, 일상의 풍경부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초현실적 공간까지 익숙한 듯 낯선 장면들을 마주하며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고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 이번 전시는 도성욱, 송은영, 신선주, 유현미, 윤정선, 이만나, 정보영 등 작가 7인의 회화, 사진 등 총 83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 윤정선 작가는 매일 거니는 거리와 동네 풍경 속에 기억을 담아내고, 신선주 작가는 강렬한 흑백 대비의 건축 풍경에 시간과 역사를 녹여낸다. 이어서 이만나 작가는 주목받지 못한 배경과 같은 도시 풍경을 낯선 감각으로 그려내며, 도성욱 작가는 빛과 공기 등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가시화하기 위해 환상적인 숲의 공간을 구현한다. 또한 정보영 작가는 건물의 안과 밖의 경계에서 미세한 빛의 흐름과 흔적을, 송은영 작가는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원근법과 시지각의 원리를 벗어나 서로의 경계를 침범하는 이미지들의 관계성을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유현미 작가는 자전 소설을 시작으로 텍스트가 회화 공간 안에서 어떠한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 이처럼 7인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시선과 방식으로 자신만의 공간 속 풍경을 내보인다. 나아가 다양한 풍경들은 한 자리에 모여 또 하나의 작은 세계를 이룬다. 산책하듯 걷다 잠시 멈추고, 멀리 또는 가까이에서 이 세계를 마주하며, 관람객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로이 공간을 경험하며 사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미술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견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한다. 이들은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구축하며 자신의 작업을 심화시켰다. 최근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초기 작업까지 함께 전시하여 작가마다 고유의 작업 경향과 변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동시에 이들의 작업을 통해 확장된 매체와 기존 형식을 넘어서는 작품들이 쏟아지는 오늘날 미술계에서 사각의 캔버스 작업만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실험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윤정선은 공간의 기억을 화폭에 담아낸다. 작가는 학업과 여행,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등을 통해 국내외 여러 도시에 머물며 경험했던 장소에 대한 풍경을 서정적으로 그린다. 그는 일상 속의 거리, 공원에서 마주한 건물과 사물 등을 풍경의 주요 소재로 삼는다. 여기서 풍경은 실제 눈으로 관찰한 것에 대한 사실적 재현이 아닌 기억과 시간의 흔적이 깃든 사유의 공간이다. 평소 촬영한 스냅사진이나 수첩에 메모한 내용을 기반으로 파스텔 톤의 차분한 색채와 모노톤으로 담담하게 표현한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 다른 시간과 공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 최근에 작가는 서울 종로의 작업실 인근에 있는 익선동 풍경과 오랜 역사를 간직한 종로 거리의 근대 건축물 등을 그리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남겨진 것에 대한 소중한 감정을 자신의 풍경에 투영하고 있다.
신선주의 회화는 피사체의 특징이나 빛, 구도 등의 요소에 집중하게 만드는 흑백사진과 닮았다. 흑과 백의 강렬한 대비 속에서 하늘과 경계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건축 풍경은 전체 공간을 압도하며 아름다우면서도 정교한 조형미를 보인다. 작가는 캔버스 화면에 검은색 오일 파스텔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펴 바른 후 얇은 송곳이나 나무 헤라를 사용해 선을 긋고 다시 덧칠하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특유의 작업 방식을 사용한다. ● 몇 해 전부터 작가는 그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검정 색조의 방식(Manière-noir)'의 흑백 모노톤 작업에서 블루와 바이올렛 색감을 사용하며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이러한 색채는 건축물이 품어내는 의미를 더욱 부각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는 차갑고 건조한 건축 풍경에 특유의 감각과 감성을 녹여 깊은 공간감과 시간성까지 담아내고 있다.
이만나는 익숙한 일상에서 한 순간 낯설게 다가온 대상과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의 회화는 무심히 스쳐 지나가다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되돌아본 일상의 한 모퉁이이자 작가 자신을 사로잡은 낯선 풍경이다. 작가는 수많은 점을 하나하나 찍어 화면을 구성하는 점묘법과 유화 물감을 아주 얇게 덧칠하는 글레이징 기법을 사용하여 깊이 있는 공간감과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 최근의 작업에서 그는 조금 더 확장된 시선으로 도시개발과 정비 사업 등으로 사라져버리는 도시의 모습에 주목한다. 작가는 빠른 속도감으로 인해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가는 도시의 풍경 속에 긴장 관계를 형성해 공기와 빛, 시간에 대한 정서와 감각을 도시의 풍경 안에 녹여낸다. 이를 통해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 너머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며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도성욱은 상상의 빛을 표현하기 위해 숲의 장면을 그린다. 나무숲 사이로 열린 하늘에서 쏟아지는 밝은 빛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풍경은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숲을 촬영한 사진인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모두에게 낯익은 이 풍경은 빛과 공기, 온도, 습도, 바람 등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가시화하고 작가의 내적 감성을 함께 담아내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이다. 이처럼 작가에게 숲은 빛을 그리기 위한 재료이자, 빛에 도달하기 위한 매개의 역할을 한다. ● 최근의 작업에서도 그에게 숲은 여전히 중요한 소재이지만, 이전과 다르게 숲의 부분을 확대하여 전면에 배치하고 빛의 스펙트럼을 다양화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 안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부드럽고 따뜻한 온기를 품은 빛이 밝히는 숲의 공간은 위로와 편안함을 전하며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감성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 준다.
정보영은 빛과 공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작가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을 효과적으로 포착하고 건축물 내부에 어둠을 구조화한다. 이를 위해 특정 공간에 의자와 테이블, 촛불과 조명 등의 소재를 옮겨가며 수많은 사진을 찍고 선별한 후 회화로 옮긴다. 이러한 사진 촬영은 인간의 눈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빛의 출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어진 회화 작업에서는 카메라도 포착할 수 없는 빛의 흐름과 흔적을 표현한다. 특히, 건축물 안과 밖의 경계와 실내 공간의 사물을 통해 빛을 감지하고 미세한 흐름과 시간성을 구축한다. ● 최근 작업에서 작가는 캔버스 화면 안에 재현된 공간의 바닥 면은 드러내지 않고 건물의 벽만 이차원으로 제시해 얕은 공간으로 그려낸다. 커튼 또한 화면 속 깊은 공간을 순차적으로 가리며 화면 밖 공간으로 향한다. 실제 벽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그림은 관람자의 시선이 화면의 안과 밖을 넘나들게 하며 공간에 대한 체험을 극대화한다.
송은영은 환영과 실재의 혼재를 작업의 모티브로 하며, 그 혼재의 장면들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 주변의 일상 풍경이나 영화의 한 장면, 수집한 이미지 등을 소재로 하는 작가의 회화 속 이미지들은 원근법이나 시지각 원리에서 벗어나 서로의 경계와 공간을 침범한다. 또한 실내 장면에서 보이는 기울어진 이미지들은 일상을 짓누르는 또 다른 중력의 존재를 드러낸다. 작가는 현실과 비현실, 안과 밖, 앞과 뒤 등 서로 반대되는 요소들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같이 공존할 수 있기를 바라며 '비 확정적인 풍경'을 그린다. ● 최근의 작업에서도 작가는 꾸준히 환영과 실재의 부조리한 관계를 탐구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관람자가 규정한 지각의 관습에서 벗어나 열린 시각과 마음으로 낯선 경계들을 발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유현미는 사진, 회화, 조각, 설치, 영상의 영역을 아우르며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비현실적인 공간을 선보인다. 또한 작가는 꿈 혹은 일상에서 만난 상황과 감정을 문학의 형태로 옮기는데 이는 작업에 중요한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 최근작인 「적(敵)」 시리즈는 2022년 출간한 작가의 자작 소설인 『적(敵)』에서 시작한다. 창작 과정에서 느끼는 자기복제에 대한 두려움을 주제로 하는 이 소설에서 그는 과거 작업 속에서 파생된 돌과 테이블 등의 이미지들을 화면 위에 풀어내며 작가로서의 깊은 고뇌를 표현하고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방향을 모색한다. 그의 작업은 실제 공간에 오브제 조각을 배치하여 붓 터치를 가미한 후 사진으로 촬영하고 그 사진을 다시 캔버스에 프린팅한 후 유화로 리터치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들은 인식의 전환과 새로운 경험을 유도한다. ■ 금호미술관
Vol.20231125e | 마주한 세계: 풍경의 안팎 Surreal Encounter: Across the Realm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