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레지던시 입주보고서 2023: 나의 이름은...

MMCA Residency Changdong Report 2023: My name is...展   2023_1124 ▶ 2023_1203

초대일시 / 2023_1124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옥선_배종헌_이유리_오웬 폴 아무어 아나스타샤 보고몰로바_아니아 노박 알리시아 로갈스카_세린 후이_아사코 시로키

관람시간 / 12:00pm~07:00pm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MMCA Residency Changdong 서울 도봉구 덕릉로 257(창동 601-107번지) Tel. +82.(0)2.995.0995 www.mmca.go.kr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는 『창동레지던시 입주보고서 2023: 나의 이름은...』을 11월 24일(금)부터 12월 3일(일)까지 10일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창동레지던시 21기 국내작가 3인 김옥선, 배종헌, 이유리를 비롯하여 해외작가 6인 오웬 폴 아무어(스웨덴), 아나스타샤 보고몰로바(러시아), 아니아 노박(폴란드), 알리시아 로갈스카(폴란드), 세린 후이(홍콩), 아사코 시로키(일본) 총 6개국 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 이름은 국적, 문화, 젠더, 계급 등 한 사람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단서들을 제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동과 정주의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바뀔 수 있으며 다양한 맥락에 놓이게 되기도 한다. 본 전시는 이름의 불완전한 상태에 주목하며 이름 없는 비존재, 자신의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언어 없는 자들을 초대한다. 거주와 이주, 장애와 비장애 등 이분법의 세계를 횡단하는 존재들은 우리로 하여금 언어의 (불)가능성을 인정하고, 언어를 넘어선 대안적 소통의 방식을 시도해 볼 것을 제안한다. ■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김옥선_신부들, 사라_bsp_nls79_디지털 C 프린트_ 70×50cm(이미지 60×40cm)_2023

「신부들, 사라」는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 여성들의 인물 초상이다. 이들은 필리핀,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등에서 이주해 한국에서 7-20년 이상 살고 있으며 아이들을 낳고 일을 하며 한국 이름을 얻고 귀화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 이 작업은 1900년대 초 한국에서 사진을 보내고 결혼을 위해 하와이로 이민을 결정한 '사진 신부 (Korean picture brides)'를 소환하여 그들의 하와이 삶을 기억하고자 의도하였다. 동시에 한국의 결혼이주 신부들이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살기로 한 결정을 그들의 초상사진으로 기리고 기념하고자 한다. ● 사진 형식은 20세기 초 하와이로 이주한 사진 신부들이 자신의 고향 사진관에서 당시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비싼 돈을 주고 사진을 찍었던 기록자료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결과적 스타일은 다르지만 사진이 이주와 결혼을 매개했다는 점에 착안하여 오랫동안 사진관을 운영해 온 서울의 현지 사진관을 찾아 사진 배경, 조명 스타일, 포즈 등을 그 사진관의 스타일 그대로 차용하였다. 하와이 '사진 신부'들 처럼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이주한 이 외국인 여성들은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하이브리드'한 존재이다. 이분법적 사고로 나뉜 세계를 넘나드는 삶을 살아온 이들의 얼굴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고향을 꿈꾸고 미지의 땅을 동경하며, 20세기 초 여성이 가진 자율적 주체성을 보여준 사진 신부들의 얼굴과 겹쳐진다. ● 「신부들, 사라」는 결혼 이주 여성의 현재 얼굴 초상을 통해 동시대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경계를 부유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 김옥선

배종헌_창동표착일록倉洞漂着一錄 #0001-No.1_ 콘크리트 크랙과 타이어 마모입자, 도시 먼지, 목판 패널에 유채_45×150cm_2023

창동레지던시에 첫 발을 들이려는 순간, 멈춰서야 했다. 나를 막아 세운 것은 주차장 차단기가 아니었다. 그 차단기 가로 바 아래 알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리니, 콘크리트 바닥의 그저 그런 크랙과 도시의 먼지였다. 결코 아름답지 않은 장면이었다. 매일 짓밟히고 서서히 부서지는, 단지 아름답다고 말해서는 아니되는 도시민들의 땀과 눈물이 흐르는 상실의 풍경이다. 어쩌면, 콘크리트 문명의 밑바닥에서 우리가 덮고 잃어버린 그 풍경을 보는 것은 어디에 가지 않고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여행이 아닐까. 회복 불가능한 행성에서의 현실적 삶의 예술은 내 앞의 수많은 이름 없는 비존재들을 만나는 일이 되었다. '창동표착일록', 어쩌면 이 프로젝트는 '콘크레투스 방랑자'의 '무명산순례'가 될 것 같다. ■ 배종헌

이유리_이야기 선반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3

「이야기 선반」은 이야기 조각들을 쌓아 올려 정리하고 보관하는 가상의 선반을 상상한다. 작가와 관객 모두 이 작품에 참여하는 동안 '떠돌이 이미지'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엮게 되는데, 이 이미지 다발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신제품 등의 등장과 함께 동반 생성되어, 이후 매체들 사이를 부유하며 액화 상태로 존재하게 되는 '부산물', '잉여'들이다. 네트워크를 타고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생애 주기도, 소멸 시기도 알 수 없는, 아직 미학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형식들을 마치 낚시처럼 낚아 올려 지정된 존에 모으고 쌓아두는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시스템(경제, 산업, 사회 정책 등)에서 필요에 의해 쉽게 동반 생성되는 조력적인 이미지들이 어떻게 디지털 해류를 따라 헤쳐 모이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획득하고 주장하게 되는지 관찰하게 된다. ■ 이유리

오웬 폴 아무어_무제("현실들 간의 다리, 혹은 그 사이를 여행하는 법")_디지털 C 프린트, 디지털 잉크 전사, 아크릴, 마그네틱 뷰어, 희토류 영구자석, 종이 클립_2023

나는 종종 숲 속을 거닐며 바람을 쐬는데, 그때마다 산책로를 벗어나서 곤욕을 치른다. 혹여나 다른 사람들이 밟아서 자연적으로 생긴 길이 있는지 살펴보지만, 그런 길을 찾을 때조차 곁길로 새어 버린다. 결국에는 통나무를 들어올리거나 돌무지를 만나, 눈앞에 두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생명의 불협화음을 발견하곤 하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세상을 들추어낸 내게 경멸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인가, 그들은 골리앗인가? 나는 바짝 귀를 대고, 그들에게 어울리는 몸집으로 움츠러든다. 이 상태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고등 생명체들이 만들어내는 이 우연한 교향곡 안에서는 내가 선택한 무기들이 쓸모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대신 그 언어들을 배우고 그 새로운 악기들에 내 목소리를 맞춘다. 나는 가사를 쓰고, 맞든 틀리든 좋든 나쁘든 내 진실을 얘기한다. 나는 엉망이지만 용서받는다. 옷이 몸에 맞지 않고 면도도 하지 않고 이곳에 꼭 들어맞지도 않지만 나는 유예를 받고 이 곳에 받아들여진다. ■ 오웬 폴 아무어

아나스타샤 보고몰로바_연습문제집_아티스트 북_27.5×17.7cm×16_2023

아나스타샤 보고몰로바는 고려인 화가 변월룡 (Pen Varlen, 1916‒1990)의 생애로부터 영감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변월룡은 러시아 연해주에서 태어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미술교육을 받고 그곳에서 화가이자 교육자로 일생을 보냈다. 본 프로젝트는 특히 변월룡이 우랄산맥 부근에 있는 스베르들로프스크 미술학교 (현 예카테린부르크 미술학교)에 입학해 처음으로 미술 교육을 받은 '우랄 시기(1936년‒1940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아티스트 북 형태로 제작된 결과물에는 우랄 지역 미술관들에 소장되어 있는 변월룡의 작품과 소련이 토착화 정책을 펼치던 시대의 한국어 교과서 삽화, 드로잉 기법에 관해 변월룡이 저술한 교재에서 발췌한 문구 및 한국 이주민들이 소련 인민위원회 위원장 바체슬라프 몰로토브에게 보낸 서한 등이 담겨 있다. 종이는 한국의 솔잎, 버드나무와 자작나무 이파리, 국화 등 변월룡의 작품에 등장하는 식물을 포함한 천연 식물성 섬유로 만들어졌다. ■ 아나스타샤 보고몰로바

- 기획: 아나스타샤 보고몰로바 - 시: 에가나 자바로바 - 텍스트: 스벳라나 실랴프니코바 - 자문: 안톤 발콥스키 - 이미지 출처: 첼랴빈스크 주립미술관, 키슬로보츠크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변월룡 작품 이미지

아니아 노박_립 서비스_2채널 영상_00:20:39_2023

아니아 노박의 작품은 장애인 차별, 젠더, 계급과 관련된 사회적 제약이 우리 욕망을 방해할 때 몸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재해석한다. 노박은 안무 비디오와 텍스트 작품에서 허구의 문법과 퀴어적인 구상을 바탕으로 일탈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들을 시도한다. 청각장애 연기자 아테나 랑게(Athena Lange)와 공동 작업한 비디오 작품인 「립 서비스」는 무성 영화의 시각적 표현을 토대로 청각에 의존하지 않는 친밀함, 힘, 해방의 언어들을 탐구한다. 연기자들은 난청과 청력이 장애 대 정상이라는 위계적 이분법을 따르지 않고 그저 세상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양상일 뿐인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 아니아 노박

- 기획, 감독, 편집: 아니아 노박 - 코레오그래피, 퍼포먼스, 텍스트: 아니아 노박, 아테나 랑게 - 촬영, 편집, 조명: 얀네 에벨 - 사운드: 유스티나 스타시오프스카 - 의상: 말도로 - 감수: 율리아 플라고, 아이크 카울리 - 메이크업: 안테나 크라이스트 - 그래픽 디자인: 모우나 아살리 - 제작: 미카엘라 쿤 야라

알리시아 로갈스카_만찬_단채널 영상_00:41:32_2022

「만찬」은 신진대사의 향연, 다시 말해 화석연료에 대한 인류의 의존이 끝나는 날을 기념하는 만찬식을 기록하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이 일은 미래 언젠가 인간이 자신의 신진대사와 신체활동으로 발생되는 잉여 에너지를 이용하고 분배하게 되는 날 일어날 것이다. 만찬의 손님들은 석탄, 원유, 디젤, 리튬, 우라늄 등 한때 에너지 생산에 이용됐던 화석연료와 기타 물질들을 먹고 마시는 한편, 기후 재앙을 막는 데 필요한 사회적 변혁을 이뤄낼 수 있었던 전략들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네 공연자는 애도와 다툼, 재분배, 탈식민지화를 연기로 재현한다. 이들은 더러운 에너지에서 손을 떼고 더 공정한 글로벌 사회를 만들려는 인류의 투쟁을 주로 즉흥적인 대화를 통해 상기시킨다. ■ 알리시아 로갈스카

세린 후이_유리창을 통해, 어렴풋이 One blink means yes, two means no(람 라이와의 협업 프로젝트)_ 8채널 사운드 구성, 영상설치_가변크기_2023

나의 프로젝트 중 대다수는 나와 가까이에 있는 환경과 관련 있으며, 해석학적, 사회적, 정치적 의미가 담긴 텍스트와 오브젝트를 특징으로 한다. 「잔소리, 가십, 사이렌」, 「유리창을 통해, 어렴풋이」, 그리고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작품 「하늘에서 곡식이 내렸고, 밤새도록 악마들이 울부짖었네」는 이러한 특색을 부분적으로 띠며, 모두 힘의 도구로서 문해력의 개념을 들여다보고 언어의 (불)가능성과 목소리의 좌절, 매개로서의 대안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살펴본다. 나의 작품은 체계적 커뮤니케이션을 교란하는 소리, 단어 왜곡, 듣기 등에 의한 타자화의 매커니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 묻는다. ■ 세린 후이

아사코 시로키_A twig of interweaving passages_ 나무, 유리, 실버 체인, 동, 가죽, 작가 앞에 떨어진 동으로 캐스팅한 나뭇가지_가변크기_2021 (사진_레슬리 라우)

아사코 시로키의 「에버그린」은 작가의 가족구성원의 기억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한 익명의 인물을 상정한다. 이 인물은 전후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오뚜기처럼 살아남은 역사적 맥락을 지닌다. 작가는 한민족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은유로 사용하며 두 가지 독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 첫 번째 작품은 한국과 일본의 소나무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영혼의 무게를 상징하는 21그램만큼 유리병에 담은 것이다. 증류를 통해 비시각적 실재가 된 이 향수는 전시 공간에 부드럽게 퍼져 나간다. 뿐만 아니라 유리병에 매달린 실버 체인은 해안선을 비유하며 일본과 한국의 경계선을 상징한다. ● 두번째 작품은 일본과 한국의 소나무가 섞여 있는 두 장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도적으로 초점 없이 촬영된 사진들은 여러 색상들이 서로 혼합되어 있는 것처럼 도드라진다. 이 작품은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 출신 가족이 일본 사회에 동화되는 과정, 그리고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 동화되는 과정을 묘사한다. ■ 아사코 시로키

연계 행사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 - 일시: 2023. 11. 24. (금) 오후 2시 -8시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서울시 도봉구 덕릉로 257) - 김옥선, 배종헌, 이유리, 오웬 폴 아무어, 아니아 노박, 알리시아 로갈스카, 세린 후이, 마리 마트레르(해외 입주 연구자), 테사 마리아 구아존(해외 입주 연구자),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랩삐(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팝업 스페이스_게임룸 - 일시: 2023. 11.24.(금) 오후 2시 -8시 - 장소: 창동레지던시 스튜디오 207호 - 기획: 이유리 - 「팝업 스페이스_게임 룸」은 마케팅에서 이용되는 '팝업 숍'의 개념을 차용하여, 예술가의 작업 공간으로부터 어떤 것들이 파생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 실험해본다. 단 하루 동안 스튜디오는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동시에, 그 공간의 권한을 불특정 다수에게 기꺼이 넘긴다. 관객들은 놀고, 먹고, 마시고, 두리번거리며 공동의 체험을 만들어가는 일시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 작가는 이를 위해 게임들과 읽을거리들을 선별해 공간 안에 배치한다. 누구도 소유하지 않고, 누구도 독점적으로 점유하지 않도록, 작품을 만들고 즐기는 과정을 개방(오픈 소스)하여 작품을 생산하고 관람하는 생성 모델에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실험을 한다.

* 자세한 사항은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Vol.20231124d | 창동레지던시 입주보고서 2023: 나의 이름은...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