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면이 면면히 Variously, Continuously

김승현_한희선 2인展   2023_1122 ▶ 2023_1203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3_1125_토요일_12:00pm

후원 / 문화유산국민신탁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동인천 조흥상회 인천 동구 송림로 8

면면(面面)이 ● 내가 아는 그 사람. 내가 아는 사물. 내가 정말 아는 걸까? 살면서 관계하는 많은 이들 중 우리가 아는 사람이라고 하는 그 사람들을 우리는 정말 알고 있을까?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내가 안다고 하는 그 사람이나 그 사물은 그나마 운이 좋아 여러 면 중 어느 하나를 보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면면(綿綿)히 ● 생노병사. 이것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연속하며 순환합니다. 과거-현재-미래가 한축으로 연결된 시간의 흐름과 같습니다. 혹독한 겨울 바람에 나무들은 헐벗지만 불평하지 않듯, 면면히 살아낸다는 것은 열심히 사는 것과는 다릅니다. 좋아서 싫어서 기뻐서 힘들어서가 아닌 그저 삶이 멈출 때까지 면면히 살아내는 것입니다.

김승현_일상여행-작은것들이 모여_캔버스에 색연필_140×550cm_2023
김승현_Drawing objet_종이에 오일파스텔, 색연필_14.5×21cm_2023
김승현_Activation series_종이에 오일파스텔, 색연필_2023

작가 김승현은 도시공간의 화려한 건물과 거리풍경을 회화의 소재로 삼고 일상의 경험과 감정이 혼합된 즉흥 드로잉으로 표현합니다.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매일 달라지는 순간의 이미지들이 사라지기 전에 빠른 속도로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떠오르는 단어들을 축적해 나갑니다. 이렇게 쌓인 단어들은 무심하고 즉흥적이지만 깊고 오래된 우물에서 떠오른 뜻밖의 어떤 것처럼 작가의 심연을 끌어 올립니다.

한희선_잡초를 위한 의식(Ritual for weeds)_말린 잡초, 벽돌, 초_가변설치_2023
한희선_가막사리(Devil's beggar-ticks)202301_가막사리 씨앗, 캔버스_116.8×91cm_2023 한희선_가막사리(Devil's beggar-ticks)202302_가막사리 씨앗, 캔버스_116.8×91cm_2023
한희선_초상(草像, portrait of weeds)1_종이에 그을음_20.5×25.5cm_2023
한희선_초상(草像, portrait of weeds) 시리즈

작가 한희선은 비루하고 사라져가는 존재들의 존재 자체 의미에 집중하며, 그들이 존재로서 살다간 흔적들을 좇아 이를 작품화합니다. 사라지는 존재의 처연함 속에서도 그것들이 죽어 없어지거나 끝이 아닌 다른 원자로 환원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목도하고, 존재가 남긴 흔적을 통해 관계와 순환으로서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합니다.

면면이 면면히展_동인천 조흥상회_2023

김승현, 한희선 작가에게서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첫째는 작업의 소재를 멀리서 찾지 않고 작가의 생활 반경 내 지극히 일상적인 것에서 건져 올리는 것입니다. 늘 보는 풍경과 매일 보는 사물이지만 내면의 감정에 따라 꽃도 하늘도 바람도 달리 느껴집니다. 두 작가는 일상의 사물을 단순히 이미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심상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 둘째는 작업의 결과물이 즉흥적이고 비계획적이라는 점입니다. 일상에서 발견하는 이미지와 그에 따른 감정들은 늘 변합니다. 일정 부분 계획한 것들이 들어 맞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예측이 어려운 상태에 놓입니다. 두 작가는 이러한 일촉즉발의 상황들을 오히려 경이롭게 받아들이며 작품화합니다. ● 이는 평소 사물의 다양한 면면(面面)에 대해 섣불리 해석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관조하는 자세에서 비롯됩니다. 즉흥적이고 비계획적인 부분은 자칫 무책임하거나 상대에게 전가하는 의미로 보일 수 있으나 어떤 것이든 받아들이는 자세와 창조자로서가 아닌 창작자로서의 면면(綿綿)한 삶의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면면이 면면히展_동인천 조흥상회_2023

이번 2인전은 두 작가의 일상과 즉흥이라는 공통점과 도시와 시골이라는 서로 다른 면을 대비시키며 드로잉과 설치작품으로 담아냅니다. ● 작가 김승현은 도시 풍경을 담은 즉흥 드로잉 작품들과 특히 5미터가 넘는 전시장 벽면을 가득 메우는 대형 캔버스를 전시하고, 작가 한희선은 시골살이에서 수집한 잡초로 사라져가는 존재의 소멸 흔적을 설치와 퍼포먼스로 선보입니다. ● '면면이 면면히(Variously, Continuously)展'은 사물은 바라보는 시선과 우리의 태도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때로는 각기 단절된 모습이지만 하나로 모아지는 면면부절(綿綿不絕)의 관계를 돌아보게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의구심이 던진 작은 돌로 인하여, 여러분의 마음속에 새로운 면을 찾거나 몰라봤던 면을 발견하는 작은 포문이 일기를 바랍니다. 또한 그 작은 포문이 끝없이 이어지고 계속되어 삶의 어느 한 길에서 이정표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 한희선

Vol.20231122c | 면면이 면면히 Variously, Continuously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