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항해

김현주×조광희展   2023_1118 ▶ 2023_1119

공연일시 / 2023_1118_토요일_02:00pm             2023_1119_일요일_02:00pm

기획 / A.C.클리나멘 주최,주관,후원 / 의정부 문화도시_경기문화재단

연출 / 김현주×조광희 퍼포머 / 김기범_솔돈나 목소리 / 박복순_김순자_전외선_박윤금_김현주 퍼포먼스 지원 / 김여진_문채원_사공미영_황소연_조광희 글,구성 / 김현주 @dalohyunjoo

관람문의 / Tel. 0507.1341.5796 E-mail. [email protected]

공연관람시간 / 02:00pm~04:00pm 전시관람시간 / 02:00pm~06:00pm

예술공간 송산반점 경기도 의정부시 송산로 999번길 60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빼뻘마을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2년 미2사단 포병여단 본부인 캠프 스탠리가 들어서면서 1960년대 본격적으로 형성된 정착촌 마을이다. 경제 활동의 대부분을 미군에게 의존하고 있던 주민들은 미군 감축과 함께 점차 쇠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현재는 주민 고령화, 노후된 주택, 토지세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원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 등 다양한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 마을 대부분의 땅이 모종중의 소유로 마을 주민 대다수는 1년에 4차례에 걸쳐 토지세를 내며 살아왔으며 그린벨트 해제 이후 종중 측은 지가 상승을 연유로 토지세를 지속적으로 올려왔다. 주민과 종중 간의 토지 갈등이 오랜 시간 지속되던 중 2019년 초 마을 땅의 일부를 주민들에게 매매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지면서 오랜 갈등이 봉합된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제적 상황이 어려웠던 원주민 일부는 땅을 매입하지 못하게 되었고 다수의 원주민과 세입자들은 평생 살던 집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 지난 2022년에는 쓰레기 투기로 지져분한 마을 초입의 공간을 문화적 쉼터로 전환하고자 한 공공미술을 마을재생사업으로 오해하고 지역의 재개발을 가로막는 재산권 침해로 간주하는 일부 주민들과의 마찰이 있었다. 그간 진행되어온 커뮤니티 기반의 과정 중심의 프로젝트 작업과는 달리 가시적으로 지역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작업이 마을 초입에서 벌어지자 어느 때 보다 주민들의 관심이 컸고 이 과정에서 마을에 살지 않는 토지주들을 만나게 되었다. 마을이 깨끗해지는데 무엇이 문제냐라는 주민들과 문화예술, 마을재생과 같은 것이 마을에 들어오면 후에 재개발이 안 된다라는 서로 다른 견해가 팽팽하게 맞섰다.

김현주_빼뻘_포토콜라쥬, 디지털 C 프린트_가변크기

불쏘시개가 된 예술은 지역민들에게 빼뻘이 어떠한 땅인지를 들을 수 있게 했다. 누군가에게 빼뻘은 더 빨리 슬럼화되어 재개발이 되어 보상받아 떠나고 싶은 땅이고, 누군가에겐 단단히 뿌리를 내려 그저 지금처럼 살고 싶은 고향이고, 또 누군가에겐 적은 돈으로 방을 얻어 살 수 있는 곳이 빼뻘이다. 그러나 빼뻘이 어떠한 땅인지를 기억하고 싶어하는 이는 없었다. 그렇다면 마을에서 이방인인 예술가에게 빼뻘은 어떠한 곳인가? 내게 빼뻘은 사라져야 하는 곳이 아닌 기억되기 위해 애써야 하는 장소이다. 이곳에는 귀 기울여야 하는 목소리들이 있고 서사가 있으며 감각해야 하는 장소가 남아있다.

김현주_High cotten-O-01_디지털 C 프린트_가변크기

휴전 중인 땅에 '방어'를 목적으로 형성된 미군기지를 둘러싸고 있는 장벽은 70년 넘은 분단 세월 만큼이나 길고 높고 단단하다. 미군기지와 인접한 땅에는 소위 '기지촌'이라 부르는 마을이 형성됐고, 땅은 본래 이름을 잃어버린 대신 모호한 혼성적 공간이 되었다.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빼뻘은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고 또 다른 차별과 소외로부터 떠나온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했지만 기지촌 여성들에겐 폭력과 강제, 억압과 착취에 의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곳이다. 마을 곳곳 오래된 건물들과 남겨진 공간들은 말 없는 말로 온 힘을 다해 기억을 전한다. 부서지고 낡은 벽과 사물들, 잔해물에 가까운 조각과 바랜 낙서들은 삶, 장소, 시간과 대기가 만들어낸 메시지다.

기억항해_송산반점_단채널 영상설치_00:12:00, 가변크기_2023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기억', '서사'란 무엇인가? 알 수 없고 형용할 수 없는 땅과 뒤섞인 삶 그리고 장소들을 어떻게 감각하고 사색해야 것일까? {기억 항해}에서 기억이란, 과거이자 현재를 가로지르는 미래이며, 눈으로 인식할 수 없는 '현재'의 지지대이자 영역 없는 무의식의 지대이다. 이동형 거리극 형태를 취하고 있는 {기억 항해}의 여정에서 관객은 빼뻘의 오래된 장소들, 그 너머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들과 퍼포머들의 몸짓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와 몸짓들이 눈으로 보이는 현상 또는 과거로부터 고착되거나 잊혀진 장소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 메타적 관점으로 '빼뻘'을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에 {기억항해}는 남의 기억을 보는 타자가 아닌 스스로의 기억을 얻는 경험자, 항해자가 되길 안내하고자 한다. ■ 김현주 달로

모호하고 충분하게 짜장면을 먹어보자 - 워크숍: 2023.11.22.일(수) 오전10시~오후5시 - 파티: 2023.11.22.일(수) 오후5시 - 장소: 예술공간 송산반점 (의정부시 송산로999번길 60) 의정부 빼뻘에 위치한 송산반점은 지난 2010년 미군감축으로 폐업하게 되었고 2023년부터 커뮤니티예술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호하고 충분하게 짜장면을 먹어보자」는 이곳에서 평생 음식점을 운영하며 살아온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짜장면을 만들고, 공간에 오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짜장면을 나누어 먹는 워크숍이면서 파티다. 짜장면 100+α그릇을 만들고 100+α명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뒤섞이길 고대하며 공간의 새로운 기억을 만든다.

Vol.20231118a | 기억항해-김현주×조광희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