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하게 흘러흘러 아른아른 빛나는 Light shine glimmer - Leak spill shimmer』은 아날로그 기기를 활용해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생태학적으로 연결한 프로젝트이다. 전시는 루크 슈뢰더(네덜란드), 루시 코즈 엥겔만(네덜란드/미국), 비 하우트(영국)의 공동 연구로 진행된다.

루시 코즈 엥겔만, 안네마리 워들로_기울어진 모든 것 Everything leans_3채널 프로젝션-HD로 전송된 슈퍼8, 컬러, 무음_00:04:20, 00:04:23, 00:03:30, 반복재생_2023 (이미지 제공_대안공간 루프)

16mm 필름으로 제작된 전시 작업들은 영화, 옵티컬 사운드 등 지금은 많이 사용되지 않는 오래된 매체를 기반으로 한다. 아날로그 영화를 '만남의 장소'로 설정하며, 영화 상영이 우리를 만나게 하는 장소로서 기능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는다. 디지털 필름과 달리 손으로 관리되는 아날로그 필름의 촉각적 특성과 구식 미디어로 전해지는 사운드 등 비시각적 감각을 포괄한 감성을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전시장을 오가며 만지고 보고 걸어가며 몸으로 영화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생태적 환경이 생겨난다.

루시 코즈 엥겔만_우리를 능가한 빙하 So the glaciers exceed us_2채널 프로젝션-HD로 전송된 16mm필름_ 00:08:56, 00:18:07, 반복재생_2023 (이미지 제공_대안공간 루프)

전시는 일반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 기술을 기반으로 환경, 기후, 자연과 인간, 더 나아가 땅과 노동의 미디어 생태학을 연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신체와 기술의 상호관계, 끝과 시작이 불분명한 집합체를 형성하는데 관심을 둔다. 이들은 우리의 삶과 주변 환경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자 한다.

비 하우트_창 밖으로 내던지기 Defenestration_ 16mm 필름, 흑백, 광학음_00:04:40_2015 (이미지 제공_대안공간 루프)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신체와 연결된다. 좁은 의미에서는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손으로 만지는 것부터, 넓게는 신체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의료산업까지 인간의 모든 삶과 연계된다. 루크 슈뢰더는 'AR환경에 아날로그 방식을 숨기거나, 영화를 일반적인 스크린이 아닌 여러 개의 천에 투사해 관객이 그 사이를 걸어보도록 유도 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교육받은 시스템과는 다르게 신체와 기술은 별개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이다. 관객은 기계/기술 주위에 모여 영화를 '체험'한다.

루크 슈뢰더_엑토플라즘 #1 Ectoplasm #1_ 흑백 네거티브, 라이트박스_120×80cm_2023 (이미지 제공_대안공간 루프)

슈뢰더의 신작 「흔들리는 환영 Phantom Reels」은 물 속과 물 주변, 비 속에서 촬영 된 증강현실 작업이다. 오래된 카메라를 물에 씻어내고, 비를 맞으며 젖은 카메라로 촬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슈뢰더의 영상에는 내러티브, 대본, 연기가 사용되지 않는다는 맥락에서 일반적인 영화보다는 행위예술에 가깝다. 관객에게 어떠한 이야기도 제공하지 않는 영상은 작가의 몸, 카메라, 물, 돌, 주변 환경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수행하는 과정을 담고있다. 영상은 슈뢰더가 전자폐기물 센터에서 일하며 촬영한 폐기물 사진 작업 「엑토플라즘 Ectoplasm」과 함께 보여진다. 「긴 모래와 물(장사동) Long Sand and Water」은 청계천 일대 도시 재개발로 인해 생긴 몸의 고통과 물의 메마름을 다룬 작업으로 김혜수와 협업했다.

루크 슈뢰더_흔들리는 환영 2: 워싱 Phantom Reels 2: Washing_수퍼8 필름_00:05:44_2023 (이미지 제공_대안공간 루프)

루크 슈뢰더, 김혜수_흔들리는 환영 4: 긴 모래 / 얕은 물(장사동) Phantom Reels 4: Long Sand / Shallow Water(장사동)_수퍼 8 필름_00:10:00_2023 (이미지 제공_대안공간 루프)

루시 코즈 엥겔만의 영상 작업인 「네할레니아의 신전 The Temple of Nehalennia」은 「흔들리는 환영」의 새로운 설치 작업으로 안네마리 워들로와 협업했다. 북극에서 촬영된 16mm 영상은 전시장 곳곳에 설치되며, 비 하우트의 16mm 필름 시리즈는 매주 영사기를 활용한 퍼포먼스 형태로 상영된다. 거리의 나뭇잎을 청소하는 노동자와 협업한 슈뢰더의 영상 작업 「우리는 모두 기계를 들고있다 We all Carry Machines」는 제작 과정을 담은 낭독 퍼포먼스로 진행된다. ● 전시는 영화적 매체를 경험하는 방식을 낯설게 만드는데 주목한다. 관습적 방식을 벗어난 낯선 질문은 일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슈뢰더는 "오래된 것은 항상 새로움 속에 살아 있으며, 우리 몸은 결코 주변 환경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오래된 렌즈를 통해 새로운 생태 속 신체를 상상하기를 기대한다. ■ 이선미

루시 코즈 엥겔만_네할레니아의 신전 The temple of Nehalennia_HD로 전송된 슈퍼8(4×3), 컬러, 사운드_ 00:11:25_2022 (이미지 제공_대안공간 루프)

『Light shine glimmer - Leak spill shimmer』 is an exhibition that ecologically connects the relationship between technology and humans using analog devices. The exhibition is a collaborative project by Luuk Schröder (the Netherlands), Lucy Cordes Engelman (the Netherlands/USA), and Bea Haut (UK). ● The works in the exhibition take analog film, a medium little in use today, as its point of departure. It sets analog film as "a meeting place" and is interested in the way that a film screening functions as a place to meet. It creates an interconnected environment where you can directly feel and experience emotions which encompass non-visual senses, such as the haptic elements of analog films managed by hands and sounds transmitted through old media. An ecological environment is created in the process of touching, seeing, walking, and experiencing films with your body in the exhibition hall. ● The exhibition shows the process of making films, the process of studying the environment, climate, nature and people , and further the media ecology of land and labor based on technology in general. It is interested in forming the interrelationships between bodies and technology, and assemblages in which boundaries blur and it is unclear where one ends and the other begins. They try to narrow the gap between our lives and our surroundings. ● Technologies connect with bodies in various ways. In a narrow sense, it is linked to all human lives, from touching a smartphone in everyday life to the medical industries which are in direct necessity to our bodies. Schröder says, "we tried to approach it in a different way, such as hiding analog methods in AR environments or projecting films onto fabric rather than on regular screens, to induce audiences to walk in between." This is an attempt to acknowledge, unlike the system of capitalist societies we were educated in, that a bodies and technologies function without separation. The audiences gather around machines/technology to 'experience' films. ● Schröder's latest work, Phantom Reels, is a work of augmented reality filmed in and around the water, and in the rain. It shows the process of washing antique cameras with water and filming them with wet cameras during the rain. It is closer to a performance than a film in general, in the context that Schröder's moving images do not apply a narrative, scripts and acting. The video, which does not provide any story to the audience, contains the process of the artist's body, camera, water, stone, and surrounding environment engaging with each other. The video is shown along with Ectoplasm, a photographic project that features wastes taken while the artist worked at an e-waste center. Long Sand and Water collaborated with Hyeisoo Kim to deal with the pain of the body and the dryness of water caused by urban redevelopment around Cheonggyecheon. ● Lucy Cordes Engelman's video work, The Temple of Nehalennia, ask hydro-feminist questions about hidden historical relationships humans had with water, and her 16mm film footage taken in the Arctic is installed as a larger filmic presence in the lower space. Cordes Engelman's new collaboration with Annemarie Wadlow, Everything Leans, is an installation of three Super 8 films with accompanying voice notes and a musical composition by Biba Cole that celebrates the ways that poetic relationships between artists working in older media might flourish. Bea Haut's 16mm film series is screened weekly in the form of a performance using a projector. Schröder's video work in collaboration with the workers cleaning leaves on the streets, We All Carry Machines will be held with a reading performance of the production process. ● The exhibition focuses on making ou way of experiencing cinematic media unfamiliar. Unfamiliar questions beyond conventional methods make us look back on our daily lives. "Old things are always alive in novelty, and our bodies can never move away from our surroundings," Schröder says. The artist looks forward to imagining bodies in a new ecology through old lenses. ■ Sun mi Lee

□ 오프닝 스크리닝 - 일시: 11월 17일(금) 5:00PM - 참여자: 루크 슈뢰더, 루시 코즈 엥겔만, 비 하우트 - 내용: 비 하우트의 필름 8점 상영

□ 박규재 필름 스크리닝:     1990년대부터 오늘까지의 16mm 한국 실험영화 - 일시: 11월 24일(금) 6:00PM - 참여자: 임창재, 이장욱, 장민용, 장은주, 오온유, 유채정, 박규재 - 내용: 필름메이커 7명의 작업 8점 상영

□ 비 하우트 필름 스크리닝 - 일시: 12월 1일(금) 5:00PM / 12월 8일(금) 5:00PM - 참여자: 관객의 자율 관람 - 내용: 비 하우트의 필름 8점 상영

□ 기후 퍼포먼스: 기후 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 일시: 12월 2일(토) 3:00PM - 참여자: 기후 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climateperformer) - 내용: 창작시 낭독 퍼포먼스

□ 온라인 아티스트 토크 - 일시: 12월 16일(토) 5:00PM - 참여자: 루크 슈뢰더, 루시 코즈 엥겔만 - 내용: 온라인 아티스트 토크

Vol.20231117b | 희미하게 흘러흘러 아른아른 빛나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