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징 리셉션 / 2023_1125_토요일_04:00pm
기획 / 두 번째 공간sub.space(이소진) 후원 / 대구문화예술진흥원_대구광역시 * 이 전시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지속전시지원입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021갤러리 상동관 021GALLERY 대구 수성구 수성로25길 5 4층 021gallery.com
어제와 오늘이라는 시간이 만들어낸 무수한 선택들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한다. 주어진 삶 속에 스스로가 부여하는 것들의 결과와 책임은 그들만의 서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때론 이들이 내비치는 후회의 자국들은 항상 뒤돌아보게 되기도 하고 또 다른 곳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 작업실 한 켠에 펼쳐져 있는 헤아릴 수 없는 기호와 이미지 들은 정처 없이 떠돌다 폴더 속 시간의 이름으로 펼쳐진 노트 속에서 부유하며 예측하지 못하는 틈을 통해 등장하기도 잊히기도 한다. 언제쯤 순수한 의지대로 실현될 수 있는 걸까. 잠들기 전 던져보는 이 질문은 이름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전시는 폴더 속 데이터들을 재탐색하는 행위로부터 시작된다. 저장은 되어있으나 아직은 보내지 못한 것들을 하나의 공간에 업데이트한다.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지속하지 못했던 기획의도와 맞지 않아 보류된 계획, 쌓여가는 아이디어와 스케치, 작업물, 재료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사용자 환경에 맞춰 구축해 본다. 이는 자발적인 성찰이자 선택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만드는 움직임이다. '다른이름저장'은 다시 설정하는 낯선 것이 아닌 또 다른 가능성이 담긴 이름이며, 창작자 자신이 더 나은 환경을 구축해 보는 의미 있는 순간이자 자유의지를 말한다. 길고 긴 어제와 오늘 사이 이상과 현실의 경계선에서 끝없이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 ■ 이소진
Product-series 'Candy from Heaven' ● 프라덕트 시리즈는 가상의 제품을 기획하고 작품으로 제작하는 연작이다. 작업방식은 실제 물건의 형태와 기능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대어 물건의 맥락과 이야기의 맥락이 만나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제작 할 제품의 상품명, 로고, 패키지등 제품에 입혀 질 시각적 표현을 구상하고 제작과정에 적용한다. 이번에 제작 할 가상의 제품은 'Candy from Heaven' 이라는 사탕이다. 전시장에서 놓이게 될 사탕상자들이 관람객들을 익숙함과 낯설음이 교차하는 어떤 공간의 가운데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 ■ 김승현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퍼포먼스와 영상 작업으로 이야기했던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애매한 모순들에 대해 페인팅 형식으로 보여주려 한다. 심하게 과열된 상업미술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 큰 유행에 휩쓸리는 아니 휩쓸릴수 밖에 없는 작가들의 상황을 회화적인 기법과 디자인적인 요소를 더해 표현하였다. 이 작품들은 그간 작가 본인이 보여준 작업들과 같은 맥락에 위치하며 표현방식의 확장을 꽤하고 있는 중이다. ■ 김영규
회화에 핀 꽃 ● 작업실에는 수많은 캔버스가 쌓여 있다. 캔버스에 나름 의도한 대로 '완성'이란 결과물로 전시장에 다녀온 작업과 스스로 실패 라고 단정 지으며 작업실에서 외출을 한 번도 못해 본 미완의 작업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이외에도 작업을 진행하는 순간에 우연으로 발생한 회화의 흔적과 다양한 부산물도 남아 있다. 작업실 벽과 바닥에 알 수 없는 형체와 색으로 튀거나 흘러내린 물감의 흔적, 붓에 남아있는 물감이 아까워 빈 캔버스에 터치 연습이랍시고 휙휙 갈긴 자국 등, 작업실 곳곳에 핀 회화의 흔적이 때로는 기존에 '완성'으로 단정지은 결과물보다 더욱이 회화적으로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에 그동안 작업실 어딘가에서 머무른 회화의 흔적을 미완의 연속이 아닌 '완성'이란 나의 회화로 피우고자 한다. ■ 신준민
My reserve#3 ● 나는 몇년 전부터 작업을 위해 수집했던 환경 속 작고 연약한 것들이 담긴 저장고를 열어보고 관찰하고 있다. 이들을 재추적하는 과정 중 수 많은 기록들을 찬찬히 뜯어 보았을 때, 그간 공간에서 보여주던 여러 덩어리들의 표면에 가려진 심지 혹은 단면이자 작업의 레퍼토리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 즉 원본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은 사실상 나만이 볼 수 있는 저장고에서 정처 없이 떠도는 단순한 기록이었지만, 이번 공간에서는 하나의 화면에 펼쳐보며 표본화 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 이소진
지난 4년간 8평의 땅을 친환경 농법으로 경작하는 내내 모든 것의 시작은 이 한 문장에서부터였던 것 같다. '자연이 만든 것은 모두 자연으로 돌아간다. 하물며 인간도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한 구절이었다. 그 당시에도 이 말이 며칠간 계속 뇌리를 맴돌았던 기억이 난다. 나는 지난 4년간 도심에서 8평의 텃밭을 기르며 터득하게 된 앎의 형태를 시각적 언어로 치환하고자 했다. 유기농 농법은 '나'를 위한 작물만을 길러내는 것이 아닌 '남'을 고려하는 방법으로, 이를테면 씨앗을 심을 땐 새와 곤충을 고려해 3개의 씨앗을 심는 것이었다. 이러한 농사의 방식에 자연스레 깃든 타자를 이해하는 방법은 마치 자연의 순환구조와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순환구조를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것으로 보았고, 순환의 형태를 시각적인 구조물로 가져와 이동할 수 있는 트롤리에 담았다.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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