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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3_1111_토요일_04:00pm
후원 / 인천광역시_인천문화재단_시작공간일부
관람시간 / 12:00pm~05:00pm
KMJ아트갤러리 KMJ ART GALLERY 인천시 남동구 문화로115번길 43 Tel. +82.(0)32.721.5187 @kmj_art_gallery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며 조화와 공존을 이루는 다차원적 예술의 세계 - 영구적인 이미지에서 가변적인 이미지로 ● 먼 옛날 미술가들은 벽면에 이미지를 새겼고, 돌을 깎아 조각상을 만들었다. 과거의 이미지는 동굴이나 사냥터, 종교적 시설 등의 특정한 장소에 벽화나 조각의 형태로 영구불멸을 목적으로 새겨지고 세워졌다. 지금도 많은 것들이 그곳에서 존재하고 있다.
중세 말, 이미지의 제작과 유통에 혁명적인 사건이 출현했다. 패널화가 등장한 것이다. 패널화는 평평한 나무 판에 그리는 그림의 한 형태로 패널화의 등장은 단순히 이미지를 벽화에서 패널로 옮기는 정도의 의미를 넘어섰다. 패널화의 등장은 장소 특정적이었던 이미지가 쉽게 운반하고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 변화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 패널 그림은 휴대가 가능하고 쉽게 운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이동하거나 다른 환경에서 전시하고 거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가 있었다. 패널 그림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와 무역 중심적인 사회의 출현으로 더욱 활성화 되었다.
르네상스 이후 중산층의 증가와 함께 패널화는 개인적인 공간에 소유, 전시할 수 있게 됨으로써 패널화의 수요는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후원 체계의 변화도 한 역할을 했다. 벽화는 종교 기관들이나 부유한 엘리트들이 공공장소에 의뢰하였지만, 패널 그림들은 신흥 중산층을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후원자들에 의해 의뢰되었다. 나아가 패널그림은 예술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 되었다. 패널이 캔버스로 바뀌면서 작품의 이동과 상품화는 더욱 촉진되었다. ● 패널화는 운반 가능성의 용이함 뿐 아니라 새로운 예술적 표현의 가능성도 열어주었다. 패널의 안정된 표면은 실험적이고 표현적인 실행의 기초를 제공하였고, 예술가들은 안정된 패널 위에서 다양한 기술, 양식, 표현기법들을 실험할 수 있었다.
천 여년 동안 미술가들은 역사나 신화, 종교, 전쟁의 승리, 기념할만한 사건, 각종 예술적 실험등을 패널화에 담아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미술관이나 각종 전시공간에서 보는 대단한 그림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대단한 실험적인 작품이라도 일단 미술관이나 전시공간의 벽에 걸리게 되면 움직이지 않은 조용한 물체들이 된다. 즉 정물(Still life)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드라마틱한 내용을 담고 있거나 거창한 예술 실험의 결과물일지라도 그것들은 하나의 장식물로 전락한다.
현실과 가상이 조화와 공존을 이루는 다차원적 예술의 세계 ● 패널화가 등장한 이후 1천 여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미술작품을 수용하고 있다. 너무나 오랫동안 지속된 탓에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당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지금까지의 전시나 작품 감상이란 전시장이라는 중립적인 공간에서 관객과 작품이 1:1로 만나 눈앞의 작품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관찰, 분석을 통해 파악하거나 보다 적극적으로는 관객과 작품이 인터랙션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이제 뭔가 새로운 시각적 체험과 경험을 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박준석은 "Image Spacing(이미지의 간격)"이라는 방식을 통해 캔버스 공간과 물리적 현실공간, 그리고 가변 설치로 존재하는 임의 공간이 서로 연결되고 관계를 만들고 상호작용을 통해 조화와 공존을 이루는 작품을 보여준다. 이런 새로운 방식의 작품이 등장한 것은 실체 못지않게 사물 간의 관계가 중요해진 시대적인 요구 때문일 것이다. 박준석은 관람자가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의 작품을 시도했는데, 작가의 말이다.
"임의 공간(가변설치)를 사용하여 전시 공간을 입체적인 공간으로 표현하는 작품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장 공간, 캔버스 공간 그리고 오브제를 지지하는 임의공간의 세 가지 공간을 사용합니다. 이 공간들은 서로 상호작용하고 변형되어 조화와 공존을 만들어냅니다. 임의 공간과 작품에서 시각적인 통일감을 주는 가로로 그어진 선(기준)을 바탕으로 관습적으로 인식하는 경계들을 모호하게 만들어 대상이 지닌 존재성과 본질에 물음을 던집니다. 일상적 사물을 정물화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일상의 현실과 산업사회에서 보이는 사물의 의미를 통해 시대상을 반영하고자합니다. 대량생산된 사물을 소재로 선택함으로써 소비사회 맥락에서 그 의미를 부각시키고 인간의 상품화에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박준석은 전시공간과 캔버스 공간, 그리고 오브제로 지지되는 임의 공간 등 세가지 공간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의미를 창출하는 관계주의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작가는 가로로 그어진 선(기준)을 통해 관습적으로 설정된 경계들을 모호하게 만들어 대상이 지닌 존재성과 본질에 의문을 던지고 있는데, 이는 작품 내에서 경계를 통해 인식되는 것들이 얼마나 상대적이고 변형될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작가는 일상의 현실과 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사물의 의미를 통해 시대상을 반영하고자 했는데, 이는 관계주의적인 시각에서 작품이 주변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를 형성하려는 시도를 나타낸다. 그리고 작가는 소비문화와 예술 간의 관계를 살피며 관계주의적 시각으로 소비사회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투영하고 있다.
후기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가치의 중심이 실체주의에서 관계주의로 이동하고 있다. 실체주의에서는 가치와 의미가 사물 자체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관계주의에서는 가치와 의미가 개념과 사물이 가지는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관계주의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개념을 지칭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물 간의 관계나 연결이 기본이며, 사건과 사물의 속성이나 정체성이 실체 못지않게 관계에 의해 정의된다는 생각이다. ● 오늘날 예술 작품의 의미는 작품 그 자체의 실체만이 아니라 그것이 촉진하는 관계와 상호작용에서 나온다. 관계주의 예술은 예술적 과정에서 사회적 참여와 공유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예술 대상과 관람자의 역할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에 도전한다. 그것은 예술이 생성되고 소비되는 사회적 맥락과 관람자의 경험을 우선시하는 현대미술의 경향과 일맥상통한다. ■ 박우찬
Vol.20231111h | 박준석展 / PARKJUNSEOK / 朴俊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