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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3_1107_화요일_05:00pm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_시작공간일부
관람시간 / 12:00pm~07:00pm / 18일_12:00pm~03:00pm
아트스페이스 실 Art Space Sill 인천 부평구 부평대로38번길 22 Tel. +82.(0)507.1330.2519 www.artspacesill.com @artspacesill
전시 제목인 rag(래그)란 경쾌한 래그타임 리듬을 사용한 곡으로 작가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이기도 하다. 클래식과 흑인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인지 래그를 듣고 있으면 현대적인 쾌활함과 전통이 가지는 품격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데, 육은정의 작품도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캔버스를 크게 가로지르는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색색의 선들,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는 화면, 유화물감이 가지는 깊이 있는 색의 계산된 조합으로 커다란 캔버스에 가득 찬 강렬한 색과 대범한 터치는 야수파 회화의 일면을 보는 듯했고, 마치 디지털 드로잉 같은 평면성과 간결함은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그는 서양 회화의 전통적 기법인 유화가 전해주는 묵직한 물성을 무겁지 않은 템포로 사용하여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게 융화시키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육은정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자연 상태 그대로의 원형을 유지하는 원시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로 채워진다. 경이로운 태곳적 모습을 유지한 원시림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의 완벽한 하모니는 작가에게 응축된 세상이자 시각적 즐거움이었다. 작가는 눈에 비친 풍경에서 받은 인상, 느낌, 감정에 집중하여 그것을 새로운 점, 선, 면으로 치환한다. 그의 마음에 들어온 풍경 속 모든 요소는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처럼 빠져선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바닥에 떨어져 썩어가는 잎사귀마저 그에겐 이 풍경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존재였다. 작가는 자신의 독특한 관점을 따라 그리기로 한 풍광에서 그릴 필요가 없는 것을 고르는 선택적 탈락을 최대한 배제한다는 규칙을 세웠다. 이러한 맥락 안에서 초록과 갈색의 원시림은 작가의 필터를 통해 빨강, 파랑, 노랑, 검은색이 뛰어다니는 반추상의 모습으로 탈바꿈되었다.
또한, 작가는 작품에 리듬감 같은 음악적 요소를 넣는다. 음악적 요소가 들어간 회화작품 하면 칸딘스키나 쇤베르크의 그림이 떠오르는데, 그들이 이끈 사조들은 전통에 대한 반발과 같은 선구자적 사명을 짊어진 무거운 것이었다. 이에 반해 작가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의 순간을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집중한다, 작가는 원시림이라는 주제와 거리가 먼 균일한 두께의 인위적인 선, 캔버스의 전면에 몰려나온 색 조각들, 운동감과 물성을 강조한 붓질로 자신이 주관적이고 감각적으로 만들어 낸 리듬을 시각화하여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대상에 어떤 의미를 넣지 않고 이미지 그 자체로 받아들여 자신의 감각대로 해체하고 조합하는 것을 순수하게 즐기는 태도가 그의 작품을 빛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 작품들과 함께 연구작의 성격이 강한 흑백의 패널화들과 신작 「흔적」을 선보인다. 「발화」은 평면 그림 안의 물질성을 밖으로 빼내 관객이 촉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조형 작품이다. 이렇듯, 작가는 계속해서 자신의 테마를 다양한 방법적 시도로 탐색하고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모습과 작품을 보고 있자면 원시림, 물질성, 리듬감이라는 작가의 키워드가 또 어떤 작품이 되어 그 모습을 드러낼지 기대하게 된다. ● 고민을 내려놓고자 떠난 여행지에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에 심취할 때 우리는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연은 자신의 경이로움을 인간의 지성에 호소하지 않으며, 모든 인간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육은정 작가의 작품도 원시림 속을 거닐 듯 머리보다 감각으로 다가갈 때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 동현정
나는 원초적인 자연의 형태와 구조를 가지고 와 회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형식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자연을 평상시에 볼 때 전쟁과도 같은 생존에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을 했다. 가뭄, 폭우, 수확, 채집 등의 직간접적인 이유들로 인하여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들의 생존 방식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것을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회화 내에서 표현하고 있다. ● 각각의 색들은 섞이는 것이 있는 반면, 섞이지 않고 개성을 드러내며, 존재하고 이들의 얽힌 형태를 띄고 있다. 화면을 관통하여 보는 시각을 방해하는 선, 빠르고 잘게 쪼개진 연한 선의 리듬과 굵직한 면으로 리듬을 잡아주는 등의 움직임은 각자만의 개성을 만든다. 점 선면의 움직임 외에도 회화의 물질, 질감으로 표현에 이용하고 있다. 존재하여 얽히고 살아 있는 것처럼, 살아 있기를 원했던 것을 나타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육은정
Vol.20231111e | 육은정展 / YUKEUNJEONG / 陸殷正 / paint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