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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후원 / 부산시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KIMS ART FIELD MUSEUM 부산 금정구 죽전1길 29(금성동 285번지) Tel. +82.(0)51.517.6800 blog.naver.com/kafmuseum @kaf_museum
우주는 시간과 공간의 총체를 의미하며 그 크기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하고 광활하다. 우주에는 인간만큼이나 독특한 색상과 모양으로 빛나는 다양하고 많은 소우주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들 하나하나는 불완전하고 비정형적인 존재로서 그들 각각의 규칙성과 불규칙성의 조화를 이루며 질서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또한, 광활한 우주 속 수많은 은하는 서로 영향을 주며 살아간다. 서로 다른 은하들과 충돌하여 새로운 은하를 만들거나, 작은 은하끼리 합쳐지며 성장하기도 한다. 어쩌면 인간의 삶도 이러한 우주의 질서와 맞닿아 있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 모든 개인이 품고 있는 각자의 우주 속에는 좋고 나쁨을 가르는 취향, 옳고 그름을 가늠 짓는 가치관, 그 밖에 모든 다양한 사고들이 복잡하면서도 그 나름의 원칙을 가진 채로 얽혀 있다. 인간의 삶이란 자신의 우주를 탐험하면서 일생 동안 그것을 확장 혹은 축소하는 일련의 과정의 연속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같은 시간을 살아가지만, 고유한 저마다의 우주를 확장해나가는 다른 두 개인의 경험은 정확히 일치할 수 없으며, 완전하게 포개어질 수 없다.
또한, 우리는 관계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규정하곤 한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마주하는 일은 두 사람의 우주가 충돌해 서로 영향을 끼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나의 우주는 별개의 우주가 아니라, 다른 우주와의 관계 속에서의 연결된 우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 『My Universe』는 안은솔의 추상적인 형상 작업을 통해 내면의 풍부한 감성을 일깨우고, 그 바탕으로 나의 취향과 가치관이 담긴 우주를 탐구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지나 나와는 다른 지점이 있는 타인의 우주와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우주를 공유하며 연결 짓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안은솔 작가는 2018년부터 아크릴 물감을 물이나 미디엄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하여 캔버스에 부어주는 형식을 기반으로 물감이 흘러내리는 우연성에 의존하는 추상 작업을 시작하여 초기에는 기법 연구를 하였고, 이후에는 단순한 테크닉적 작업이 아니라 아크릴 물감의 유동적인 성질을 반영하는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회화성과 특색을 가진 작업 세계를 확대하여 나아가고 있다. 그의 작업은 색을 단순화하여 작가의 의도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작품의 감상자가 감상을 통해 무엇인가를 떠올리거나 작품에서 보고 싶은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큰 작업들의 경우 멀리서 보면 덩어리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크고 작은 세포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어 순간적이고 빠른 인지과정 속에서 관람객은 상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안은솔의 최근 작업들은 대부분 큰 사이즈의 작업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2022년 작품의 이름들은 의미없음(meaningless)으로 통일하였다. 작업 초기에는 제목이 작품에 대한 함축성을 가진다고 생각하여 제목을 하나씩 붙였으나, 최근 작업에서는 제목은 의미가 없으며, 관람객의 투영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여 제목을 따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안은솔은 앞선 여러 개인전들을 통하여 확증편향에 초점을 맞추며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우리는 결코 같은 것을 보고 있지 않으며 '인간은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러한 현실밖에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보든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내 감각이 허용하는 것만큼 투사하고 투영하게 된다. 안은솔의 최근 작업은 투사와 투영에 관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구조화되거나 정형화되지 않은 형상을 통해 감상자로 하여금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며, 투사 되는 이미지를 통하여 심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안은솔은 이번 『My Universe』를 통해 'AS YOU SEE' 시리즈의 작품을 선보이며 작품의 제목을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작가의 의도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감상자의 순간적인 인지과정 속에서 저마다의 상상력이 담긴 다양한 해석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였다. 안은솔의 추상적인 형상 작업을 통해 서로의 우주를 공유하고 이해하는 유의미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 김예림
Vol.20231109j | 안은솔展 / ANEUNSOL / 安은솔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