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박윤회 작품에서... ● 이번 박윤회의 개인전은 그동안 종이를 붙이고 찢으며 화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특정한 형태로 공간을 드러내는 형상성이 강조되고있다. 우선 박윤회의 대표적인 작품특성인 종이의 질료감은 반투명의 안료를 적절히 사용하여 물이 종이속으로 흡수되면서 발색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있다. 흔히 종이를 뒤덮는 안료의 불투명함으로 종이의 물성적 특징을 상쇄시키거나 화면의 공간성을 표면적으로 그치게 하는데 반해, 투명한 안료와 물을 흡착시키는 그대로 남기는 박윤회의 한지 작업은 종이의 성질과 특징을 돋보이도록 한다. 한지는 화면에서 색채를 돋보이게 하는 훌륭한 지지대가 되는 동시에 빛을 반투과하는 서정적이고 정감어린 물질로 색채를 조화와 질서속에 적절히 조절하는 유기적 역할을 담당한다.

박윤회_자전거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45×53cm_2020

박윤회_동네한바퀴-3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45×53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4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45×53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5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45×53cm_2023

박윤회_구름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45×53cm_2020

박윤회_동네한바퀴-8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9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10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11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12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14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15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16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자동차-1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자동차-2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자동차-3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자동차-4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32×4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 30-1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91×72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 30-2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91×72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 30-3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72×91cm_2023 박윤회_동네한바퀴 30-4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72×91cm_2023

또한 종이의 찢겨진 결들의 거친 면들은 부드럽고 숙연한 종이가 가지고 있는 포근한 감성과는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거칠고 대담하게 찢겨진 종이의 불규칙한 단면들에 종이의 상처를 보듬어 내는 듯 물감은 흡수되고, 매끄러운 큰면의 종이위에는 미끄러지듯 흘러내려 자연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두툼한 한지가 찢겨질 때의 그 앙칼진 파열음은 물질자체가 생명을 머금은 듯하고 마치 현대사회의 억눌려진 인간상들의 고뇌를 토로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화면에서 숨듯 드러나는 형태들은 물질과 정신의 합일을 꾀하는 그 동안의 작업과정과 관계가 있다. 진정한 상징은 이성적 사고로는 생각할수 없고, 점(점)을 치거나 느낌으로 알아야 하는 것을 표현할 필요가 있을 때만 나타나는 것이라고 융(C.G.Jung)이 언급한 것처럼, 화면을 뒤덮는 거대한 무질서의 층위에 작가가 제시하는 현실의 비젼(Vision)을 보일듯 안보일듯 아우르고 있다. 현실과 작가 내면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는 종이의 뜯겨짐과 붙임의 과정을 통해 합일화되고 그 대치의 긴장은 새로운 관계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듯 하다. ■ 박상희

Vol.20231109a | 박윤회展 / PARKYOUNWHOE / 朴潤會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