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221202i | 불타오르는 푸른 노래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23_1103_금요일_07:30pm
오픈재즈공연 / 레오킴 그룹
기획 / A:rK
관람시간 / 11:00am~09:00pm
8번가 갤러리 8street Gallery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로3길 8 (회기동 42-139번지) B1 갤러리 Tel. +82.(0)2.969.0003 @8streetcoffee
푸른 노래가 들려오면 / 곧 직면할 / 쏟아지는 폭포수에 / 온몸을 내맡기듯 뛰어들어 / 정처 없이 / 구르기를 시작한다 / 그저 물살을 따라 / 함께 굴러 떨어지는 것이다 / 아래로 아래로 // 둥글리듯 구르는 것이야말로 / 인간으로서의 / 크나큰 안정감 안에서 / 최선의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 꾸준히 반복해 내거나 / 마음을 비우고 행하다 보면 / 어느덧 꽤 뛰어난 지점에 이를 수 있을 것이며 / 우리는 무사히 / 목표를 향해 /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파라다이스와 같은 / 공통의 목표라 믿는 / 그 어딘가로 // 유일한 방법 / 거부할 수 없는 운명 / 행할 수밖에 없는 삶 / 멈출 수 없는 예술 / 우리는 그 자체로 / 파라다이스를 / 경험할 수 있다 // 다만 / 그 과정에서는 / 필히 / 피눈물을 동반한다
우리는 나름의 사정과 환경과 모든 변화들 속에서 작품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눈에 띄게 성공하거나 두드러진 성과는 딱히 없었으나, 유일하게 오래도록 해왔으며 지금도 하고 있는 내 일과 같은 평생의 활동이라 믿으며, 각자의 전시 공백기를 지나 이번이 4번째의 그룹기획이다. 모든 전시는 또래이면서, 여성이면서, 동문이면서, 서로를 지켜봐온 작업 동료들과 함께이다.
얼마 전 대략 20여년 만에 모교의 미술대학을 방문하면서, 오랜만이라는 벅참과 이제는 유일하게 안면이 있는 교수님이 한 분 남아 계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말이지 시간은 유수와 같고, 시대는 시시때때 더욱 달라져 낯선 정보들 투성이가 되었다. 학교는 더욱 좋아지고 발전하고 변화되었으며, 새로운 세대들로 가득차고 반 이상이 외국인 학생들로 넘쳐나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곳곳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던 우리였지만, 이곳은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한 우리의 그곳이 아니었다. 기쁨도 슬픔도 아닌, 모호한 감정들과 시간을 뛰어 넘어 더욱 친근해진 만남들, 한없이 부드러워지고 속살과 같은 연약함이 쉽사리 드러나는 순간이다. 멀리서 서로의 안녕을 바라며, 어느 한 시대와 공간을 추억하는 사이가 되어, 막연하지만 따뜻하고, 얼굴 붉히거나 영역 다툼의 불편함 없이, 웃으며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아주 짧은 시간을 풍성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설명하기 힘들지만, 많은 것들이 달라지기만 한 것 같아서, 이 상황(?)을 어찌 이어가야할지 모르겠다. 각자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삶을 살아나가고 있지만, 예술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꾸준히 쌓아나가며 멈추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내고 있다. 삶에 있어서도, 예술에 있어서도, 내 생각처럼 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항상 뭔가 조금 슬프면서도 우리는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 흐르는 강물을 따라 흘러갈 수밖에 없고, 생각지 못한 우연한 만남들이 오고 가며 다양한 재미 혹은 고난을 맛보아 가면서도, 여전히 삶은 끝을 모르고 흘러간다. 그 와중에도 막연한 종착지를 기대하며 꿈꾸는 것을 잊지 않는다. 파라다이스와 같은 모두가 즐겁게 웃으며 도착할 그곳, 흘러가는 강물의 끝에 쏟아지는 폭포를 다 같이 무사히 겪고 나면, 그곳에서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다. 아주 풍족하고 아무도 외롭지 않은, 슬픔보다는 기쁨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고 서로를 따스히 토닥이며. ■ A:rK
Vol.20231103h | 구르는 폭포, 파라다이스 A Blue Happy Endi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