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3_1102_목요일_05:30pm
기획 / 정윤영
관람시간 / 10:00am~06:00pm 수요일_0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민정 GALLERY MINJUNG 서울 종로구 삼청로 90-2(삼청동 63-12번지) Tel. +82.(0)2.723.4433 galleryminjung.com @galleryminjung_art
'풋내기'는 경험이 없거나 나이가 어려서 일에 서툴고 세상 물정 모르는 이를 얕잡아 지칭하는 단어다. 순수 미술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좌충우돌하던 풋내기 미대생들과 그들을 지도해온 선생이 힘을 모아 작은 전시를 개최한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으레 미술은 자본이나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순수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고달픈 현실 속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더 큰 불안감을 느낀다. 그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배로서 미술계 현장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녹록지 않은 현실 앞에서 순수 미술 전공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빛나는 재능보다는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창작에 관한 의지를 다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선명하지 않더라도 예술과 함께 하는 삶을 지속하려면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까? 순응과 저항을 반복하는 창작의 과정에서 계속 흔들리고 부딪치더라도 미약한 힘이라도 내어 삶을 끌고 가야 한다고 다독이고 싶었다. 이 풋내기 작가들의 작은 목소리가 담긴 작품들은 삶을 깊이 이해하기에는 아직 먼, 불확실성의 세계를 부유하는 미숙한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매일매일 마모되는 열정과 현실의 고단함 속에서도 평온하고 안락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되묻는 전시이기도 하다. 이들의 작품에 담긴 스치듯 지나치는 자신의 삶의 일부를 축약해 낸 내밀한 기록과 사색의 자취는 켜켜이 쌓여가는 삶의 두께를 은유한다. 『선명하지 않아도』는 동국대학교 서양화 전공 학생들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열게 되는 첫 전시회이지만 막연함 속에서도 예술을 하는 삶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분투기이기도 하다. 아름답게 뛰고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하고자 한다. ■ 정윤영
Vol.20231102c | 선명하지 않아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