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초능력이 있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에게 이미 초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계셨는지? 지금, 이 전시 공간을 채우고 있는 생소한 소리는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듣던 것들입니다. 김태연 작가는 평소에는 의식하지 않고 지나쳤던 소리를 찾아내 전면에 드러내는 작업을 합니다. 작가는 사물이 본래의 쓰임대로 사용되지 않을 때 어떤 소리와 모습이 되는지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그는 소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의 초인적인 청각 능력(클레어오디언스)을 실험적인 방법으로 경험하도록 합니다. 이곳은 전시장인 동시에 거대한 달팽이관이며 전자 음악의 회로도인 것입니다. 이제 이곳을 편하게 돌아다니며, 자신의 숨겨진 능력과 대면해 보시길 바랍니다. ● 자유는 어디에 있을까? 지구상에서 소리만큼 자유로운 것이 있었을까? 소리는 '나'를 움직이고 상상하게 만든다. '나'의 자유로운 소리는 알 수 없는 소리들이었다.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지는 소리. 바닥, 벽, 책상을 타고 올라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새로운 상상의 통로를 만들 수 있는 시작점이었다. 작업은 단순한 듣기로부터 시작되어 가지를 친다. 익숙한 소리를 증폭시켜 기록하고 소리의 부분을 재조립하여 이질적인 소리를 만들어 내거나 자유롭게 녹음된 소리들을 편집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기도 한다. 알 수 없는 소리들을 만들어 듣는 행위는 마치 다른 세계로 향하는 탈출구 같은 것이었다.

김태연_블루 모스 부호(Blue Morse code)_캔버스, 클레이, 가변설치_33.5×24.5cm×8_2023

김태연_블루 모스 부호(Blue Morse code)_캔버스, 클레이, 가변설치_33.5×24.5cm×8_2023

김태연_블루 모스 부호(Blue Morse code)_캔버스, 클레이, 가변설치_33.5×24.5cm×8_2023

블루 모스 부호(Blue Morse code) ● 세상에 가득 찬 불규칙한 소리,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생각들을 작가는 자신만의 규칙으로 정리하고, 질서를 부여한다. 블루 모스 부포 (Blue Morse code)는 그것을 시각화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김태연_좌 우(Left Right)_종이, 작동장치, 가변설치_31×200cm×2_2023

좌 우(Left Right) ● 규칙과 불규칙의 융합은 작가가 창작할 때 지키고자 하는 철학이다. 다른 작품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작동하지만, 이 작품은 예측할 수 없는 타이밍에 의외의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두 개의 구조물의 반복적인 움직임, 길고 지루한 반복 작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데 쓰이고 있다.

김태연_순차_1(Sequential_1)_파워서플라이, 아두이노, 아크릴, 가변설치_93×170cm_2023

김태연_순차_1(Sequential_1)_파워서플라이, 아두이노, 아크릴, 가변설치_93×170cm_2023

김태연_순차_1(Sequential_1)_파워서플라이, 아두이노, 아크릴, 가변설치_93×170cm_2023

순차_1(Sequential_1) ● 작가는 아크릴판과 릴레이를 활용하여컨트롤 박스를 디자인하였다. 이 작품은 기술의 활용과 창의적인 예술적표현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작가의 의도에 따라 릴레이가 작동하고패턴을 형성하여 솔레노이드와 상호작용하는작품이다.

김태연_순차_2(Sequential_2)_솔레로이드, 프로파일, 파란 실, 가변설치_203×161cm_2023

김태연_순차_2(Sequential_2)_솔레로이드, 프로파일, 파란 실, 가변설치_203×161cm_2023

김태연_순차_2(Sequential_2)_솔레로이드, 프로파일, 파란 실, 가변설치_203×161cm_2023

순차_2(Sequential_2) ● 작가는 기술을 사용해 솔레로이드가 딸깍거리게 만들고, 그 소리에 규칙성을 부여하여 새로운 소리를 작곡하였다. 장치에 매달린 파란색 줄들이 그 음악에 맞춰 춤춘다.

김태연_긍정의터널(Tunnel of positivity)_지관, 파란색 테이프, 피에조, 가변설치_2023

김태연_긍정의터널(Tunnel of positivity)_지관, 파란색 테이프, 피에조, 가변설치_2023

긍정의터널(Tunnel of positivity) ● 둥글고 긴 통에 귀를 대면 사람의 말소리에 연이어기계음이 따라 울리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작가의 희망을 담은 말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단어의길이와 음의 높낮이 등에 맞춰 디지털 소리로 변환하였다. 컴퓨터에 귀가 있다면 우리의 목소리는이런 식으로 들릴지도

김태연_13살의 하늘(13-Year-Old's Sky)_책상, 의자, 진동체, 가변설치_74×60×40cm_2023

김태연_13살의 하늘(13-Year-Old's Sky)_책상, 의자, 진동체, 가변설치_74×60×40cm_2023

13살의 하늘(13-Year-Old's Sky) ● 소년 시절 교실 책상에 귀를 붙이고 엎드리면 온 학교의 크고 작은 소리들이 작은 책상 서랍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교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 귀를 통해 온몸을 부드럽게 울리는 학교 소리는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통로였다. ■ 김태연

Vol.20231022c | 김태연展 / KIMTAEYEON / 金泰淵 / sound art.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