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은 열려있다The Emptiness is open

한정식展 / HANCHUNGSHIK / 韓靜湜 / photography   2023_1021 ▶ 2023_1214 / 일,공휴일 휴관

한정식_공은 열려있다_114×114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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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식 홈페이지_www.hanchungshik.com

초대일시 / 2023_1021_토요일_02:00pm

관람시간 / 11:3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KP 갤러리 Korea Photographers Gallery 서울 용산구 소월로2나길 12 (후암동 435-1번지) B1 Tel. +82.(0)2.706.6751 www.kpgallery.co.kr @kpgalleryseoul

Korea Photographers Gallery 에서 2023년 10월 21일부터 12월 14일까지 '공(空)은 열려있다' 한정식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고인이 남긴 유작들 중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고요'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로 '고요' 작품 속에 녹아져 있는 작가의 철학적 세계와 미학적 의미를 조망한다.

한정식_공은 열려있다._114×114cm_2023

동양 철학과 한국의 정신 미학에 대한 깊은 탐구와 한국사진예술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평생의 노력을 기울인 한정식 작가는 '모든 법은 움직이지 않고 본래 고요함을 의미하는 諸法不動本來寂 (제법부동본래적)' 불교 세계관을 토대로 그가 평생을 통해 성찰해 온 '고요'의 세계를 완성하고자 하였다. ● '공(空)은 열려있다' 전시는 작가가 남긴 작업과 관련된 기록에 기반하여 준비되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KP 갤러리 이일우 대표는 한정식 작가가 남긴 유산들은 서구미학에 기반한 현대예술사진이 주류 문화로 정착된 오늘날의 한국사진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며 앞으로 소개될 작업 역시 한국사진예술의 큰 자산으로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한정식 작가의 작업세계는 최근 오픈한 그의 홈페이지(www.hanchungshik.com)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 KP 갤러리

한정식_공은 열려있다._114×114cm_2023

법성게를 다시 열심히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의 직감처럼, 내 고요가 결국은 이 법성게가 바탕이 되고 있었다. 내가 '고요'를 시작했을 때, 불교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고요'도 "고요하고 맑은"이라는 의미의 내 이름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정'(靜)이고, 우리말로 '고요'였으며 법성계의 고요였다. ● 나는 '고요'를 진행해 가면서 그 의미를 파 들어갔다. 다분히 고요함을 묘사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 '고요'에 대한 생각은 '존재'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존재의 양태'가 고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결국 모든 사물은 근본에서 고요한 것이다. 그러다 이번에 법성게를 보니 거기 내가 생각하던 고요가 있었다. 내가 생각한 '고요'가 그대로 법성게의 고요였다.

한정식_공은 열려있다._114×114cm_2023

"이렇기 때문에 무상과 무아는 일상에서 나타나는 주관과 객관, 움직임과 고요함을 부정함이 아니라, 삶의 본디 모습을 말합니다. 무아, 무상의 본디 모습에서 보면 모든 법이 움직임이 없는 본디 고요함입니다." "앞서 말한 불생불멸에서, 생과 멸이 동시이기 때문에 생상 (生相)이나 멸상 (滅相)으로 봐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움직이면서 고요하며 고요하면서 움직임이 실상의 본디 모습이기 때문에 동상(動相)과 정상(靜相)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동정이 동시이면서 움직임으로 고요함으로 나타날 뿐입니다. 동정이 전체로서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부동이라고도 적(寂)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불생불멸, 부동부정(不動不靜)이 지금 여기의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를 '본디 고요함'이라고 합니다." 정화 스님의 풀이가 이것인데, 이게 결국은 내가 추구하던 고요의 의미요, 단지 고요하다를 넘어, 존재의 근원을 말하고자 한 내 의도가 여기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난 그것을 '존재 자체가 고요하다'고 말했고, '사물이 고요해서 고요한 것이 아니라, 존재의 양태가 그대로 고요할 뿐이다'고 했었는데 그게 이 정화 스님의 말씀과 같은 것이었다. 새삼스럽게 사진이 불교요, 불교가 곧 사진이로구나 느꼈다. 특히 내가 추구하는 사진, 내가 추구해 오던 사진 미학이 결국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미소가 떠올랐다. (작가의 글 고요의 기록에서 발췌) ■ 한정식

한정식_공은 열려있다._114×114cm_2023

무상과 무아는 일상에서 나타나는 주관과 객관 움직임과 고요함을 부정함이 아니라 삶의 본디 모습을 말합니다. 무아 . 무상의 본디 모습에서 보면 모든 법이 움직임이 없는 본디 고요함입니다. ● 움직이면서 고요하며, 고요하면서 움직임이 실상의 본디 모습이기 때문에 동상(相)과 정상(靜相)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동정動靜)이 동시이면서 움직임으로 고요함으로 나뿐입니다. 동정(靜)이 전체로서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부동이라고도 적(寂)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불생불멸, 부동부정이 지금 여기의 우리 모습입니다. 이를 '본디 고요함'이라고 합니다. (정화 스님, 『법성게』에서)

한정식_공은 열려있다._70×70cm_2023

한정식(1937-2022) ● 한국 사진예술을 대표하는 한정식은 '고요'의 미학을 완성한 사진가이다. 그는 1960년대부터 한국 고유의 미와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적 사진예술'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2015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현대미술작가 5인에 선정되어 그의 평생에 걸친 작업들을 소개하는 『한정식_고요』 전시를 2017년 개최하였다. ● 한정식은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60년대 일본 니혼대에서 사진학을 전공했다. 1982년부터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한국사진예술의 기틀을 만드는데 전념하였으며 2002년 은퇴할 때까지 수많은 후학들을 가르쳤다. 1987년 '카메라루시다' 한국사진학회를 창립하였고 한국사진예술의 대표 이론서 '사진예술개론' 를 포함해 20여권의 사진이론서와 사진집을 발간함과 동시에 '나무' '발' '풍경론' '고요' 시리즈 등을 통해 한국적 예술사진을 개척하였다.

한정식_공은 열려있다._70×70cm_2023

그의 작품들은 '한국적 예술사진' 을 개척하였다는 평가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한미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2022년에는 그의 작품 세계를 높이 평가한 베를린 아트센터, 뉴욕 현대미술갤러리로 부터 초대를 받았으나 병환으로 실현되지 못하지 못하고 2022년 7월 별세하였다.

Vol.20231021b | 한정식展 / HANCHUNGSHIK / 韓靜湜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