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 Memory-episodes2023

채선미展 / CHAESEONMEE / 蔡仙美 / painting   2023_1017 ▶ 2023_1022 / 월요일 휴관

채선미_무제_종이에 아크릴채색_50×70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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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미 페이스북_www.facebook.com/seonmee.chae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수요일_0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민정 GALLERY MINJUNG 서울 종로구 삼청로 90-2(삼청동 63-12번지) Tel. +82.(0)2.723.4433 galleryminjung.com @galleryminjung_art

작업의 시작점은 막막했던 삶의 어둠, 공허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보였던 순간이다. 그 빛은 점차 밝아지며 어둠에 둘러싸여 있던 기억의 잔해물들을 비추기 시작했다. 거대한 폐허, 폐기물 덩어리들, 과거 저 멀리, 혹은 땅 속 깊이 묻어버려 다시는 돌아보지 않을 일들처럼 생각되었던 기억들이 마구 소환되고 있었다. 다시 마주 한 기억들은 이전의 기억과는 빛깔도 형태도 달랐다. 나는 새로운 에피소드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채선미_무제_종이에 아크릴채색_70×100cm_2023
채선미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10cm_2023
채선미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3cm_2023
채선미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37.9cm_2023

화면은 기억으로 남은 감정을 다양한 색과 형으로 채워간다. 어렴풋하게 무작위적인 색과 형들이 점점이 떠오르더니 조금씩 형태를 만들어가며 화면과 대화를 나눈다. 문득 혹은 불쑥, 때론 타협하고 때론 용인하며 있는 그대로의 화면을 만들어간다. 흘러내리는 색들은 '유실'의 의미를 담았다. 되풀이되는 형태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끝없는 이야기들이며 스스로 반복하고 되내이는 언어들이다. 비유로 환원된 감정의 형태들이다.

채선미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30.3cm_2023
채선미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62.2cm_2023
채선미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23

기억의 과정은 썼다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쓰기를 반복했던 고대문서 팰림프세스트와 닮아있다고 한다. 좋던 싫던 한 번 기억된 것은 좀처럼 지울 수가 없다. 살다보니 너무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에 일일이 분석하고 정리하여 기억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게 무엇이든 기억된 감정은 고스란히 남아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더 많은 좋은 감정, 좋은 기억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채선미_무제2_종이에 아크릴채색_50×70cm_2023
채선미_무제2_종이에 아크릴채색_70×100cm_2023

다채롭던 감정들은 먼 산의 능선을 그리듯 좋았다, 나빴다, 그냥 그랬다 등등으로 점차 단순화되어간다. 언젠가는 좋은 느낌으로 기억될 빛의 한 조각을 꿈꾸며. ■ 채선미

Vol.20231017c | 채선미展 / CHAESEONMEE / 蔡仙美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