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의 질감

김태성_양나영_이재균展   2023_1014 ▶ 2023_1026 / 일,공휴일 휴관

양나영_경계계단, 평면의 기울기, 잔해 이재균_Overpass, Bilboard, Airport

초대일시 / 2023_1017_화요일_06:00pm

후원 / 부산문화재단 주최 / 예술지구 P 기획 / 변재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예술지구 P ART DISTRICT P 부산 금정구 개좌로 162 2전시실 Tel. +070.4322.3113 www.artdp.org www.facebook.com/artdp

"평면의 질감 : 시간과 공간의 깊은 층위를 탐구하다" ● 60년대의 현대미술은 전후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의 영향 아래 새로운 예술적 패러다임을 창출하였다. 이 시기의 미니멀리즘, 컨셉 아트, 랜드 아트와 같은 전위적인 흐름은 '작품'의 본질과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재고찰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흔적'은 예술가의 존재와 창작 과정의 깊은 의미를 담게 되었다. 작품은 단순한 물질적 가치나 상품 가치가 아닌, 예술가의 삶과 경험, 그리고 그로 인한 사유의 결과물로서의 '흔적'으로 간주되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질감'은 어떻게 예술가의 내면과 그의 작품에 깊이 있는 의미를 부여하는가? 이는 예술가 스스로의 삶과 그의 사유, 그리고 세계와의 상호작용이라는 실존주의적 탐구를 통해 이루어진다. '질감'은 여기에서 표면적인 물성을 넘어, 예술가의 삶과 정신세계,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상과의 상호 교감과 반응이 집약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작품들은 단순히 관람객에게 시각적 쾌락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내면 세계와 그의 실존적 탐구, 그리고 그에 대한 응답을 탐색하는 실험적 공간으로 재해석되었다.

김태성_동시대 이미지 마주하기, 회화쌓기
김태성_회화 쌓기_회화 78점, 반사광, 조명기구_가변설치_2023
양나영_평면의 기울기, 경계계단
양나영_잔해_몰탈 부스러기_가변설치_2023
양나영_경계계단 / 이재균_Overpass
양나영_잔해, 경계계단 / 이재균_Airport

김태성의 '회화 쌓기'에서 현대 도시의 풍경과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삶의 흔적은, 종종 무의식적인 편견과 이미 정해진 인식에 의해 덮여있다. 도시와 그곳의 삶, 그리고 소비문화의 대표적인 지표로 작용하는 숫자와 가격표 아래에는 무수한 '평면의 질감'이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된다. 이런 텍스처는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때론 우리를 도발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양나영이 설명하는 표현은 낭만적이다. 계단이나 시멘트와 같은 평범한 사물들을 통해 도시의 풍경과 공동체 속 인간의 삶의 흔적을 탐색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다. "우둔하고 굼뜬 존재"들의 흔적은 도시의 발전과 성장 속에서 뒤쳐진 이들의 삶과 이야기를 잘 나타낸다. 이재균의 다큐멘터리적 풍경은 이미지를 관찰할 때 발생하는 기억과 인지 행위를 접목한다. 벤야민이 지적한 것처럼 기술 복제의 발전은 예술작품의 '아우라'를 손상시키며 그 유일무이한 존재감과 시간, 공간에 종속된 특성을 약화시킨다. 공항의 님비 파동,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상수도원 오염, 운용이 되지 않아 해충이 잦은 댐, 자원 채취를 위해 유물을 강제 이장시킨 채석장, 인도 오염을 피해 숲 한가운데 설치한 환기구, 들판 위의 빌보드 등이 각각의 공간에서 '아우라'를 상실한 풍경으로서, 그만의 독특하고도 고요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양나영_경계계단_아이소핑크, 몰탈에 채색_41×104×72cm_2023
양나영_평면의 기울기, 경계계단, 잔해
양나영_경계계단_아이소핑크, 몰탈에 채색_46×77×112cm_2022
양나영_평면의 기울기 / 이재균_Airport

이 전시는 회화, 사진, 설치의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평면 미술의 특수성과 깊이를 드러낸다. 또한 '질감'이라는 주제 아래, 흔적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문득 지금의 의식을 촉발하듯, 예술가의 존재와 창작 과정의 밀접한 연결성을 조명한다. 이 동시대 청년들의 작품 사이에서는, 현대 사회의 변화와 그것이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 각자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 등 다양한 주제가 교차한다. 평면의 각 텍스처는 도시와 자연의 진화와 거기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담고 있다. 이 전시를 통해 방문자들은 평면 미술의 다양한 질감 속에 담긴 깊고도 넓은 시간과 공간의 층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위치를 되돌아보게 되며, 이로써 미술이 주는 시각적, 감정적 깊이를 새롭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 변재규

Vol.20231015e | 평면의 질감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