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3_1011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 (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일상풍경 ● 일상적 풍경을 마주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리 많이 탐닉 되지 않은 식물들을 우연히 바라본다. 이러한 식물들은 작은 생명의 움직임이 살아있는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오고, 그들의 모습에 나를 투영하여 화면 속에서 서로의 존재가치를 어루만진다. 우연히 마주한 여러 식물들은 말 없이 스스로를 일으키며 자신만의 몸짓, 움직임을 보여준다.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작은 싹을 밀어 올려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의해, 쏟아지는 빗물에 의해 또는 강렬한 태양 빛에 의해 때로는 거세게 때로는 미세하게 스스로를 일으키며 존재한다.
낱개의 감정 그리고 잔상 ● 실처럼 이어진 시간들과 낱개의 감정들을 하나씩 겹으로 만들어 화면 위에 올려 놓는다. 그리고 화면 속의 생명의 이미지들은 여러 겹침으로 고정되지 않은 잔상들로 드러난다. 흐르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작은 움직임, 이미지들을 드러내는 과정은 마치 생명의 숨결을 어루만지는 긴 여정이기도 하다.
시간 그리고 반복 ● 유한한 생명은 스스로가 거부할 수 없는 생성과 소멸을 맞이한다. 하지만 시간 차가 있을 뿐 또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생명의 본질은, 화면에 드러나는 스쳐 지나가는 무수한 반복적인 붓질로 드러나고 사라지고 다시 드러나는 과정의 레이어로 쌓인다. 반복적 붓질의 행위는 이어지는 시간성을 담아내는 표현의 과정으로 생명의 존재를 일시적 멈춤의 순간이 아닌 이어지는 시간의 현상을 기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관계찾기 그리고 우연성 ● 화면에서 표현방식은 대상과 배경과의 관계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절제된 무채색을 통해 대상의 형상을 드러내는 과정이 아니라, 무수한 붓질로 배경과의 스침과 번짐을 통해 드러내고 지우고 또한 다시 드러내는 관계찾기이다. 이는 대상(식물)이 주변환경과의 끊임없는 조우 관계성에서 자신의 생명의 존재적 가치를 찾아가듯이, 멈춰 있는 순간을 화면에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시간성을 담아내는 행위적 시도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자연의 또 다른 풍경을 만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규정할 수 없는 그 무언가의 본질은 내 행위의 과정에서 우연성을 맞이한다. ● "차연은 모습을 감추고 사라지면서, 바로 그렇게 감춰지고 사라지는 것으로서 모습을 드러내고 나타난다." (자크 데리다 Jacques Derrida) ■ 윤희경
Vol.20231011a | 윤희경展 / YOONHEEKYUNG / 尹曦卿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