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꽃 2ème Flowers of time 2

김정아展 / KIMJEONGA / 金貞娥 / painting   2023_1005 ▶ 2023_1022

김정아_도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130.3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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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빛의 라운지 Lounge de Coloris (GRAND WALKERHILL)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177 빛의 시어터 in 워커힐호텔 B1 Tel. +070.4764.0104 www.ldcs.co.kr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옷을 입혀주는 게 그림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양도 색깔도 없는 생명이 드러나게끔 이름과 형상을 만들어 주는 것, 나는 미술이 그런 역할을 지향하길 바란다. ●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살아있는 생명력이다. 늘 움직이고 변화하며 진화하는, 살아내고자 애쓰는 그 모습에 난 숭고한 아름다움과 진한 감동을 느낀다. 희로애락의 모든 감각과 감정, 내면세계의 깊은 울림을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난 한 작품의 밀도 있는 완성을 여러 색과 선의 중첩을 통해 이루고자 한다.

김정아_시간의 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130.3cm_2023
김정아_천지의 경계에서 꽃이 열리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23
김정아_천지의 경계에서 꽃이 열리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72.7cm_2023

시간은 감정으로 온다. 시간의 중첩은 감정, 감성, 감각의 중첩이다. 나의 작품이 피상적으로 드러내는 형태의 구분은 다양해 보일 수 있지만, 나의 작업 과정은 몇 가지 질감과 패턴의 반복적인 중첩이다. 중첩의 시간 어디에서 멈추느냐에 따라 평온이 되고, 꽃이 되고, 결이 되고, 빛이 되고, 길이 된다. ● 다채로운 색의 중첩을 거친 후 단색으로 덮어버리면 평온 시리즈가 된다. 왜 힘들게 그린 후 지우는가? 삶은 만들고 지우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성숙하고 발전해 나간다. 남기려고 할 때 집착이 일어나고, 욕망에 다다르지 못할 때 실망과 후회가 따른다. 색이 주는 에너지를 맘껏 뿜어내고, 꽃이 활짝 피었다 지듯이 모노톤으로 지워나갈 때의 시원함과 평온함이란! 버리고 지울 때 어렴풋이 드러나는 색채와 형상, 중첩(superposition)된 시간들... 나는 그 아름다움의 한시성과 흔적의 항구성을 사랑한다.

김정아_천지의 경계에서 꽃이 열리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7×90.9cm_2023
김정아_천지의 경계에서 꽃이 열리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7×90.9cm_2023
김정아_천지의 경계에서 꽃이 열리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7×90.9cm_2023

길을 걷다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진정한 힘은 집착과 열망보다는 기다림이다. 하나의 작품은 생명처럼, 인생처럼, 숙성의 과정을 거치고 인내와 기다림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어느 날 갑자기 별처럼 반짝 완성되는 게 아니다. 숙고(délibération)의 방황과 집중의 시간이 무르익어 꽃을 피울 때, 진정한 소통과 기쁨이 찾아온다고 느낀다. ● 2023년 아름다운 시월에 시간의 꽃 두 번째 시리즈 전시를 하며 모든 분들게 희망과 행복을 드리고 싶다. 상처는 잘 익으면 꽃향기가 난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가슴 속 상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잘 숙성되어 꽃을 피우는 결실의 가을이 되길 소망한다. ■ 김정아

Vol.20231005g | 김정아展 / KIMJEONGA / 金貞娥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