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껍질: 비어가는 바다의 집

정예랑展 / JUNGYERANG / 丁禮朗 / mixed media   2023_0926 ▶ 2023_1027 / 월요일 휴관

정예랑_Scoop of Island_혼합재료, 한지_102×110×45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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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월~토요일_11:00am~06:00pm 일요일_01:00pm~05: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나바 경기도 광명시 일직로 43 GIDC빌딩 A동 404호 Tel. +82.(0)2.6914.5655

산호는 지구 바다의 0.1%를 차지하지만 바다 물고기 전체의 25%가 산호 주변에 서식한다. 산호는 자생하며 공생한다. 산호의 공생 조류로 알려진 주산텔라는 빛의 광합성으로 산소를 만들고 영양분을 공급한다. 또한 주산텔라는 산호의 색에 원천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해양 생물들이 산호 주변에 모여들고 산호는 더 많은 생명의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이렇듯 바다의 꽃과 나무로 불리는 산호는 푸른 행성 지구를 위한 생명의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다. 산호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온 상승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산호는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로인해 주산텔라도 서서히 산호를 떠나간다. 산호는 그렇게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해가며 점점 죽은 돌조각으로 변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화 현상(Coral Bleach)은 산호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환경이 좋아진다면 주산텔라와 같은 공생 조류들이 돌아와 산호의 회복을 소망할 수 있다.

정예랑_Scoop of Island_혼합재료, 한지_102×110×45cm_2018
정예랑_Scoop of Island_혼합재료, 한지_102×110×45cm_2018
정예랑_백화, Light the Coral (환초)_혼합재료_69.5×68.5×14.2cm_2021
정예랑_백화, White Coral Atoll (환초)_혼합재료_62.3×58.5×30cm_2023
정예랑_백화, White Coral Plate (환초)_혼합재료_79.0×74.5×14.3cm_2023

정예랑 개인전 『바다 껍질: 비어가는 바다의 집』展은 산호와 바다가 점차 빈 공간으로 변해가는 현상, 즉 지구 환경파괴 현장의 경고를 목격한 작가가 그에 대한 고민과 회복의 염원을 회화와 입체로 이야기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객은 커다란 바다에 들어서게 되고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산호들을 만나게 된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무력해지는 순간, 그 상황의 위기에서 순응과 적응을 선택한 붉은 산호의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생명이 떠난 하얀 산호 껍질이 그림자로 기억의 흔적을 나타낸다. 작가는 꾸덕꾸덕한 닥종이 죽을 수없이 두들겨 또 하나의 질감을 빚고, 닥 섬유들이 퇴적되도록 겹겹이 두들긴다. 닥 섬유의 모습들은 마치 생명들이 떠나고, 부서지고, 무너져 뒤엉킨 산호의 살아있었던 잔상처럼 재현된다. 하나의 산호가 연결되고 이어지면서 그 수가 늘어난다. 작가는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만들어 나간다.

정예랑_붉은 산호, Bowing with Coral_혼합재료_2020
정예랑_붉은 산호, Bowing Coral Reef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53cm_2020
정예랑_붉은 산호, Bowing Coral Reef_캔버스에 혼합재료_116.8×91cm×5_2021
정예랑_퇴적된 산호 2, Layers of Reef_캔버스에 혼합재료_83.5×59.5cm_2023

이러한 작가의 행위는 무너져가는 바다 생태계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이다. 그 희망의 메시지를 작업 안에 띄운다. 떠나간 주산텔라를 그리워하는 산호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 넣는다. 작가는 바다에서 벌어지는 삶과 죽음 그리고 황폐해져가는 자연의 모습을 본 목격자이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이 작가 자신의 존재 이유이며 자신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인간과 산호의 생명은 연결되어 있고, 그들의 파멸이 곧 인간의 파멸을 경고하고 예정하는 것이라 말한다. 함께 산호와 공생하고 또한자생하길 소망하면서 인간으로 인해 황폐해져 가는 바다의 이야기를 전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작가로서의 역할이고, 책임이라 생각한다. 마치 스피노자의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처럼 … ■ 정예랑

Vol.20230926a | 정예랑展 / JUNGYERANG / 丁禮朗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