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생활:H군에게

藝術的 生活:H君에게展   2023_0914 ▶ 2023_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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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은형_김효영_꿉끼_박고은 박소희_신제현_이정형_황동욱

기획 / 김보현 디자인 / 아페퍼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시각예술창작산실 우수전시지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TINC(This is not a church) 서울 성북구 삼선동4가 37 (구)명성교회 @this_is_not_a_church

이 전시는 2000년대 대안공간의 실험적 시도와 실천의 에너지를 '공간'이라는 필터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시인이자 예술평론가였던 김억은 이 전시와 동명의 글(1915)에서 "인생의 최고 목적은 예술적이 되는 그곳에 있다"고 썼습니다. 이 전시는 그에 대한 답으로, 주택, 사무공간, 우체국, 다방 등으로 쓰였던 공간을 오직 예술적 활동을 위한 장소로 전환하였던 대안공간을 대상으로 삼아 건축적, 경험적 차원에서 재해석하고 동시대를 묘사합니다. ■  

예술적 생활:H군에게展_TINC(This is not a church)_2023

애석하게도 이번 전시 역시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대안공간이다. 대안공간이란 용어는 통상적으로 화이트큐브가 아닌 전시 공간의 개념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예술을 실험하고 유통하는 통로의 기능을 가진다고 여겨지는데 최근에는 헤테로토피아적 가능성의 공간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낡은 지도가 될 예정이다. 1990년대부터 불기 시작했던 대안공간의 실험적 시도는 어떤 실천의 광풍을 일으키기도 했고 연대의 또 다른 이름이 되기도 했다. 2023년 지금에 이르러서는 역사화된 과거의 영광쯤으로 기억되기도 하고, 권력의 또 다른 이름으로서 과대 대표성을 띤 간판들의 카테고리가 되어버린 지점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졌던 유의미한 실천과 약속들은 20여 년 동안 수많은 예술가와 시민들에게 퍼져나갔고 덕분에 우리는 '수많은 공간' 속에서 다양한 맥락을 가진 예술 작품과 삶의 실천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대안공간이 가지는 힘을 '공간'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본 전시는 '공간'이라는 좁은 구멍에서 시작하여 장소성, 나아가 예술의 의미를 되묻는 다소 황량하리만치 커다란 출구로 나서는 전시임이 분명하다.

예술적 생활:H군에게展_TINC(This is not a church)_2023

1915년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김억은 자신의 예술론 『예술적 생활:H군에게』 글에서 "인생 최고의 목적이 예술적이 되는 그곳"에 있다고 말하였다. 주택을, 사무공간을, 이제는 용도를 다해버린 우체국과 다방을 오직 예술적 활동을 위하여 수선하고 덧입혔던 모든 이들에게 "인생 최고의 목적"을 비추어 물어본다. 예술이 우리에게 주었던 경험은 무엇이고, 그것은 어떤 시간을 어떻게 열어젖혔는가. 한 철학자는 최초의 생각이란 소름이라 하였다. 전시장에서 어느 날 느꼈던 소름의 순간들이 모여 '공간'들의 지도가 완성될 수 있었으리라. 그리고 그 공간들에 대한 또 다른 생각들이 쌓여 "장소성" 같은 개념들이 불쑥 등장할지도 모른다. 공간을 둘러싼 다양한 생각들을 어떠한 포장지도 없이 그대로 드러내는 불찰에도 여전히 이 낯선 공간의 전시들을 사랑하고 발걸음하여 기어코 상념을 이어가는 모든 이에게 인사를 부친다. 부디 여의(如意)하시길 바란다. ■ 김보현

Vol.20230914g | 예술적 생활:H군에게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