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과 함께 하는 공원산책

Park walking with sculptures

정치구展 / JEONGCHIGU / 鄭治九 / sculpture.installation   2023_0909 ▶ 2023_1225

정치구_색구_레진, 락카 페인트_43×20×25cm(±5cm)_202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40815h | 정치구展으로 갑니다.

정치구 유튜브_www.youtube.com/@M-castle-artis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성남시_성남문화재단 본 전시는 2023 성남문화예술인 종합지원사업 「예술인 창작활동 지원」에 선정되어 지원받았습니다.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성남 제1공단 근린공원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희망로 475 (신흥동 2460-5번지)

서궁 갤러리카페 Seogung Gallery Cafe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35-20 (신문로2가 25번지) 스몰가든 @seogung_gallerycafe

넓은 공간 안에서 우리는 조각의 힘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대자연 앞에서 조각은 너무나도 미비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도심지 안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화이트 큐브 안에서의 조각은 화려하고 단호하지만 밖으로 나오면 쓸쓸한 왕따 같다. 사람들은 높은 빌딩들 사이, 넓은 사무실, 도시를 품은 XR 안에 있어도 답답하다. 도시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연에 이끌린다. 과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들은 더욱 오감을 충족시켜줄 자연에 다가서는 듯 하다.

정치구_색구_레진, 락카 페인트_43×20×25cm(±5cm)_2023

조각과 함께 하는 공원산책. 공원은 많은 시민들이 휴식과 여가를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다. 도시 안 빌딩 사이의 초록의 공원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거부감이 없다.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은 휴식을 위해 방문하고, 주말이면 가족들이 아이와 함께 드나든다. 부지런한 러너들은 아침, 저녁으로 뛰어오기도 하고, 커플들은 손에 커피 한 잔씩을 들고 담소를 나누러 걸어 온다. 본인 역시도 공원을 즐겨 찾는 편이고 성남 제1공단 근린공원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공원은 즐거운 놀이동산과도 같다. 익숙한 공간에서의 전시는 기대감을 갖고 전망하게 된다. 어쩌면 전시가 없어도 공원 자체가 거대전시장이기에 굳이 전시회는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정치구_색구_레진, 락카 페인트_43×20×25cm(±5cm)_2023

건물 앞의 조형물, 가게 매달린 연출물, 여느 사거리, 로데오거리에 가면 있는 조각들.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거대화를 멈추지 않는다. 그들을 위한 공모도 멈추지 않는다. 사실 당연하다. 겉모습만큼 자신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강제력을 지닌 광고형 전시는 우리들에게 오염으로 보인다. 갤러리 안에서는 소품으로 보여지는 작품들도 밖에만 나오면 드래곤볼의 호이호이캡슐 마냥 거대해진다. 물론 작업실에서 커보여도 자연으로 나오는 순간 존재감은 미비해진다.

정치구_색구_레진, 락카 페인트_43×20×25cm(±5cm)_2023

반발심리였을까. 작은 것들이 야외에서 돋보일 수는 없을까 생각해봤다. 고민해봤다. 작지만 많은 수로 공간을 차지하고 돋보일 수 있을까. 예전에 피카츄 인형옷을 입은 사람들 100명이 건물 안을 배회하며 이벤트를 하는 것을 봤다. 캐릭터는 귀엽고 인형탈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들은 작은 키인 분들로만 섭외했다. 귀여울 수 밖에 없었다. 키네틱아트인가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퍼포먼스였다. 그렇다고 지금 내 작품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적인 자세의 조각을 어떻게 눈부신 존재감을 가진 작품으로 보여줄까.

정치구_색구_레진, 락카 페인트_43×20×25cm(±5cm)_2023

결국 작품은 화이트박스를 빠져 나오면 안되는 것일까. 그 안이 편하고 이쁠 수 있겠지만 심심하긴 하다. 그리고 난 직접 관람객들에게 찾아가고 싶다. 그럴려고 공원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100여점이라는 내 애기군대와도 같은 작품들과 치열하게 맞서야겠다.

정치구_색구_레진, 락카 페인트_43×20×25cm(±5cm)_2023

작품의 목적보다는 전시의 목적이 확실히 있었다. 성남시민들이 공원을 방문했을 때, 작품을 통해 미소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밝은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 작품이 전시기간이 끝나 사라져도 그 감정은 향기처럼 남아있기를 바랬다. 그래서 작품들에는 슬프거나 화나거나 우는 표정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공간이 주는 느낌과 작품이 주는 기분을 동일시 하고 싶었다.

정치구_색구_레진, 락카 페인트_43×20×25cm(±5cm)_2023

공원에는 광장을 중심으로 100여점의 조각들이 잔디밭에 설치됐다. 관내의 공원이기에 시민들의 이동에 불편함과 위험이 없어야 했다. 원래 설치하고 싶었던 자리의 조건은 대부분 철회되었지만 그래도 전시가 진행됨에 감사했다. 작품들은 누구나 만질 수 있었고 옮길 수도 있었다. 개방된 공간인 점을 감안해서 파손 및 분실을 각오했다. 전시 중 작품이 옮겨지거나 포즈가 달라진 점을 확인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관람객들이 해줘서 고마웠을 뿐이다.

작품과 전시는 공간과 사람이 있어야 그 빛을 잃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리서치나 아카이빙을 위한 작업들도 있지만 그 또한 결국에는 사람들과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화이트큐브를 찾는 것에 사람들은 익숙치 않고 그 안에 들어와도 관람을 몇 분 넘기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찾아가듯 작가가 먼저 다가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그런 시도들은 도처에서 발견되고 진행되고 있다. 나 또한 이름 없이 지나쳐갔을 수도 있는 하나의 컨텐츠 같겠지만 그래도 이러한 시도들이 하나씩 쌓여 큰 탑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기 쉽고 편하게 다가올 수 있기를 바란다. ■ 정치구

Vol.20230909i | 정치구展 / JEONGCHIGU / 鄭治九 / sculpture.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