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으로부터

홍익종展 / HONGIKJONG / 洪益綜 / printing   2023_0905 ▶ 2023_1104 / 일,월요일 휴관

홍익종_Whale tree_목판화_80×152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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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후원 / 부산시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KIMS ART FIELD MUSEUM 부산 금정구 죽전1길 29(금성동 285번지) Tel. +82.(0)51.517.6800 blog.naver.com/kafmuseum @kaf_museum

홍익종 작가는 19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소나무에만 천착해 온 중진작가이다. 80년대 후반 당시 작가가 만난 소나무는 전통이라는 문제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역사와 현실적 삶을 상징하는 하나의 기표였다.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오랫동안 전통회화에 등장했던 소재였으며, 장수(長壽), 기개(氣槪), 성실(誠實), 지조(志操), 생명(生命), 순결(純潔)을 상징하는 나무다. 사시사철 변하지 않는 푸름을 간직하고 있는 소나무는 그의 작품 속에서 강인함과 올곧음으로 대변되는 우리 민족성을 표현하는 소재로 사용되었다.

홍익종_동해바다소나무_목판화_62.5×116.5cm_2023
홍익종_푸름으로부터展_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3
홍익종_상주불멸목 常主不滅木_목판화_50×110cm_2023
홍익종_푸름으로부터展_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3

홍익종은 자신의 작업을 특이하게 '움직이는 소나무'라고 명명한 적이 있다. 홍익종의 작업에는 근접 촬영한 듯 가까이서 바라본 소나무를 형상화하거나 때로는 무심한 듯 멀리서 바라본 소나무가 등장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목판화는 굵고 간결한 표현에 적합한 기법이지만 작가는 목판의 결을 살리면서도 매우 섬세한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채색판화지만 녹색과 흑색 계열로 매우 절제된 색으로 표현된 그의 작품은 녹색이 주는 안정감과 희망적, 긍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며 치유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가 처음 바라봤던 소나무와 현재 대면하고 있는 소나무는 다른 지점이 있으며, 시대의 변화를 섬세하게 읽어내며 움직이고 있다. 그것은 표현의 변화도 있지만 이를 직면하는 작가의 태도 변화도 분명 내재하고 있다. 작가가 그토록 오랜 세월을 하나의 소재에 천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매번 다르게 다가오는 대상이 가지고 있는 가변성 때문이자 세상의 변화에 기인한다. 그가 작업 초기에 만났던 소나무가 강인하고 올곧은 우리의 정서를 표현하는 소재로 활용되었다면, 최근 작가가 보여주는 소나무는 더 나아가 생명력을 가진 자연의 원동력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익종_치유청송 治癒靑松 1_목판화_140×65cm_2012
홍익종_번(番)을서는소나무_목판화_64×117cm_2013
홍익종_푸름으로부터展_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3

홍익종은 관념 속에서 존재하는 소나무가 아니라 전국을 다니며 현재 실존하는 소나무들을 목판에 새겨왔다. 하지만 이러한 장소 특정한 소나무들을 형상화하면서도 작가는 단지 그 소나무들의 실재감과 미적인 이미지만을 강조하지 않으며, 소나무에 내재되어 있는 상징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예술은 자연의 외적인 것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조형 예술적인 수단으로 자연의 내적 가치를 다시 부여하는 것󰡓이다. (홍익종 작가 작업일지 중에서) 이렇듯 작품은 작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기에 그는 겸허한 자세로 애정을 갖고 자연을 바라보며 단순히 자연에 대한 감흥을 표출하기보다는 경외하는 마음을 모아 자연을 재창조하여 형상들을 표출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홍익종의 작업은 소나무를 향한 미적 감상에 그치지 않고 그 너머를 사유하게 만든다.

『푸름으로부터』는 사계절 푸름과 강한 생명력을 가진 소나무와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판화가 홍익종은 푸르름을 간직한 소나무의 자태에서 올곧고 강인한 생명력과 삶의 의지, 주위 환경에 대한 극복의 의지 등을 보았으며 그것을 통해 자화상을 그려보기도 하고, 비판적 시각과 희망의 메시지를 형상화하여 전하고 있다. 조형적 아름다움과 푸르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소나무에 삶의 의미와 이야기를 담은 홍익종 작가의 작품을 통해 끝없는 모험의 연속일지도 모를 우리의 삶이지만, 우리 앞에 펼쳐질 무한한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전하며 계속해서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적, 긍정적 에너지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김예림

Vol.20230907h | 홍익종展 / HONGIKJONG / 洪益綜 / printing

2025/01/01-03/30